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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영국 포피플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이주희
1974년생. 홍익대학교 목조형 가구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에서 디자인 프로덕트를 공부했다. 졸업 후 런던에 오피스를 둔 삼성디자인 유럽 지사에서 가전, 모바일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개인적으로 가구와 라이팅 디자인을 병행해 200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선보였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차세대 디자이너 1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forpeople.co.uk



포피플은 런던을 기반으로 설립된 100여 명 규모의 디자인 전문 회사다. 이주희는 이곳에서 허먼 밀러와 야마하, 보쉬의 스몰 홈 어플라이언스 등 6개의 클라이언트를 담당하는 팀의 어소시에이트 디렉터(Associate Director, AD)다. 포피플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래 어소시에이트 디렉터가 있고 UI/UX 디자이너, 리서처, 필름메이커, 카피라이터, 패션 디자이너, 컬러 머테리얼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디자인을 보는 다양한 관점과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는 포피플을 대표하면서 대외적으로는 클라이언트와 협업하고 팀 내에서는 모든 디자인 프로세스를 리드한다. 포피플의 클라이언트는 영국항공, 코카콜라, IHG(호텔 체인 그룹) 등 평균 10년에 달하는 오랜 인연을 이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포피플은 ‘유명 브랜드와 디자인 프로젝트를 했다’는 식의 홍보와 마케팅을 하지 않고 디자인 어워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으로 만든 결과물이 디자인 회사 혹은 특정 디자이너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주희는 “그래서 포피플을 두고 ‘런던에서 가장 큰 디자인 에이전시지만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회사’라고도 하지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피플 홈페이지를 보면 이들이 일하는(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짧은 영상과 연락처가 전부다.

이주희가 맡은 어소시에이트 디렉터의 의무에는 전반적인 회사 문화나 향후 어떤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할지에 대한 고민도 포함된다. 이주희가 맡은 허먼 밀러는 의뢰가 들어온 게 아니라 가구 디자인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어서 허먼 밀러를 찾아가 시작한 케이스다. 포피플은 일주일에 몇 차례씩 허먼 밀러 관계자를 만나 회사와 생산 부품 공장까지 함께 방문하고, 엔지니어, 마케터를 찾아가 많은 대화를 나눴다. 허먼 밀러는 ‘처음으로 사람을 듣는 디자인을 만났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유럽의 가구 디자인은 스타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많고 그들의 스타일대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포피플은 허먼 밀러다운 의자가 나오기를 원했다. 이에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일하는 방식 등을 면밀하게 관찰했다. 공장 방문을 통해 ‘킨 체어 그룹’ 의자의 생산 라인을 최적화하는 방식도 구상했다. 의자 아랫부분부터 마치 탑을 쌓는 형식의 단순한 조립 방식은 디자인이나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이었다. 클라이언트가 ‘굳이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 만큼 지속적이고 꾸준한 연구와 커뮤니케이션을 거치는 것이 포피플의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구, 공간, 가전 등 다양한 디자인 영역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유학을 떠날 때만 해도 유럽에서 가구 디자인을 하고자 했던 그의 디자인 영역은 RCA 졸업 후 입사한 삼성디자인 유럽 지사에서 일하면서 더욱 넓어졌다. “전자 기기는 껍데기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해가 짧았어요.

