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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그 전시, 누가 기획했을까? 국립현대미술관 ― 정다영
건물은 사회를 함축하는 시대적 산물이며, 건물이 내포하는 의미와 담론은 몸집만큼이나 육중하다. 2011년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은 정다영 학예사를 건축 전문 큐레이터로 등용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건축가와 건축에 대한 연구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역사적 이면을 들추기 시작했다. 우리의 오늘과 어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건물이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어떤 흐름과 방법을 거치는지에 대해 들어본다.


월간 <공간>에서 약 6년간 기자로 일했다. 2011년 이후로 국립현대미술관 건축 부문 학예연구사로 재직하며 아카이브와 도큐멘테이션을 매개로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2018년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해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을 기획한 바 있으며 8월 30일부터 열리는 <김중업 다이얼로그>를 기획했다.
국립현대미술관 1986년 8월(과천관), 1998년 12월(덕수궁관/ 분관), 2013년 11월(서울관)
건축 디자인 김태수(과천관), 민현준+시아플랜(서울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1과 조직 구성 전시 기획자 11명, 전시 디자이너 3명, 그래픽 디자이너 4명
주소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과천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서울관),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덕수궁관/분관)
웹사이트 www.mmca.go.kr

월간 <공간>에서 6년 정도 기자 생활을 했다. 어떻게 건축 전문 큐레이터로 전향하게 됐나?
2010년이었다. 개인적으로 지면을 벗어나 공간적인 기획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시기였고, 사회적으로 보자면 건축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젊은 건축가 담론이 일던 때였다. 일상 건축, 동네 건축 등 금융 위기 이후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건축이 산업적 영역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미술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미술계에서는 아카이브 전시가 활발해지면서 제대로 된 건축 전시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하던 때였다.

처음 건축 전시를 기획하던 때와 현재의 건축 전시를 비교하자면?
가장 큰 차이는 건축 전시를 ‘왜 하느냐’에서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미술관이 전통적인 미술 분야 외에 다른 장르를 포섭한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가진 분도 많았지만, 건축과 디자인 전문가들이 자연스럽게 시각 예술 영역을 넘나들고 순수 예술 작가들 역시 건축과 디자인 관련 매체를 자연스럽게 향유하면서 경계가 많이 흐려졌다. 이제는 당위성보다 방법론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 거 같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건축의 매체적 확장을 도모하고자 전시 디자인 등 여러 협업 지점에서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선보인 <종이와 콘크리트>전의 경우 부동의 건축, 보이지 않는 건축 운동을 다뤘다. 형식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전시 내용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형식에 맞게 조성될 수도 있다고 보는 편이다. 건축 전시가 재현으로 이뤄지듯, 재현된 것과 밖에 있는 실제 건물을 어떻게 보여주는가, 그리고 밖에 있는 건물이 다시 미술관에 들어왔을 때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형식을 다루는 전시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김용주 전시 디자이너와 긴밀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어떤 경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영감을 받기도 했고.

전시를 구성하고자 할 때 고수하는 자신만의 방법론이 있는가?
나는 이슈나 담론을 미술관 안에서만 소화하기보다는 외부 연구자와 협업하며 일을 크게 벌이기를 좋아한다.(웃음) 작가, 작품을 둘러싼 촉수들을 벌려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시를 구성할 때 도록의 필진부터 떠올려보고 출판과 큐레이팅이 교류하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비평가들이 지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시장을 점유하고 활동하도록 유도하는 것 또한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출판하거나 포럼을 개최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림일기> <아키토피아의 실험> 등은 전시 도록 제작을 넘어 출판까지 이어졌다.
건축 전시는 대체로 아카이브나 도큐멘테이션을 기반으로 하며 일반 미술 작품 전시와 달리 전시물을 직접 다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잘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1950년대와 1990년대 사이의 건축사를 정리하면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건축과 디자인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록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나중에 이 자료가 필요할 누군가를 위해 접근 가능한 하나의 루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에 많은 신경을 쓴다.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김중업 다이얼로그>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중업 다이얼로그>는 김중업건축박물관과 함께하는 전시다. 박물관이 김중업의 건축을 깊이 이해하고 수직적으로 파고 내려간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은 김중업을 중심에 두고 주변부를 탐색하는 전시 방식을 취한다. 김중업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주요 인사들과 활발히 협업했던 건축가다. 우리는 그동안 그의 건축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주변부를 살피며 예술가적 면모와 기지에 초점을 맞췄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전시 테마나 연구 주제가 있나?
큰 그림으로는 아시아 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해보고 싶다. 한국 현대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출발한 이 일을, 아시아를 연대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까지 확장시켰으면 하는 마음이다. 젊은 건축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시를 계획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미술관에 소속된 큐레이터로서 공공성과 역사성을 중심으로 기초 작업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동시대 건축가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있다.


월간 <디자인>이 주목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아키토피아의 실험>





기획 정다영
공간 디자인 김용주
포스터 디자인 홍박사 hongbaksa.com
건축가들의 이상으로 탄생한 아키토피아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전시. 건축 유토피아의 이상을 탐색하기 위해 사진, 드로잉, 영상, 그래픽, 텍스트의 혼성적 요소들을 잡지의 특집 기사처럼 배치했다. ©노경 촬영,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기획 정다영
공간 디자인 김용주
포스터 디자인 국립현대미술관 그래픽 디자인팀
정다영 학예연구사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첫 전시로 정기용의 기증 자료 2만여 점 중 2000점을 추려 선보인 아카이브 전시였다. ©이미지 줌,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 건축 운동 19871997>





기획 정다영
공간 디자인 김용주
포스터 디자인 성재혁 iamjae.com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었던 전시로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에 결성된 건축 집단의 활동을 통해 동시대 한국 건축의 출발선을 살펴봤다. 단지 건축물에만 집중하지 않고 건축계 안팎을 넘나들며 지적 토대를 쌓고자 노력했던 건축인들의 분투기까지 폭넓게 다뤘다. ©김진솔,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



기획 정다영
공간 디자인 최유진
재일 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회고전. 이타미 준의 도쿄 아틀리에를 재현하는 등 디테일한 요소로 그의 작품 세계를 다방면에서 조망했다. ©이미지 줌.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Upcoming

<김중업: 다이얼로그>



8월 30일~12월 16일
건축가 김중업의 생애를 조망하는 첫 대형 전시로 그의 3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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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