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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그 전시, 누가 기획했을까? 지갤러리 ― 정승진
뮤지엄 큐레이터들이 진중한 학자라면 갤러리스트들은 날렵한 논객에 가깝다. 오랜 기간 방대한 소장품을 조사·연구하고 심도 깊은 화두를 던지는 전자와 달리 갤러리 전시 기획자들에게 필요한 건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이다. 컨템퍼러리 아트·디자인 갤러리를 지향하는 지갤러리 정승진 디렉터는 날 선 안목과 탁월한 취향, 영리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앞세워 이 치열한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지갤러리의 아트 퍼니처 전시는 이곳이 ‘디자인 큐레이팅의 허브’ 역할을 해내고 있음을 입증한다.


지갤러리 대표 겸 디렉터. 순수 미술과 아트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서미앤투스에서 약 5년간 활동하다가 2013년 한남동에 지익스비션 갤러리를 열었다. 이곳에서 오픈 스튜디오 베이스의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다가 2017년 1월 청담동으로 확장 이전해 현재까지 지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이전보다 전문적이고 컬렉터블한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풀어내고 있다.

지갤러리 개관일 2013년 12월
조직 구성 기획팀(정승진, 이수진) 홍보팀(팽소예) 재무팀(이진아)
전시 영역 현대 예술 및 아트 퍼니처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748 제이에스하우스 B1
웹사이트 www.gexhibit.com

지갤러리의 전신인 지익스비션 오픈 이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약 5년간 서미앤투스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했다. 사실 조소를 공부했기 때문에 입사 전에는 순수 예술을 다루게 될 줄 알았는데, 당시 정원이 다 찬 상태였고 자리가 남아 있는 분야가 디자인뿐이었던 터라 정말 우연히 디자인 전시를 다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웃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디자인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서미앤투스를 나온 후 잠시 휴식기를 거쳐 전시 관련 B2B 업무를 하는 사무실을 운영한 적도 있지만,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이 전시라는 사실을 깨닫고 2013년 한남동에 지익스비션 갤러리를 열게 됐다.

지난해 1월, 지갤러리로 이름을 바꾸고 청담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순전히 장소의 협소함 때문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굳이 높은 임대료를 물어가며 큰 공간을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결국 그 비용이 고객에게도 부담으로 돌아가니까. 좋은 작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작은 공간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다 차차 갤러리로서 작품을 돋보이게 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트 퍼니처의 경우 더욱 그렇다. 지익스비션 시절 황형신 작가의 테이블을 전시한 적이 있었는데 공간이 협소해 디자인이 충분히 살지 못했다. 조형미와 기능미, 그리고 디테일의 완성도가 모두 완벽한 작품이었는데 말이다. 당시의 뼈저린 경험이 지금의 지갤러리 이전을 마음먹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작가 선정에서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
솔직히 말하자면 철저히 나의 취향대로 선정한다. 아트 퍼니처의 경우 너무 미니멀한 디자인보다는 유기적이고 드라마틱한 곡선이 돋보이고 완성도와 기능성을 겸비한 작품을 선호한다. 전시 경력은 많지만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 같은 큰 행사에는 작품을 선보인 적이 없는 작가들을 눈여겨보는 편인데 이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꾸준함이다. 큰 갤러리에서 한두 번 좋은 전시를 갖는 것보다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성실함에 대한 반증으로 보고 작가의 가능성을 짐작한다.

디자인 마이매이, 바젤 등의 참석차 여러 나라를 오가며 활동하는 만큼 글로벌 아트 퍼니처 시장에도 밝을 것 같다.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을 꼽자면?
아트 컬렉터들이 2000년대 초반의 디자인 마켓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며 한동안 아트 퍼니처 시장이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그 기세가 한풀 꺾인 느낌이다. 구매 경향에 따라 작품의 성격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테이블이나 의자처럼 어느정도 볼륨 있는 가구가 중심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소품이나 세라믹 오브제가 더 주목받고 있다. 호황기였던 지난 10여 년간 공간을 아트 퍼니처로 채우던 컬렉터들이 더 이상 공간의 여유가 없어지자 보관이 용이한 오브제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싶다.

국내 동향도 궁금하다.
해외와 비교하자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아트 퍼니처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에 한 가지 새로운 이슈가 생겼다. 아트 퍼니처를 조각으로 봐야 할지 가구로 봐야 할지 하는 문제다. 이는 국세청의 세금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아트 퍼니처를 가구로 정의하면 세금이 30% 이상 불어나니까. 이것을 상품으로 보기 어려운 게 유니피스 혹은 3개 정도의 에디션으로 나오는 ‘작품’이고, 그런 반면 작가가 만든 창작 공예품이지만 수공예품은 아니니 가구로 인정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이슈로 국내 아트 퍼니처 시장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다.

지갤러리의 다음 전시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9월 5일부터 10월 12일까지 미니멀리즘 아티스트 로버트 모어랜드Robert Moreland의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캔버스를 조각하는 방식으로 입체 작품을 만드는 작가인데 3~4년 전부터 주시해오다가 드디어 함께할 기회를 갖게 됐다. 그의 작품은 보는 위치에 따라, 빛의 방향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점이 흥미롭다.


월간 <디자인>이 주목한 지갤러리의 전시

 

 <LOS ANGELES>






기획 정승진
가장 최근에 막을 내린 LA 출신의 형제 작가 셸비 & 샌디의 전시다. 어릴 적 좋아하던 카툰 캐릭터의 이미지, 스포츠 팀 운동선수 등을 밝은 색감으로 그려내 여러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는 작가들이다.


<플레이풀 웨이브>





기획 정승진
올해 1월 ‘2018 월간 <디자인>이 주목한 디자이너 20팀’에 선정된 바 있는 김진식의 개인전. 차가운 물성을 지닌 대리석과 금속의 절제미 위에 놀이라는 요소를 접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레이어드>





기획 정승진
아트 퍼니처 작가 황형신의 개인전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검은색 폴리프로필렌 보드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Upcoming

 

<Robert Moreland Solo Exhibition>





9월 5일~10월 12일
뉴욕, LA,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로버트 모어랜드의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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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