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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의식 있는 소비를 위한 지속 가능함, 아르텍 매니징 디렉터 마린 괴블


인물 사진 이기태 기자


로프 체어. ©Studio Bouroullec_Copyright exploitation rights with Artek


독일 퀼른국제가구박람회imm cologne 2020에서 선보인 아르텍 부스 디자인. ©Artek photo by Eduardo Perez
핀란드의 국보로 불리는 가구 브랜드 아르텍Artek은 디자인과 예술, 건축을 통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꿔보자는 미션으로 시작되었다. 2020년 새로운 테마로 ‘의식 있는 소비Conscious Consumption’를 내세운 것 역시 브랜드의 자연스러운 행보다. 1935년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바 알토가 설립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사랑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한국을 방문한 매니징 디렉터 마린 괴블Marianne Goebl에게 직접 들어봤다.

2020년의 테마를 ‘의식 있는 소비’로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요즘 소비자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신념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길 바란다. 가구를 예로 들자면 이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 사람이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사실 아르텍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니즈에 부합하는 활동을 해왔다. 2009년부터는 ‘BUY NOW KEEP FOREVER’라는 문구가 적힌 패키지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목소리를 좀 더 분명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아르텍의 어떤 점이 의식 있는 소비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나?
지속 가능함이다. 아르텍의 클래식 제품들은 꽤 오래전에 디자인했지만, 오늘날 봐도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 핀란드 내의 공장에서 자작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핀란드산 나무로 제작하는 공정 역시 투명하다. 내구성이 좋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질리거나 쓸모가 없어질 경우엔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변형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식탁의 다리 부분만 분리해서 절단하면 커피 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고, 스툴에는 얼마든지 다른 색을 입혀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쉽게 유지하고 고칠 수 있으며, 또 쉽게 기능과 목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물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미적으로도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한 가지 아르텍의 중요한 테마는 ‘예술과 기술의 조화’이다. 우리 이름 옆에 ‘Art & Technology since 1935’라고 적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새롭게 출시한 로프 체어Rope Chair 역시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 중요했을 것 같다.
로낭 & 에르완 부룰레크Ronan & Erwan Bouroullec가 디자인한 것으로 우리는 정말 단순하고 쉬우며 숨겨진 부분이 하나도 없는 명확한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또 기존에는 가구에 접목하지 않았던 소재인 로프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사실 로프 체어는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밧줄을 의자에 어떻게 고정하느냐가 관건으로 접착제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튜브 한쪽에 플라스틱으로 홈을 만들어서 마치 소켓에 전구를 끼우듯 밧줄을 끼웠다. 의자에 사용한 밧줄은 하나로 전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의 하중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며 예상치 못한 편안함을 준다.

부룰레크 형제와 함께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르텍은 협업 디자이너를 어떻게 선정하는지 궁금하다.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다. 오랫동안 지켜봐야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 우리와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말부터 함께한 부룰레크 형제는 아르텍의 모토라 할 수 있는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또한 이들은 여러 가지 제품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도 뛰어난데 이는 알바 알토가 L자 다리를 표준화해 다양한 가구에 적용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처럼 하나의 구성 원칙을 세우는 작업 방식이 바로 아르텍의 디자인 DNA라 할 수 있다.

아르텍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처음부터 상업적 목적이 없었고, 마케팅이나 브랜딩에 치중하기보다는 문화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으로, 1933년에 출시한 스툴 60이 그 정신을 잘 보여준다. 이 스툴은 의자뿐 아니라 때로는 테이블, 장식용으로 쓰이고 또 때로는 높은 곳의 무언가를 꺼내거나 고치기 위해 밟고 올라서는 도구 역할을 한다. 앞뒤 정해진 방향이 없고 심플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어느 공간에 두어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단순한 겉모습과 달리 하나의 스툴을 만들기 위해선 50가지 과정을 거쳐야 할 만큼 굉장한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8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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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유다미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