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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슬로워크의 발 빠른 전략가 조성도 SUNG DO CHO


1983년생.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중학생 시절 청소년 웹진 편집장을 지냈다. 학창 시절 두발 제한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이나 선거 연령을 낮추는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일찍이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우연히 참석한 HCI 학회에서 감명받아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에 진학했고 2008년 디자인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두잉을 창업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슬로워크의 디렉터로 활동하는 그는 동성혼 합법화처럼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할 때 슬로워크가 의미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슬로워크 조성도 이사는 ‘펭도’라는 예명으로 더 유명하다. 2000년대 중·후반, 디자이너 3명과 FF그룹이라는 팀을 결성하고 서울시 디자인 정책을 비판하는 해치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가 9시 뉴스에까지 등장했던 일화는 행동주의를 지향하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사건이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그를 만나기 전 낭만적인 혁명가가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정반대로 냉철한 전략가에 가까웠다. 디자인 실무를 담당하고 있진 않지만, 회사를 브랜딩화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전술을 시도하는 것이 조성도의 일이다. 전통적인 디자인 전문 회사의 색채가 강했던 슬로워크가 컨설팅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본래 그는 슬로워크와 클라이언트-디자이너 관계로 처음 연을 맺었다. 꾸준히 파트너십을 이어가던 어느 날, 슬로워크의 디자인에 딴지를 걸었던 것이 예기치 않게 스카우트로 이어졌다. “슬로워크가 자신들의 인포그래픽을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했는데 제가 댓글로 인포그래픽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어요. 그 글을 본 임의균 대표가 함께 밥이나 먹자고 연락을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디스(diss)가 취업으로 이어진 셈이죠.(웃음)” 이미 기존 멤버들과 안면이 있긴 했지만 처음부터 합이 잘 맞았던 것은 아니다. 기존 디자이너들과 서로 충분히 이해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합을 맞춰가는 과정의 대표적 예가 슬로워크의 캘린더 프로젝트였다. 조성도 이사가 텀블벅을 통해 달력을 제작하자고 제안했을 때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텀블벅은 예약 판매를 하고 제작 과정을 소상히 온라인에 업로드하는데, 디자이너들은 완성되지 않은 작업을 공개한다는 데 난색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도 모두 디자인이라는 말로 디자이너들을 설득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죠.” 올해로 12년 차를 맞이한 슬로워크는 업계에서 유독 많은 변화를 겪은 회사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웹 개발 회사 UFO 팩토리와 합병하며 세를 키웠다. 조성도 이사는 그 과정에서 조직의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고, 2015년 창립 10주년을 맞았을 때는 6명의 동료들과 TF팀(팀장 안정권 CSO)을 꾸려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명문화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정식 직함은 COO이자 CX(Customer eXperience) 아키텍트 매니저. B2B에서 고객의 여정을 설계하고 슬로워크의 내부 프로젝트를 한 번 더 브랜딩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조성도 이사의 핵심 업무다. “보통 디자인 전문 회사의 위기라고 이야기합니다만, 저는 효율성이나 생산성 면에서 아직 한계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아직 실험이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합병과 동시에 30명 정도였던 회사의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커졌는데 이에 따른 새로운 조직 문화 도입을 위해 여러 방침을 세워나가는 중이다.

“지난 회의에서는 자포스(Zappos)가 쓰는 홀라크라시(holacracy: 관리자 직급을 없애 상하 위계질서에 의한 의사 전달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제도) 방식을 부분 적용해봤어요.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죠. 지금 슬로워크는 회사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동글동글 사람 좋은 미소 사이로 엿보이는 날 선 통찰력은 슬로워크의 잰걸음을 누가 이끌고 있는지 확연히 보여주는 듯했다.

“보통 디자인 전문 회사의 위기라고 이야기합니다만, 저는 효율성이나 생산성 면에서 아직 한계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안녕, 구럼비’의 달력 및 인포그래픽. 슬로워크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4.16 달력 ‘기억하라, 그리고 살아라’. 4월 16일에는 날짜가 적혀 있지 않다. 텀블벅을 통해 10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달성했고 수익금 전액은 4·16가족대책위원회에 기부했다.




포스코 리포트 2012. 국내 연례 보고서 중 최초로 인쇄용이 아닌 인터랙티브 PDF 전용으로 제작했다. PC 모니터 또는 태블릿 PC 화면에서 가장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UI를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 홍보 브로슈어. 행정 편의상 나눈 분류에 따라 시 정책을 소개하는 기존 홍보 브로슈어와 달리 여성, 청소년, 노인, 장애인, 대학생, 외국인 등 서울 시민 6명을 등장시켜 시민의 시각에서 지자체를 바라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직접 경험한 서울시 정책을 소개하도록 해 현실성을 높이고 이해가 쉽도록 구성했는데 노인의 경우 모델을 찾기 어려워 조성도 이사의 아버지를 등장시켰다고.


슬로데이 인포그래픽. 인포그래픽의 새 기준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한 자체 프로젝트. 365일 매일 한 가지 뉴스를 스마트폰 화면에 딱 맞는 사이즈의 인포그래픽으로 제작, 발행했다.


스티비. 웹 레터의 효용성은 무시할 수 없지만, 담당자나 디자이너가 큰 보람을 느끼긴 어려운 작업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슬로워크는 손쉽게 웹 레터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는 이메일 마케팅 툴을 자체 개발해 제공 중이다. stibee.com

임의균 대표가 말하는 조성도
“조성도 디렉터는 나의 간곡한 요청으로 합류해 현재 회사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런 그에게 늘 고맙고 미안하다. 그의 전공은 디자인이 아닌 심리학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디자이너보다 더 디자인을 잘 이해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슬로워크가 지금까지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들과 멋지게 협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성도 디렉터의 정확하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정말이지 맥주를 딱 한 잔밖에 못한다. 이런 그가 맥주 애호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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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