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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수학적 균형감과 일상의 감각을 지닌 건축가 김이홍 Kim Leehong - 1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조교수이자 김이홍 아키텍츠 대표.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하버드 대학교 GSD(Graduate School of Design)를 졸업한 뒤, 미국 스티븐 홀 아키텍츠Steven Holl Architects와 한국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혔다. 사무소를 연 뒤 건축, 전시 기획, 인스털레이션 등 공간 기반의 디자인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leehongkim.com
2018년 젊은건축가상 수상자로 이름을 알린 김이홍은 다소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연달아 눈에 띄는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 건축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수상 역시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을 이어오던 중 2017년 서울에 둥지를 튼 지 1년 만의 일이었다. 심사위원회는 그에 대해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향한 세심한 관찰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모든 건축가의 숙명과도 같은 이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에서 그의 해법은 무엇이 남달랐던 것일까? 우리가 새겨봐야 할 점도 바로 그 안에 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목수를 꿈꿨다는 김이홍은 아날로그적 감성에 가까운 사람이다. 3D 모델링보다 핸드 드로잉이 편하고 무엇이든 직접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한다. 그런 취향이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스튜디오 인턴십, 스티븐 홀 아키텍츠 입사로 향하는 길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두 스튜디오에서의 경험을 통해 모형으로 디테일을 발전시켜나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물성의 이해가 굉장히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어요. 조명, 가구, 하물며 문손잡이 디자인까지 일대일 모형으로 만들면서 세밀하게 치수와 마감 재료를 다듬어가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고요. 특히 스티븐 홀 아키텍츠에는 유리공예가가 있을 정도로 재료에 대한 실험을 다양하게 이어가더군요. 그때 건축가가 할 수 있는 디자인이란 굉장히 폭넓다는 사실과 상황에 꼭 맞는 재료는 한 차원 높은 이야기를 끌어낸다는 걸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는 쓰임새에 적합한 공간의 비례감을 찾고 적절한 재료를 선정해 현장에 적용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탄탄한 기본기가 그 유난스럽지 않은 특별함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었다. 김이홍은 한편으로 이성적인 논리를 놓지 않는다. 예컨대 아름다운 공간에는 수학적 균형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 비례를 중시하는 그의 취향은 단번에 시선을 이끄는 화려한 장식 없이도 보면 볼수록 뭉근히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스티븐 홀은 벽체에 창을 계획할 때 피보나치수열 같은 황금비 기준 안에서 대부분 결정했어요. 우리가 굉장히 감각적인 건축가라고 생각하는 분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이성적인 틀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던 거죠.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직관적인 감각을 키우는 것 외에도 무엇이 왜 아름다운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학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은 그런 면에서 작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2016년 발표한 ‘코너스톤 1-532’를 비롯해 ‘57130 NY 콘도미니엄’, 패션 브랜드 ‘단Dan’ 사옥 등 전작의 매스 디자인은 알게 모르게 눈으로 계속 좇고 있던 황금비의 결과다. 이성적으로 해석한 환경 조건을 디자인 단계에서 논리적인 아름다움으로 드러내는 식이다. 그렇기에 세심한 관찰을 통한 대상 간의 관계 설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디자인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김이홍은 감각을 곤두세우고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다. 클라이언트와의 대화, 점심시간에 걸었던 길, 가로수의 나뭇잎이나 꽃 한 송이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고자 한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클라이언트와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전체 타임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죠. 그리고 키워드를 뽑아내듯이 프로젝트의 큰 프레임을 정하고 설계를 진행해요. 개인적으로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느끼려고 노력해요. 그날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뻔한 것도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거든요.” 김이홍은 인터뷰 내내 어느 하나 뻔뻔스럽게 ‘제가 참 잘합니다’ 하며 으쓱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경험이 쌓일수록 조심스러워진다며 멋쩍게 웃었다. 다만 그는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도전하겠다고 말했고, 힘들다면서도 앞으로 더욱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미스 반데어로에의 명언 중에 ‘흥미롭기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깊이감이 느껴지는 좋은 작품을 꿈꿔요. 단번에 속을 알 수 있는 껍질이 아니라 보면 볼수록 새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예민한 감성과 논리적 사고로 무장한 김이홍 아키텍츠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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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윤솔희 프리랜스 기자 담당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