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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서가건축 박혜선


2010년 건축가 오승현과 함께 서가건축을 시작했다. 단독주택, 상가 주택, 다세대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주거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한남동 R 플래그십 스토어, 평창동 레지던스, 한양이엔지 고흥 기숙사 & 사무소, 팔판동 리모델링 등을 진행했다. 2016년 ‘판문동 청고벽돌집’으로 제16회 진주시 건축상 우수상, ‘칠월’로 2018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designseoga.com






(순서대로) 대조동에 위치한 출판사 겸 다가구주택 ‘칠월’의 오피스 공간, ‘칠월’의 공용 공간. 모두 ⓒ신경섭, 2층 단독주택 레노베이션 프로젝트 ‘팔판동 주택’의 2층 테라스. ⓒ텍스처 온 텍스처
사무소가 2010년에 문을 열었으니 햇수로 곧 10년 차가 된다.
처음에는 대학교 선배와 함께 운영하다가 지금은 오승현 소장을 파트너로 영입해 일하고 있다. 서로 출신 학교도 다르고, 실무를 익힌 사무소 경험도 달라 능력치 면에서는 한층 더 강력해진 느낌이다. 사무소는 서촌에 위치하는데, 나는 서가건축을 열기 전인 2008년부터 이곳에 살았다. 오피스 건물이 많음에도 정겨운 느낌을 가진 광화문과 가깝고, 나지막한 건물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서촌 특유의 동네 분위기가 좋아 계속 이곳에 산다.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오면 담당 건축가는 어떻게 정하나?
프로젝트별로 한 사람이 주도해서 끌어나가는 방식이다. 클라이언트와의 첫 미팅이 끝나면 건물을 지으려는 의도나 목적, 일정과 같은 주요 이슈를 함께 정리하는데, 그때가 되면 누구에게 더 잘 맞겠다는 게 얼추 정해진다. 대신 과정 공유와 디자인 논의는 수시로 함께 한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특히 주택 프로젝트 비중이 높아 보인다.
우리 작업에서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웃음) 사무소를 열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땅콩주택, 단독주택 열풍이 불었는데 운이 좋게 우리도 다수의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실 부모님이 집을 짓겠다고 하셔서 사무소 독립을 결정했었다. 부모님이 당장 집을 짓지는 않으셨지만 그 덕분에 국내외 건축 잡지를 쌓아놓고 혼자서 공부를 많이 했고 적절한 때를 만나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집을 설계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매번 새롭고 그만큼 프로젝트마다 배우는 게 많다.

프로젝트에 착수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
현장 방문이다. 때로는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보다 실제 현장이 훨씬 선명하게 프로젝트의 방향을 알려준다. 주로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살핀다. 다른 용도의 건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집을 예로 들면 사람마다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듯 공간을 쓰는 풍경도 각양각색이다. 어떤 집은 신발이 많고, 어떤 집은 주방 살림살이가 넘친다. 어떤 이는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또 어떤 이는 방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길다. 사람마다 편하다고 느끼는 공간의 크기도 다르고, 살림살이 규모에 따라 갖춰야 할 수납공간 크기도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오직 자신의 집만 경험한 터라 제대로 비교해서 설명하지 못한다. 그 일을 우리가 한다.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무엇인지 행간을 잘 읽고 치밀하게 해석하여 건물이 온전히 작동할 수 있기를 바라며 현장을 보는 데 집중한다. 프로젝트의 마무리 역시 현장 방문이다. 완공 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찾아가보곤 하는데 어떻게 살고 있는지까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우리 일의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거나 뿌듯해하며 또 배운다.


리모델링한 ‘팔판동 주택’. 1950년대 지어진 2층짜리 단독주택을 레노베이션하여 지하 1층은 작업실, 1층은 다목적 공간, 2층은 주거 용도로 바꾸는 프로젝트였다. ⓒ텍스처 온 텍스처


팔판동 주택의 1층 실내에서 바라본 풍경. 당초 높았던 담장을 헐어 집 안에서도 골목길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텍스처 온 텍스처


구기동에 위치한 ‘삼대가 사는 집’은 클라이언트 부부와 아들 내외, 그리고 어머니가 함께 사는 집이다. 공유 공간과 사적인 공간을 뚜렷하게 구분하며 각 세대가 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다. ⓒ텍스처 온 텍스처


서울시 대조동에 위치한 주택 ‘칠월’에는 주거 공간과 업무 공간이 공존한다. 클라이언트는 출판사 대표로, 사무실과 집, 그리고 어머니의 집을 함께 담고자 했다. 한 건물에 3개의 출입구를 내서 각 공간을 독립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로 2018년 신진건축사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신경섭


‘이사가는 둔촌 고양이 급식소 디자인’.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에 사는 고양이가 재개발 공사 이전에 안전하게 다른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에서 급식소 디자인을 맡았다. 둥근 아치가 입구이며, 바닥에서 한 뼘 높이에 그릇 받침대가 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간의 비율이다. 천장 디자인을 평면만큼이나 신경 쓸 정도로 우리는 가로, 세로, 높이의 비율을 놓고 엄청 고심한다. 공간의 비율이 곧 공간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생각한다. 설계를 하다 보면 때로는 건물 내부와 외부의 논리가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늘 내부에서 바깥을 보는 시선에 더욱 신경을 쓴다. 그러면서 창문이 어느 방향으로 열려야 할지, 크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벽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편이다.

시공 과정도 끈질기게 추적하고 기록한다고 들었다.
일에 대한 욕심보다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계획부터 완공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에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만 한다. 설계에서 끝나는 일은 온전하게 우리 작업이 될 수 없다. 수상 실적이 꽤 있는 덕분에 아직까지 우리가 맡은 프로젝트 규모에서는 현장 감리를 직접 할 수 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와 시공사가 모두 공유하는 감리 보고서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준공과 함께 클라이언트에게 전한다. 그 안에는 사소하게 페인트 컬러 번호부터 화장실 타일 회사 정보까지 담겨 있다.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그린 그림이 현실로 구체화되는 과정까지 지켜봐야 일을 배우는 데에도,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느끼는 데에도 좋다고 본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로는 상냥하게, 단호하게, 또는 끈질기게 설득해 감리까지 우리 업무에 포함시키도록 애쓴다.

좋아하는 건축가를 한 명 꼽는다면?
요즘 포르투갈의 에두아르도 소투 드모라Eduardo Souto de Moura에 빠져 있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의 작품집에 담긴 사진과 도면을 보는데 늘 감탄한다. 영감을 얻기보다는 건축가의 태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 같다. 어쩜 이렇게 단단하고 올곧게 건물을 지었을까? 그의 마음가짐을 느끼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디자인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가건축을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드는 게 1 순위 목표다. 함께 즐겁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나 역시 여러모로 아직 미숙하다. 특히 사무소의 대표 또는 관리자 역할에서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년간의 주택 설계로 다져진 실력이 다양한 방식에서 발현되길 바란다. 규모가 좀 더 크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싶다. 그래서 설계 공모전 지원을 점차 늘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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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윤솔희 프리랜스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