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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Graphic 더 토핑 2017





올해 그래픽 부문 심사는 상향 평준화된 국내 그래픽 디자인계를 자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출품작 중 포스터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가운데, 최신 흐름을 따르는 작업부터 관습적인 즐거움을 보여주는 작업까지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 최종 수상작을 내는 것이 어려울 법했지만 결과는 의외로 명쾌했다. 단 한 장의 포스터로 심사위원의 이목을 집중시킨 페이퍼프레스의 ‘더 토핑 2017(The Topping 2017)’이 그 주인공이다. 세종문화회관의 공연 홍보물로 제작한 이 포스터는 한정된 조건 아래서 오롯이 디자이너의 감각만으로 승부한, 디자이너의 뛰어난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업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이 외에도 둘셋의 을지금손박물관 그래픽은 탄탄한 기본기로 한글 레터링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고, V/A가 디자인한 엔코스 브로슈어는 실험적 시도의 기업 홍보물로 주목받았다. 한편 최종 후보작이었던 보이어의 [CA] 리브랜딩은 새로운 편집 디자인이 잡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와 함께 매번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표지의 콘셉트로 다음 호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페이퍼프레스 박신우

클라이언트 세종문화회관
디자인 페이퍼프레스(대표 박신우), paperpress.kr
디자이너 박신우
발표 시기 2017년 7월

그래픽 디자인계를 무한한 가능성으로 토핑하다
“단연 1등이다.” “그냥 감각이 눈에 보이는 디자인.” 올해의 그래픽 부문 수상작 ‘더 토핑 2017’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찬사의 주인공 박신우는 2015년 대학을 졸업하고 1인 디자인 스튜디오 페이퍼프레스를 열었다. 주요 클라이언트는 문화·예술 공연과 관련한 기관으로 ‘더 토핑’ 역시 세종문화회관의 의뢰를 받아 진행했다. 한국무용과 다양한 장르를 결합시킨 ‘더 토핑’은 새로운 무용의 방향을 제시하는 서울시무용단의 연례 공연이다. 해마다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고정된 아이덴티티가 필요했고, 이에 페이퍼프레스가 2016년부터 브랜딩과 디자인을 맡아 진행했다. “초반에는 심벌이나 특정한 색의 사용도 고려했어요. 하지만 공연 홍보를 위해서는 포스터가 계속 노출돼야 하는데 디자인의 제약 조건이 많으면 나중엔 좀 지루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타이틀 폰트와 위치만 상단으로 고정시키고 나머지 그래픽은 좀 더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죠.” 그의 말대로 2016년 ‘더 토핑’ 포스터가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였다면 2017년에는 훨씬 더 밝고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공연 시기가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한국무용에 접목한 장르 역시 뮤지컬, 드로잉 아트 등 좀 더 밝은 느낌으로 구성함에 따라 다양한 컬러와 이미지 소스를 사용해 연출한 것이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비정형의 형태다. “다양한 색과 패턴, 질감의 그래픽이 분절된 몸과 한데 섞이고 엮임에 따라 그 요소들이 서로 결합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완성된 포스터의 이미지로 귀결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무용과 다양한 장르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무한한 움직임의 가능성과 에너지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기획 의도인 만큼 그 맥락적인 역동성을 그래픽으로 명민하게 구현한 셈이다. 한편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메인 포스터를 여러 가지 매체, 판형에 맞게 변형하기보다는 일종의 이미지 세트를 구성해 각각 다르게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두를 하나로 모았을 땐 각각의 이미지가 나름의 연결성을 갖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느낌을 자아내도록 의도한 것이다. 전형적인 레이아웃에서 벗어난, 이미지 요소의 독특한 사용으로 마치 회화처럼 느껴지는 그래픽은 바로 이렇게 탄생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강점으로 ‘톤 & 매너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을 꼽은 박신우는 현재 다양한 그래픽,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외에 일종의 개인 작업으로 ‘장식 글자’도 선보이고 있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글자와 일러스트레이션을 한 세트로 조합하는 장식 글자는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것으로 2015년에는 ‘버드나무 브루어리’라는 수제 맥주 브랜드 디자인에 적용되기도 했다. 이 외에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는 페미니즘. 1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후배들에게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씩 책임감도 느낀다. 무엇보다 디자인계의 성 평등을 위해선 여성 디자이너들이 공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대로 이번 수상 역시 그 목소리를 더 키우고 멀리 퍼져나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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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