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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한국에 온 RISD 총장, 존 마에다
"과학자의 수렴적 사고와 예술가의 확산적 사고를 결합해야 합니다"

존 마에다(John Maeda)는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 총장직을 3년째 맡으면서 획기적인 디자인 교육 혁명을 일으킨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작가 혹은 아티스트 양성에 집중되어 있었던 기존의 교육 방침에 비해 존 마에다는 실제 산업 현장과 연계해 돈도 벌며 작업할 수 있는 아트프레뉴어(artrepreneur)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기존의 산학 협동보다 더욱 긴밀하게 기업과 협력하는 개념의 이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학교라는 ‘보호 장비’ 없이 오로지 디자이너의 신분으로 기업과 함께 일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중에는 실제 상품화되는 단계까지 가는 프로젝트도 있으니 학생으로서는 더없이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거기다 수익은 학생의 몫으로 돌아오니 금상첨화.

이렇듯 ‘실전’과 ‘유연한 해답’을 강조하는 RISD의 방침은 말하자면 P2P(peer to peer)를 지향하는 정신이라고 말했다. “교수가 모든 정답을 알고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학생들끼리 서로 배우는, 상호 교류하는 환경 자체야말로 진정한 스승이란 전제 아래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 RISD의 연구 분위기입니다.” RISD는 한국에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학교로 다수의 한국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존 마에다 총장이 느낀 한국 유학생의 모습은 어떨까? “많은 한국 학생이 언어 소통 문제를 두려워하는데, 사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영어가 서툴면 몸짓이나 스케치로 충분히 의사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티브를 연습할 수 있는 대화 방식 아닐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언급한다. “대부분 한국 학생들은 첫 학기엔 전적으로 담당 교수만 바라봅니다. 마치 자신을 디자인 지식으로 채워야 하는 ‘빈 용기’로 생각하거나, 혹은 교수와 학생과의 관계가 장인과 도제의 관계와 같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요. 그러나 그런 학생들도 곧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RISD의 방식’에 빠르게 적응합니다.”

존 마에다 총장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그리고 수학(mathematics)을 뜻하는 STEM에 더해 예술(arts)까지 포함한 STEAM으로 국가가 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하필이면 예술일까? “흔히 과학자, 공학자, 수학자는 여러 객관적 사실을 관찰해 하나의 원리로 추상화하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합니다. 그에 비해 음악가, 디자이너, 예술가는 작은 것에서 시작해 자유롭게 다양한 분야로 발상을 넓혀가는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하지요. 수렴적 사고는 좌뇌적이고 확산적 사고는 우뇌적입니다. 이 두 가지 사고방식은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공존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가능성과 애매모호한 상태가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는 세계는 지금까지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전유물이었지만, 양자 역학의 사례에서 보듯 앞으로는 과학자, 수학자, 심지어 경영학자도 이러한 애매모호한 세계에 발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게 존 마에다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 “10년 전에 비해 한국이라는 나라는 월등히 발전했습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는 이제 거의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브랜드로 성장했지요. 게다가 RISD에도 많은 한국 유학생이 와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욱 반가운 생각이 듭니다.(웃음) 그렇지만 앞으로의 10년이 지금까지의 10년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한국은 고유문화를 살려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일본은 미니멀하고 절제되고, 완벽을 추구하는 색깔이 있습니다. 반면에 한국은 좀 더 직접적이고 경쾌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만 보더라도 그렇지요. 저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김치의 다양성에 놀라곤 합니다. 담백하고 깨끗한 것이 일식의 특징이라면,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한국 음식은 한국만이 갖고 있는 풍부한 고유문화를 암시해주는 것 아닐까요? 저는 한국이 바로 이런 측면을 살려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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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박경식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1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