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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헬무트 랭Helmut Lang 여성복 디자이너 박자윤 Park Jayoon

헬무트 랭 완벽한 재단과 소재를 통해 입었을 때의 편안함을 추구한다. 피스 하나하나의 디테일한 요소를 통해 패션을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만들며, 실용적이고 미니멀한 패션 브랜드의 부흥을 이끌었다. 헬무트 랭은 현재 디자이너라는 직업에서 은퇴하고 예술가로 활동 중이다. helmutlang.com


2012년, 뉴욕에서 떠오르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 형식으로 소개하는 를 통해 뉴욕 패션계에 먼저 알려진 박자윤은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를 거쳐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후 헬무트 랭에 입사한 7년차 디자이너다. 헬무트 랭의 유일한 여성복 디자이너로, 이 브랜드에 합류하게 된 데 대해 디자이너로서의 재능과 뜻밖의 작은 행운 덕분이라고 말한다.









2019년 가을 뉴욕 컬렉션. 박자윤이 진행한 컬렉션으로, 이전의 헬무트 랭이 그랬듯 다양한 소재의 사용이 돋보인다. 

2012년 뉴욕에서 열린 전시는 당신의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되었다. 어떤 전시였나? 

뉴욕 유학 당시 졸업 작품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위해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찾았던 뉴욕시 뮤지엄의 의상·텍스타일 큐레이터인 필리스 매짓슨Phyliis Magidson이 내 작품을 보고 당시 그가 기획 하던 특별 프로젝트의 참여를 제안했다.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 뮤지엄South Street Seaport Museum에 한 달간 전시되었다.

헬무트 랭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처음에는 규모가 작은 브랜드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파트타임 근무라 시간이 좀 남아 지인이 일하던 로어이스트 지역의 바에서 바텐더로 몇 달간 일을 도와주게 되었다. 어느 날 한 손님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는데, 패션 스쿨을 막 졸업했다고 하자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누구냐고 물었다. 헬무트 랭이라고 답했는데, 알고 보니 그가 헬무트 랭과 같은 계열의 회사인 띠어리Theory의 테크Tech 디자이너였다. 그가 내 이력서를 헬무트 랭 팀에 전달해주어 인터뷰 기회를 잡았다. 마침 패브릭 리서치 & 개발 팀에 자리가 있었고,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지원해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정말 행운이었다.

많은 디자이너 중 헬무트 랭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77년 빈에서 브랜드를 론칭해 2005년까지 디자이너로 왕성하게 활동한 헬무트 랭은 미니멀리즘에 바탕을 둔 모더니스트로, 오늘날의 패션에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다. 샤프한 테일러링과 하이테크 소재의 파격적인 사용은 지금 봐도 멋스럽다.

당신이 생각하는 브랜드 헬무트 랭의 강점은 무엇인가?
그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동시대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춘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리지널 헬무트 랭과 지금의 헬무트 랭은 물론 많이 다르지만 럭셔리와 웨어러블, 그 중간 지점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 존경받는 디자이너의 헤리티지와 비전을 현대적 버전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브랜드의 강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달라.
지난 2월 뉴욕 패션 위크 기간에 열린 ‘Fall 2019’ 컬렉션 런웨이가 기억에 남는다. ‘Fall 2014’컬렉션을 마지막으로 런웨이 쇼를 중단하고 프레젠테이션과 룩북만 진행해오던 헬무트 랭이 5년 만에 다시 쇼를 하게 된 것이다. 그사이 샘플·생산 공장을 이탈리아로 옮겼는데 컬렉션 준비 기간 동안 이탈리아를 옆집처럼 들락거리며 쇼를 준비했다. 헬무트 랭의 유일한 여성복 디자이너가 되어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기도 했고, 많은 도전을 시도했던 런웨이였다.

5년 만에 열린 패션쇼인 만큼 책임감이 컸을 것 같다.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선보였나?
2017년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마크 토머스Mark Thomas가 헬무트 랭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디렉션이 제시되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쿨한 테일러링, 밀리터리 옷에서 영감을 받은아우터웨어와 디테일, 미니멀하면서도 드레스 업 & 다운이 가능한 박시한 핏의 슬립 드레스, 시어sheer한 소재 같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디자인했다. 마크 토머스와의 첫 작업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결과에 만족한다. 


옷을 디자인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입고 싶은 옷인가?’ 나는 여성복 디자이너이지만 여성복을 입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여자들이 입고 싶어 하는 옷, 입었을 때 특별한 에티튜드가 생기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자인 나 자신에게 먼저 묻는 것이 제일 쉬운 방법이다.

당신이 디자인한 옷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여성을 생각해본 적 있나?
자기 분야에서 전문적이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며, 사회·문화적으로 교양 있고,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여성. 또한 강인하지만 여성스럽고, 클래식하면서도 위트가 있는 여성.


평소 당신은 어떤 옷을 즐겨 입나?
좋은 원단의 옷을 선호하고, 꾸밈없고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여성복 디자이너의 매력은 무엇일까?
여성복 디자이너는 상상 속의 여성상을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실체화할 수 있다. 매 시즌 콘셉트와 접근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내 머릿속에 있는 어떤 개념이나 비전을 옷으로 시각화하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로서 고민하는 부분이 있나?
뉴욕 패션계에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많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또한 크리에이티브하면서 빠르게 움직인다. 그들이 재능을 인정받는 걸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인 특유의 빠른 손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 넘치는 책임감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이들도 있다. 그럴 때면 자부심과 좌절감이 동시에 찾아오기도 한다.

디자이너로서 다음 목표는?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화적 현상에 관심을 갖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것. 이를 통해 나만의 비전을 갖는 것. 더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을 갖고 싶다.

요즘은 무엇을 디자인하고 있나?
‘Resort·Pre-Spring 2020’ 컬렉션과 ‘Spring 2020’ 컬렉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 뉴욕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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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이미혜, 오상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