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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중국의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패션 듀오 스태프온리
“이제 중국 패션은 해외 브랜드만 지켜보던 시절을 지나 그들만의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상하이 패션 위크 운영위원회 부회장인 루샤오레이의 말처럼 중국은 글로벌 패션계에서 점차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남성 의상과 액세서리를 선보이는 세계 최고의 박람회 피티 우모Pitti Uomo가 올해 게스트 국가로 중국을 선정한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여기,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는 패션 브랜드가 있다. 2015년 설립한 남성 패션 브랜드 스태프온리Staffonly에는 ‘기존에 보지 못한’, ’파격적인’, ‘기묘한’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런웨이에서는 워킹하던 모델이 갑자기 거꾸로 걷는가 하면, 휴대전화만 쳐다보며 제멋대로 종횡무진 무대를 누비기도 한다. 스태프온리의 스타일은 스트리트 패션과 맞닿아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실험을 통해 기존의 옷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데 방점이 찍힌다. <패션 매니악Fashion Maniac>이 스태프온리를 두고 ‘기존의 남성 패션과는 다른 혁명과 새로운 조류’라고 표현한 것이 결코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특히 지금 중국의 젊은 세대가 어떤 모습이며 그들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다면, 스태프온리가 그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


동갑내기인 우네야温雅(사진 오른쪽)와 저우시모周师墨가 2015년 설립한 남성 패션 브랜드. 우네야는 영국 예술왕립학교에서 액세서리 디자인을, 저우시모는 런던 패션 대학에서 맨즈웨어를 공부했다. 상하이 패션위크 2016 A/W 컬렉션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GQ의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 ‘GQ 프레젠트’를 통해 런던 패션 위크에 공식 데뷔했다. 이들의 제품은 현재 상하이와 홍콩, 런던에서 판매되고 있다. staffonlystudio.com


2019 A/W 컬렉션 ‘100%의 소비자100% consumer’. 종이 박스와 비닐 백, 휴대전화를 들고 자유롭게 런웨이를 걷는 모델.


2017 S/S 컬렉션 룩북 이미지. ‘논·멤버NON·MEMBER’라는 주제로 전개했다. 맥에서 사용하는 작업 도구까지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점이 흥미롭다. ©Zee&Xiaohuan Fang
스태프온리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우리는 원래 친구 사이로 둘 다 영국에서 공부했고, 자주 만나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무엇보다 둘 다 호기심이 많고 유머 코드가 맞는다는 점이 함께 브랜드를 만든 이유였던 것 같다. 런던에 먼저 사무실을 열고 이어서 상하이에도 열었다. 지금은 상하이에서 주로 활동한다.

스태프온리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궁금하다.
런던 사치 갤러리에 함께 앉아 있다가 갑자기 떠올렸다. 어느 곳에 가든 ‘스태프 온리Staff Only’라고 쓰여 있는 문은 보통 닫혀 있다. 그 안에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가 일어난다. 우리에게 스태프온리는 무언가 벌어지는 곳, 규칙을 깨고 현실에 질문을 던지는 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크리에이티브와 도전, 숨겨진 욕구가 함께 만난다는 의미다.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패션 자체도 그렇지만 패션이 가진 힘에 관심이 있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유니폼을 입으면 캐주얼을 입을 때와는 다른 자세를 갖게 되고,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어떤 힘이 그렇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파고들어 연구해 보고 싶었다. 유니폼을 구성하는 텍스처와 실루엣, 컬러가 궁금해졌고, 그러다 보니 옷을 하나하나 해체하고 다시 붙이는 과정을 생각하며 직접 시연해 보기도 했다. 그 지점에서 전혀 다른 스타일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스태프온리를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컬렉션은 무엇이었나?
상하이 패션 위크 데뷔 무대였던 2016 A/W 컬렉션이라고 볼 수 있다. 보그 탤런트와 패션 위크 관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국제 울마크 프라이즈, 중국 패션 산업 프라이즈, 피티 우모의 게스트 네이션 차이나 등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고, BMW 미니와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 등과의 협업 기회도 얻었다. 데뷔 무대에서 주목받은 건 분명 행운이었다. 이후 오니츠카 타이거, 미니 패션 등과 캡슐 컬렉션 등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의 이름을 점차 알리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우네야는 디자인에 좀 더 집중하고 저우시모는 마케팅과 기획에 더 신경 쓴다. 우리 둘 다 에너지가 넘치고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특별히 맨즈웨어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가 있나?
맨즈웨어는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구조와 특정한 규칙이 오히려 흥미롭다. 둘 다 그런 규칙이나 경계를 얼마든지 깰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남성 패션에 대한 일종의 혁명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스태프온리의 컬렉션을 보면 기존의 실루엣에서 어느 부분을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비틀거나 변형한다. 그러면서도 그 형태가 어색하지 않고 소재, 컬러와 조화를 이룬다. 스스로 생각하는 스태프온리의 특징은 무엇인가?
스태프온리는 콘셉추얼하고 혁신적인 방향을 추구한다. ‘날 선 콘셉트’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이를 위해 소재는 물론 기능성 면에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하려고 노력한다. 조금은 기이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분명 전통적인 남성 패션과는 다른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스태프온리의 데뷔작인 2016 A/W 컬렉션 룩북. ‘내 옆에 널 더 오래 두고 싶어 I wish I could keep you longer’라는 독특한 주제로 눈길을 끌었다. ©Zee


