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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이제 우리는 도시라는 커다란 집에서 살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건축의 대부 이탈로 로타
지난 6월 8일, DDP 디자인 지식 공유 세미나를 위해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밀라노 나바 대학(NABA)과 도무스 아카데미(Domus Academy)의 수석 디렉터인 이탈로 로타(Italo Rota)가 방한했다. 공간과 건축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자율성을 드러내는 그는 이번 세미나에서 ‘오브제부터 메가폴리스까지, 공간을 이루는 모든 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공간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탈로 로타 밀라노 폴리테크니코 졸업 후 제품 디자인부터 공간, 건축 디자인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퐁피두 현대미술관 전시 홀 레노베이션(1985), 낭트 도심 개발 프로젝트(1995), 보스콜로 엑세드라 호텔 레노베이션(2010), 밀라노 디자인 위크 삼성 파빌리온(2012) 등을 맡았다. exhibit-ir.tumblr.com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서울은 정말 빠르게 변하는 도시인데, 어떤 느낌을 받나?
사람들이 재미있다. 호텔 방에서 한국 TV만 볼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 전쟁 전후 시대의 일본과 한국 인형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빈티지 숍에 가기도 한다.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를 보면 바로크 시대 건축물인 카스텔로 광장(Piazza Castello)이나 1920년대에 세운 보스콜로 엑세드라 호텔(Boscolo Exedra Hotel) 등 과거의 공간이나 건축을 레노베이션한 경우가 꽤 많다.
과거의 건축물을 재해석하는 일은 건물 외형을 바꾸는 의미 그 이상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유적을 인테리어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가 사는 지역과 도시가 모두 하나로 연결하는 것과 같다.

1995년 낭트 도심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일찍부터 지역과 도시 계획에도 적극적이었다.
오늘날 대도시의 건축은 사회적 건축이다. 건축은 특히 대규모일수록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생활 방식과 스타일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건축을 하려면 먼저 좋은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DDP 디자인 지식 공유 세미나를 통해서도 이야기했지만, 빠른 세상의 변화에 따라 디자이너와 건축가에게도 새로운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건축은 으레 집 짓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거주 방식, 집 형태가 바뀌고 있다. 아마 인위적으로 자연을 가꾸는 유럽의 정원 문화도 사라질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층 건물과 같은 건물 개념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건축과 자연의 조화는 늘 건축가들의 숙제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건축하는 방법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작은 공간이라도 자연이 숨 쉴 수 있도록 살려야 한다. 도시계획자가 자연을 느끼게 하겠다고 공원을 만들면서 원래 있던 나무를 베고 멀쩡한 땅을 덮어버리지 않나. 우리의 환경은 가꾸는 것이 아니다. 그냥 놔두어도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도시는 커다란 집의 내부와 같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는 공간과 건축, 안과 밖의 개념이 사라질 것이다.

안과 밖의 구분이 사라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국경이 없어지고 이동이 쉬워진 지금, 세계를 커다란 집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내부 공간의 형태가 외부가 되기도 하고, 집 안에 자연의 요소를 가까이 놓는 것도 이런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중국도 환경오염으로 사람들이 집 안 등 건물에 더 오래 머물게 되고 20만~30만 명씩 수용하는 쇼핑몰도 있다. 한국도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는 복합 문화 공간이 많지 않나. 건축물의 개념 또한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건축가라는 직업은 사실 중요치 않다. ‘걷는 호수’라 불리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이세오 호수는 크리스토 자바체프(Javacheff Christo)라는 공공 미술가의 작품이고,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는 일본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Arata Isozaki)와 콘서트홀 아크 노바(Ark Nova)를 공동 작업했다. 나는 영화감독이나 예술가가 더 멋진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고 사람을 더 잘 이해하니까.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건물을 만들 수 있다. 건축가는 프로젝트보다 아이디어에 집중해야 하고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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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