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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전통과의 모던한 만남 한국전통문화전당의 호텔 조우(遭遇)전


노방, 나무 등을 이용해 구조물을 세운 부스 외관. 


생명의 씨앗. 세로 벽에 설치한 검정의 원형 조형물로, 백토 위에 유약을 발라 완성했다. 최웅철 디자이너와 진정욱 작가가 함께했다. 이 벽에서 비트감 있는 음악이 흘러나와 공간을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디자인업계 종사자와 일반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코엑스 전시장을 가득 메운 부스 가운데 유난히 관람객의 호평이 이어진 전시가 있었다. 바로 전통문화 자원을 활용한 창조적 계승 사업을 전개하는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주최한 전통문화 융·복합 상품전 <호텔 조우(遭遇)>전이었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데다 구조물 형태부터 남달라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던 호텔 조우(遭遇)는 호텔 라운지를 테마로 한국적인 소재와 멋이 담긴 부스를 선보였다. 전통 분야의 장인 및 국내 대표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전통 창작품에 현대적 감성을 입힌 각종 생활 제품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먼저 공간 디자이너 박재우가 디자인한 담백한 멋을 품은 부스부터 눈길을 끈다. 여행지의 호텔 라운지에 들어설 때의 느낌을 표현한 것. 낯설지만 설레는 호텔의 첫인상처럼 조우의 공간 또한 낯설지만 기대를 품게 한다. 이중 구조로 만든, 투과성이 있는 노방 원단과 한지 벽체를 박공 구조로 세워 견고한 느낌을 주었다. 백색 한지는 내부의 벽과 진열대를 이루고, 다른 한쪽 벽면에는 나무를 시옷(ㅅ) 자 형태로 세워두었다. 어느 것 하나가 도드라지는 일 없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며 담담한 멋을 풍기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조우 전시는 김수영 유기장, 임순옥 침선장, 유성공예사 장성원, 농방 권원덕, 남원목기디자인센터 이건무, 옻칠 작가 유남권 등 각 분야의 장인과 박재우(지음아틀리에), 강신재(보이드플래닝), 최웅철(웅갤러리), 정소이(보머스디자인), 김주일(디자인주), 박현주(포트콜린스), 김진식(스튜디오진식킴) 디자이너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한국의 대표적 전통 기술이 디자이너의 현대적 감수성과 어우러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으로 탄생한 것. 유기, 대나무, 옻 등의 재료가 지닌 고유의 질감과 분위기는 고유의 매력을 뽐내며 대중에게 전통을 바라보는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


미와(美瓦) V 미니바. 기와의 단순한 선에서 모티브를 얻은 미니바용 원목 가구로, 열어보면 수납공간이 나누어져 있다. 박재우 디자이너와 권원덕 작가의 작품.


서클 팬 램프(Circle Fan Lamp) ‘圓 扇 燈’(원선등)’. 강신재 디자이너와 장성원 작가가 협업한 대나무 램프로, 합죽선을 연상시키는 형태가 고풍스러운 멋을 전한다.


인연(因緣). 대나무와 스틸을 결합해 만든 의자로 차분한 톤과 절제된 조형미가 돋보인다. 정소이 디자이너와 장성원 작가의 작품.


과일 트레이 ‘나눔’. 김주일 디자이너와 김수영 장인이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 모던한 유기 과일 트레이.


드롭잔 합(合) III. 물방울이 떨어지는 형상을 표현한 작품으로 박재우 디자이너, 김수영 장인, 이건무와 유남권 작가가 협업했다. 오묘한 색의 변화와 부드럽게 처리된 파문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터치드(Touched). 유기로 만든 문 손잡이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생활 속 아이템에 디자인 감성을 입혔다. 김진식 디자이너와 김수영 장인의 작품.


Interview
박재우 호텔 조우 전시 디자인 총괄, 지음 아틀리에 대표

“공간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맡게 된 계기와 역할은?
디자이너와 장인의 협업 프로젝트가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나는 10년째 한국의 전통문화와 기술을 활용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다. 최근의 이슈는 문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곧 콘셉트가 된다고 생각한다. 호텔 조우는 이를 반영한 것이다. 나의 역할은 주제를 도출하고 거기에 맞게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목재와 노방, 한지 등 한국적인 소재가 인상적이다.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호텔 조우의 구조에서는 단순하면서도 디테일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사람들은 대개 한국적인 공간을 떠올리면 전통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한국적인 공간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감성적 공간이다. 장식적 개념보다는 조화와 여백의 미학을 기본으로 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한 가장 자연스럽고 감성적인
소재가 한지와 나무 소재다. 조형은 박공 형태에서 발전시켰다.

간접조명과 어우러진 한지의 특성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 같다. 어떤 의도가 있었나?
호텔 조우는 한지와 노방, 그리고 나무를 주요 소재로 사용했다. 나무는 따스함을, 그리고 한지 뒤의 간접조명을 타고 올라오는 빛의 효과는 먼 옛날 우리네 한지 창을 연상케 한다. 바느질하던 어머니의 그림자처럼 한지 조명 뒤에 드리워진 한국의 감성을 연출하고자 했다.

장인들과 협업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었나? 또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물의 기능과 쓰임새다. 전통 공예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생활 공예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방향이자 시사점이었다. 이를 위해 장인들과 소통하고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어려웠다. 그 부분에서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디자이너 중 가장 많은 작품을 장인과 협업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자면?
이번 협업에서 남원 목기와 남원 옻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건무 작가, 유남권 작가와 함께하며 작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느꼈고, 공예의 한계인 대량 제작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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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현영 객원 기자, 담당: 오상희 기자, 사진: 이경옥 기자, 한국전통문화전당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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