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인스타그램에서 튀어나온 크리에이터 루카 마스트로이아니 Luca Mastroianni
‘디지털 네이티브’는 Z세대를 이르는 또 다른 수식어다. 날 때부터 인터넷이 현실의 일부였고, 말이 막 트일 즈음 아이폰이 등장했으며, 소셜 미디어로 사회성을 터득한 세대. 그뿐인가, 이들에게 포토샵과 필터 구사 능력은 너무나 당연히 장착해야 할 기본기다. 올해 20살이 된 벨기에 크리에이터 루카 마스트로이아니는 이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10대 때 이미 스트리트 패셔니스타로 인스타그램에서 이름을 알리더니 차츰 독창적이다 못해 기묘하기까지 한 그래픽 아트워크로 명성을 얻었다. 그로테스크한 그의 스타일은 여느 인플루언서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지난해에는 젠틀몬스터의 키즈 컬렉션 화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으며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파리 랭산에서 선보인 사진 연작 일부. 

2000년생. 브뤼셀 출신의 그래픽 아티스트 겸 포토그래퍼.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주말에는 리테일 매장에서 근무하며 독학으로 패션을 익혔다. 현재 대학은 그만둔 상태다. 2019년 젠틀몬스터 키즈 컬렉션 화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데 이어 그해 9월 파리의 럭셔리 콘셉트 스토어 랭산Linsane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인스타그램은 2020년 주목해야 할 글로벌 신진 크리에이터 20인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loucamastro

기묘하면서 매력적인 그래픽 아트워크로 주목받았다. 이런 스타일을 시도한 계기가 있었나?
나도 처음에는 패션을 좋아하는 보통 사람들이 그러하듯 착장 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정도였다. 그런데 한번 포토샵으로 배경 이미지를 만들어보니 더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보이더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브뤼셀의 한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익히기 시작하던 때였다. 별도의 소품을 준비하지 않아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실험하면서 시각적 콘셉트를 발전시키려고 한다.

현재도 학교를 다니고 있나?
아니다. 작년에 그래픽 디자인 학교를 그만두었다. 지금 하는 일에 시간을 더 쏟고 싶었다. 그리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지 않아서 계속 더 다녀봤자 시간 낭비일 것 같더라. 졸업장은 못 받지만 예술계, 특히 그래픽 디자인계에서는 졸업장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재능과 포트폴리오가 진짜 나의 졸업장이다.

자기 자신을 아트워크 소재로 삼는 것도 흥미롭다.
나 자신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다른 인플루언서들이 착장 샷을 찍어 올리는 것과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과 다른 나만의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얼핏 닉 나이트의 몽환적인 사진이나 러시아의 미디어 아트 그룹 AES+F의 작품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내 작업에서 그런 작가들이 떠오른다면 엄청난 영광이다. 매우 존경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의 작품도 물론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과 비슷한 작업을 하려고 의식하거나 노력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런 환상적인 세계에 절로 마음이 끌린다. 이건 감성의 문제라서 왜 그런 것을 좋아하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 나는 다양한 종류의 예술을 좋아한다.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미니멀한 작품도 무척 좋아한다.






루카 마스트로이아니의 개인 작업. 〈보그 이탈리아〉는 그를 ‘디지털 오트 쿠튀르를 만드는 예술가’라고 소개했다.
평소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
미술과 패션에 관한 책, 잡지를 많이 본다. 스타일이나 시대를 불문하고 일러스트레이션과 회화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는다. 내 사진이 초현실적인 회화처럼 보이는 게 좋다. 그 밖에도 기이한 것, 복고적 미래주의, 자연, 초현실주의, 종교적 심상, 공상을 좋아한다. 내 그래픽 안에는 이 모든 것이 뒤섞여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영향을 주는 브랜드나 크리에이터를 꼽자면?
티에리 뮈글러. 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그를 동경했고 여전히 그의 디자인과 쇼에 굉장한 흥미를 느낀다. 장폴 고티에와 존 갈리아노의 팬이기도 하다. 사진에서는 피에르와 쥘Pierre et Gilles, 데이비드 라샤펠 같은 작가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는다. 특히 이들이 사진 속에서 구현해내는 판타지가 내 작업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젠틀몬스터의 키즈 화보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되며 화제가 됐다. 어떻게 협업하게 됐나?
젠틀몬스터 제품을 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로 젠틀몬스터가 나를 주시하다가 첫 키즈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제안했다. 솔직히 무척 놀라웠다.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19살짜리 어린 아티스트였으니까. 나를 믿어준 것에 대해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본의 어린이 패셔니스타 코코 프린세스와 나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대가 함께한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이후로도 젠틀몬스터와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나?
캠페인 이후 젠틀몬스터와 두 번 정도 더 함께 일했다. 매장 설치물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지금은 한국의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에 걸 초대형 아트월을 작업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본 작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실 이 외에도 여러 브랜드와 잡지에서 프로젝트를 제안했지만 그때는 학업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했다. 이제 학교도 그만뒀으니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지난 9월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파리의 콘셉트 스토어 랭산L’Insane에서 진행했다. 젠더리스한 셀렉션을 강조한 콘셉트 스토어다. 나는 그들을 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히에로니뮈스 보스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에서 영감을 받은 사진 시리즈를 만들었다.

당신을 비롯한 Z세대에게 인스타그램의 의미가 궁금하다.
인스타그램은 우리 세대, 특히 젊은 아티스트에게 매우 중요하다. 단 몇 번의 탭으로 우리의 작품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으니까. 이 플랫폼은 많은 기회를 선사한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만약 어느 날 인스타그램이 사라져버린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루카 마스트로이아니는 일본의 코코 프린세스를 모델로 기성세대와 다른 꿈을 꾸는 아이들의 모습을 연출했다.


젠틀몬스터 신사 플래그십을 위해 최근 루카 마스트로이아니가 작업한 월 그래픽. 가로 11m, 세로 2m에 이르는 대형 작품이다.
크리에이터로서 당신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새로움. 이전의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하지만, 내가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 그 안에 패션을 담는 방식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작업을 처음 본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하고.

평소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글쎄, 친구마다 다르지만 거의 사는 이야기, 고민거리, 작업 근황 등을 이야기한다. 늘 굉장히 흥미진진한 대화를 나누는 건 아니다.(웃음)

자신의 세대 외에 궁금한 세대가 있는지?
솔직히 다른 세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지금까지는 우리 세대가 최고이고, 다음 세대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싶다. 무엇보다 지금 젊은 세대는 젠더, 환경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전의 그 어떤 세대보다 열린 마음을 지녔다고 자부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먼 부분도 있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전 세대와 당신의 세대를 비교하자면?
기성세대는 우리만큼 위험을 감수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학교를 그만두고 일찌감치 예술을 선택한 나와 달리 우리 부모님은 매우 일반적인 삶의 코스를 밟았다. 그분들 세대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을 갖고 과감히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일을 성취하는 방식이자 우리 세대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현재, 미래 중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현재. 미래를 생각하면 너무 불안해지니까. 물론 내가 현재 취하는 모든 행동이 결국 더 나은 미래를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이지만. 물론 실수도 더러 하지만 그 실수를 통해 배울 것이다. 미래가 극도로 불투명한 요즘 시대에는 현재가 가장 소중하다고 본다.

창작자로서 당신의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궁극적으로 유명하고 인정받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세상이 내 작품을 알아봐주는 것은 창작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명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 인정받을 때까지 계속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유명한 패션 브랜드, 잡지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다른 작가들과도 작업하고 싶다. 나는 늘 패션을 사랑해왔기 때문에 패션계에서 성공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Share +
바이라인 : 글 최명환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