하지만 전자 제품 하나를 디자인하려면 마케팅, 기술, 엔지니어링 등 모든 분야를 알아야 했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모바일, 카메라, 가전까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하면서 그는 시장을 읽고 소비자를 이해하는 법, 프레젠테이션하는 법, 다른 분야 전문가와 협업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제가 가구 디자인만 고집했다면 디자인을 이해하는 방식이 지금보다 훨씬 좁았을 거예요.” 디자이너에겐 어떤 분야든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클라이언트는 비즈니스에 문제가 있어서 찾아와요. 우리는 그 솔루션을 클라이언트에게 제시해야 하고요. 디자인을 하나의 툴로 사용하는 거죠.” 포피플에서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5~6개월에 걸쳐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임하는 특별한 형식이나 기준은 없다. 모든 클라이언트가 당면한 문제는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철학은 디자이너처럼 생각하지 않고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 디자인에서 센스나 번뜩이는 영감,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는 없다고 말하는 그는 끊임없는 대화와 관찰을 통해 문제를 찾고 해결점을 찾아주는 사람이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이쯤 되면 디자이너가 일종의 휴먼 리소스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래서 모든 디자이너가 좋은 위치에 있는 거죠. 디자인은 전략이나 마케팅 전문가, 엔지니어와도 얘기할 수 있는 영역이니까요. 디자이너는 예리한 관찰력과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에요. 디자이너 출신 CEO가 많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그는 한국 디자이너에게 가능성은 더욱 열려 있다고 말했다. “18년 정도 해외에 살고 있는데 최근 유럽의 디자인 페어에서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많이 봐요.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국 공통의 언어잖아요. 인터넷을 통해 디자인 소스는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디자인 관련 어워드도 많으니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국 브랜드나 스타트업, 젊은 디자이너들과 일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허먼 밀러의 미팅 체어 ‘킨 체어 그룹.’



허먼 밀러 킨 체어 그룹(Keyn Chiar Group) 허먼 밀러의 새로운 미팅 체어. 포피플과 5년간의 협업한 끝에 완성했다. 4개의 주요 부품을 모듈 형태로 조합해 총 25만 개의 의자 옵션이 가능하다. 3개의 다른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과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반응형 움직임이 주특징이다. 3종류의 패드는 랜드로버, 애스턴 마틴 의자와 영국항공 일등석 협업에도 적용된 시팅 트림(seating trim) 기술을 적용했다.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일하는 포피플의 강점을 잘 살린 사례다.


야마하 레브스타(Revstar) 야마하와 3년간의 디자인 개발을 거쳐 2016년 초에 출시한 전기 기타 시리즈. 이미 기타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미국 브랜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야마하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점을 고민한 끝에 야마하 모터스와 전기 기타를 섹스어필이라는 공통 코드로 묶었다. 또 1960년대 런던과 도쿄에서 유행했던 커스텀 바이크와 카페 레이서를 모티브로 삼았다. 심플한 외관에 녹슨 메탈, 빈티지 모터바이크 컬러, 그래픽 등의 모던 빈티지를 가미했고, 기타의 보디 실루엣은 동일하지만 기타리스트의 음악 스타일에 따라 컬러나 소재, 픽업 등을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 모듈러 시스템을 갖췄다.


레브스타 마케팅 캠패인 레브스타 프로젝트에서 전략, 기타 디자인, 마케팅 캠페인까지 진행했다. 마케팅 캠페인에는 웹사이트, 프린트, POS, 프로모션 무비도 포함되었다. 전기 기타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기타리스트 아이덴티티의 연장이라는 점에 착안해 ‘Meet Your Other Half’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야마하 마케팅 역사상 제품의 일부를 가리는 비주얼은 없었기에 반대가 심했지만 여러 차례의 설득 끝에 진행했고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영국항공 퍼스트 클래스 영국항공에서 새로 도입한 보잉 787-9 기내에 맞게 2015년에 새롭게 업데이트한 디자인. 영국의 젠틀맨 클럽을 주 콘셉트로 마치 런던 소호쯤에 있는 클럽처럼 느끼도록 디자인했다.


코카콜라 보틀 리디자인 2015년 코카콜라 아이콘인 컨투어 보틀 100주년 기념으로 출시했다. 전 세계에서 매일 18억 개가 소비되는 코카콜라 컴퍼니의 상징이자 문화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코카콜라 병의 헤리티지를 최대화하면서도 모던하게 디자인했다.


코카콜라 보틀100주년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 125년 코카콜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캠페인. 코카콜라 아카이브에서 여러 유명 인사들이 코카콜라를 마시는 사진을 발견했고 여기서 착안해 ‘I’ve kissed’ 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포피플에서 광고 카피, 그래픽, TV 모션 그래픽, 유튜브 프로모션 필름까지 자체 제작했다.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인테리어 2015년에 론칭한 IHG 그룹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게스트 룸 디자인. 잠만 자는 호텔 룸이 아니라 서비스를 통한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로비와 식당 인테리어, 디지털 콘텐츠, 그래픽 디자인도 함께 업데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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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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