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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젊은 살림꾼의 디렉터 정착기 김소미 SO MI KIM


1988년생. 홍익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눈디자인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의 전시 기획, 디자인, 출판부터 기업 및 정부 기관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매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디자인을 예술보다 생업으로 생각하며, 디자이너가 예술가이기보다 노동자이기를 바라는 ‘그냥 디자이너’이다. 특히 남성 리더가 이끄는 여초 업계인 디자인계에 점점 더 의문을 느끼며 발언하는 ‘한국 여성 그냥 디자이너’다.

17년 차 디자인 전문 회사 눈디자인(대표 김두섭)은 한국 그래픽 디자인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런 헤리티지는 자칫 ‘올드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올해 6년째 눈디자인에 근무하는 김소미 팀장은 회사에 젊은 피를 수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제 갓 서른에 접어든 젊은 디자이너와 관록의 디자인 회사가 빚어낸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다. 그녀가 팀장 직함을 단 것은 불과 입사 2년 차 때의 일이다. “원래 제 위로 10년 차 이상의 실장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공석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실장급 디자이너를 뽑을지, 아니면 저에게 그 역할을 맡길지 고민하던 김두섭 대표님이 일종의 실험을 한 거죠.” 다른 회사였다면 여전히 신입 취급을 받았을 연차에 별안간 회사의 대소사를 챙기는 팀장이 되었으니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은 명약관화. 클라이언트 미팅 때 자신을 미심쩍게 바라보며 동공이 흔들리던 상대방을 보고 의기소침했던 적도 있다고. 절대적 경험치가 부족하다 보니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발주를 넣거나 간단한 견적서를 보낼 때도 ‘멘붕’이 왔어요. 그때마다 과연 내가 중간 관리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되묻곤 했죠.”

하지만 디자인에 관해서만큼은 어지간한 관록의 실장 못지않았다. 팀장 직함을 달고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열정레시피 패키지 디자인이었다. 영 삼성의 토크 콘서트 ‘열정樂서’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 디자인은 일러스트레이터, 카피라이터, 다수의 제작업체 등이 연계된 대형 프로젝트였는데 일찌감치 큼직한 산을 넘고 나니 곧바로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기획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관여한 DDP 개관 스토리북, 학생 시절 맺은 인연으로 진행하게 된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의 아이덴티티 등을 디자인하며 경험치를 쌓아나갔다. 또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전문 회사 입사보다는 1~2인 중심의 엑스 스몰 스튜디오 창업을 선택하는 요즘, 한 번쯤 독립 욕심을 낸 적은 없을까? 의외로 김소미 팀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만약 아무것도 모르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덜컥 스튜디오를 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깨너머로 경영의 고충을 경험하다 보니 섣불리 엄두를 못 내겠던걸요?(웃음)” 오히려 기업 및 관공서와 함께 하는 커머셜한 프로젝트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디자인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나가고 있는 눈디자인이 자신에게 딱 알맞은 자리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직 현실적 고민보다는 어떻게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간다는 김소미 팀장. 이를 위해 꾸준히 개인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100 프로젝트와 올해 타이포잔치에 작가로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디자인계의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데, 지난해 예술계에서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디자이너 김린, 이현송과 함께 작성한 성명서가 대표적인 예다. “강성 페미니스트라 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목소리를 한번 내보니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조금씩이나마 현실이 바뀌는 것을 목격한 것뿐이죠. 그렇게 바뀌어지는 것이라면 계속 목소리를 내봐야겠죠?” 안팎으로 단단하게 성장해나가고 있는 그녀는 회사에도, 디자인계 전반에도 무척이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성 페미니스트라 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목소리를 한번 내보니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조금씩이나마 현실이 바뀌는 것을 목격한 것뿐이죠.”






2016 대한민국장애인 국제무용제(KIADA)의 아이덴티티와 그래픽 디자인. 한국 최초의 국제장애인무용제 아이덴티티와 제1회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댄스 스포츠 스텝 표기법을 응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무용제의 콘셉트를 시각화했다.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기념 전시 포스터와 도록을 디자인했다. 시민들의 사연이 모여 만들어진 세월을 표현하고자 수십 장의 사진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열정레시피. 영 삼성의 20대 타겟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 증정용 패키지 디자인. 대학생 및 취업 준비생을 위한 삼성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패키지를 기획, 편집, 디자인했다. 토크 연사들의 명언과 일러스트를 활용해 20대에게 친숙한 노트, 스티커, 브로마이드 등을 제작했다.


RE:RE:RE: 수정 사항 전달드립니다. 계간 〈그래픽〉이 지난해 진행한 〈온 포스터On Posters〉전을 위해 디자인했다. 클라이언트가 보내온 ‘수정 사항’ 파일을 디자인에 그대로 차용한 점이 흥미롭다.




‘미래 가치’. 타이포잔치 2017과 서울아트스페이스의 연계 전시 〈연결하는 몸, 구체적 공간〉을 위한 작품. 응암동을 주제로 은평구의 현재와 ‘미래 가치’에 거는 기대를 담았다.




DDP 스토리북 <DDP를 꿈꾸고 만들고 누리는 이야기>. DDP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스토리북. DDP 추진 배경과 설계, 시공 및 운영 준비 과정, 개관 풍경 등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두섭 대표가 말하는 김소미
“김소미 팀장은 졸업 전시 지도 교수와 제자로 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굉장히 빠른 시기에 팀장 직함을 달게 되어 적응이 어려웠을 텐데 늘 묵묵하게 자기 역할 이상을 수행해내는 친구다. 한 가지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프로젝트에 맞게 대응해 상당히 다양한 디자인을 수행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 매우 고마운 존재다. 최근에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많이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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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