2017 A/W 컬렉션 룩북. ‘희생자VIC X TIM’을 주제로, 범죄 현장의 이미지를 모티프로 삼았다. ©Yuxi Tan, Darren Li, Chummy Koo and Tube Showroom
두 명 모두 런던에서 공부했고 그곳에서 스태프온리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런던 패션 위크에도 참여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스태프온리에게 런던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 도시다.
런던은 우리 커리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런던은 크리에이티브 허브로서의 매력도 있는데다가 다양성과 개방성, 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기회와 협업의 가능성이 우리를 항상 들뜨게 한다. 현재 상하이나 베이징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스태프온리의 컬렉션은 일관적으로 ‘젊은 세대의 일상’을 키워드로 한다. 이를 위해 어디서 영감을 얻나?
우리가 보고 듣고 즐기는, 지극히 평범한 삶이 곧 패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둘 다 BBC 다큐멘터리나 사람들에게 특정 상황을 노출하고 그 반응을 테스트하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2019 S/S 컬렉션은 일상의 삶을 탐험한다는 콘셉트였고, 2019 A/W 컬렉션은 좀비처럼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젊은 세대의 모습과 온라인 쇼핑 성향 등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컬렉션 쇼도 무척 인상적이다. 모델들이 휴대전화만 쳐다보면서 무심히 걷는다거나 가방을 들고 자유분방하게 무대를 걷기도 한다. 실제로 거리를 오가는 평범한 젊은이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준 퍼포먼스였다.
그것이 우리가 주목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젊은 ‘세대’라기보다 젊은 ‘정신’이다. 2019 S/S 컬렉션에서는 코팅한 아웃도어 방수 소재와 다른 텍스처를 섞어서 모호한 색상을 만들었는데, 이는 시대의 모호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모델의 목과 등에 얹힌 뱀 모양 오브제는 억압을, 풍선처럼 부풀린 핸드백은 방어와 보호를 의미한다. 주제가 포괄적인지라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이미지와 의미가 다채로운 것도 우리 브랜드의 특징이다. 앞으로도 지금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테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것이 때로는 보수적인 정신일 수도 있고, 반대로 실험적인 행동일 수도 있을 것이다.

컬렉션마다 선보이는 비주얼 이미지도 무척 신선하다. 키치하다고 해야 할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뒤섞는 방식이 낯설면서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 같다. 표현의 영역에 전혀 경계를 두지 않는 느낌이기도 하다.
비주얼 이미지는 컬렉션의 스토리텔링을 좌우하는 열쇠다. 2018 S/S 컬렉션 ‘마음 편히 낚시나 더 하자Just relax and Catch the Fish’나 2019 S/S 컬렉션 ‘빌어먹을 젊음Fuck Young’ 같은 주제는 모호하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마음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하오 그래픽Hao Graphic 스튜디오와 협업한 2017 A/W의 비주얼 이미지는 범죄 현장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우리 스스로도 파격적인 주제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협업하고 싶은 디자이너나 아티스트가 있나?
우리는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를 무척 좋아한다. 다양한 요소를 몽타주하는 그녀의 작품 스타일도 그렇고 세계를 표현하는 직설적이고 파워풀한 방식이 우리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언젠가 협업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사실 지난해 중국 패션 업계 판매 순이익률을 보면 2012년 7.10%에서 2018년 8.70% 성장에 그쳤다.(2018년 중국 산업망 자료). 주요 구매 방식인 온라인 구매 성향 조사에서는 51%에 달하는 소비자가 브랜드 네임을 선호한다고 했다(2017년 중국 e-커머스 리서치 센터 자료). 브랜드의 유지와 성장이 그리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제 성장하고 있는 신생 브랜드 입장에서 중국 패션 산업에 대해 체감하는 것이 있나?
패션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 소비자는 이전보다 더 호기심에 넘치고 남들과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만큼 개성 강한 브랜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소비자가 단순히 우리가 알던 럭셔리 브랜드나 유명 메이커만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금 역설적이고 기묘한 상황과 논란거리가 끊임없이 생겨난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해온 이전과 달리 지금의 디자이너들은 공생하고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 결국은 성장을 위한 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이 중국의 디자인 파워가 더욱 강해지는 길이자 기존의 패션 신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이 만들어지는 가능성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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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사진 제공 스태프온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