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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인 창업가의 성공 법칙 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
지난 6월 아이디어스는 3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 글로벌브레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추가 투자를 한 것으로, 이로써 누적 투자금은 총 510억 원이 되었다. 2012년 김동환 대표가 백패커를 설립하며 기획한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 작품을 사고파는 마켓 플랫폼이다. 투자자는 물론 주변 모두가 승산이 없다며 말렸지만 2014년 서비스 론칭 이후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누적 거래액 2000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일 거래액 10억 원을 돌파한 데에 이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지원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두가 최저가, 빠른 배송을 말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가치 있는 소비 시장을 만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동환 대표가 아이디어스의 미션을 ‘핸드메이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이유다.

④성공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가치 있는 소비 시장이 만든다



김동환 1982년생.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인사이트미디어에서 근무했으며 2012년 자본금 100만 원으로 백패커를 설립했다. 2014년 아이디어스 서비스를 론칭하고 2019년에는 레드헤링 아시아 100대 기업에 선정됐으며 구글 플레이 2019 올해를 빛낸 앱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백패커
기업 형태 중소기업(벤처기업 인증)
대표 서비스 핸드메이드 마켓
플랫폼 아이디어스
설립 연도 2012년
직원 수 120명(2019년 8월 기준)
거래액 1100억 원(2019년)
웹사이트 idus.com

도예가인 사촌 동생과 지내면서 아이디어스 모델을 구상했다고 들었다.
동생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없다는 데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서 핸드메이드 마켓 플랫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처음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땐 일부러 주변에 말을 안 했다. 나는 경험을 통해 안 것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절대 생각할 수 없을 거라 착각하고 누군가 이 아이디어를 가로챌까 봐 혼자 노심초사했던 거다.(웃음) 그런데 웬걸, 투자를 받기 위해 사업 계획서를 쓰려고 보니까 미국의 엣시Etsy를 비롯해 이미 너무 많은 사례가 있었다. 아이디어는 공공재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만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기발한 생각을 할 순 없다. 그때부터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사업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아예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창업하고 2년 만에 처음으로 당시 프라이머의 파트너였던 권도균, 장병규, 이기하 대표에게 각각 10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최저가’, ‘빠른 배송’이 중요한 화두다.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일일이 손으로 만들다 보면 최저가, 빠른 배송 모두 불가능하지 않겠나. 한마디로 아이디어스가 추구하는 가치가 이커머스 트렌드와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핸드메이드 마켓 플레이스가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가 궁금하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어중간하게 있는 것들은 없어지고. 예를 들어 최첨단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한편, 아날로그 역시 ‘레트로’, ‘뉴트로’ 같은 열풍을 만들어내지 않나. 사람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것의 가치 또한 많은 소비자가 알아줄 거라고, 언젠가는 이 시장이 형성될 테니 준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한 거다.

핸드메이드, 수공예의 경우 시장이 작을 것 같은데, 니치 마켓은 성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 않나?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 고급 취향을 위한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경험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공예의 대중화, 핸드메이드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500만 원짜리 도자기를 구매하는 것은 어려우니까 5만 원짜리라도 소비 경험을 통해 그 가치를 느낀다면 단계적인 진입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대중에 가까운 것부터 시작해서 하이엔드 분야까지 넓혀갈 예정이다.

아이디어스에 엔젤 투자를 한 이기하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CEO가 말하길 “초기 창업자들은 무언가를 제안하고 아이디어를 줬을 때, 항상 할 수 없는 핑계를 대기 마련인데 김동환 대표는 어떤 제안이든 그다음 날, 그 주에 완성해 와서 놀랐다”고 하더라.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창업자의 경우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면 외부 조언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나는 이커머스의 경험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무엇을 주장하기보다는 많은 조언을 듣고 최대한 그것을 학습하려고 했다. 물론 확신을 가져야 하는 부분도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아니라고 해도 창업자에게는 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근거, 리서치와 시장 분석 등을 통해 그 확신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스는 현재 핸드메이드 마켓 플랫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2016년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하며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능성을 증명하자 하나둘 비슷한 콘셉트의 플랫폼이 생겨났지만 모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시장을 선점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것이 주효했지만 최고의 비결은 ‘작가 친화적’ 운영 방식에 있다. 핸드메이드 작품은 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작가들이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판매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곳을 선택할까? 자신을 단순한 판매자가 아닌 ‘작가’로 대우하고, 자신이 만든 물건을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평가해주는 곳, 판매가 잘되는 것은 물론 소속되었을 때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곳이다. 현재(7월 8일 기준) 아이디어스의 입점 작가는 1만 8220명, 판매 중인 작품 수는 25만 개에 달한다.


아이디어스에서는 판매자를 ‘작가’, 상품을 ‘작품’으로 명칭을 통일해서 사용한다고 들었다.
작가와 작품이 충분히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2017년부터 ‘핸드메이드 어워드’를 개최하고, 작가들의 성공 사례를 모아 단행본 〈누구 좋으라고 남의 회사를 다녔지?〉를 출간한 것 모두 그 일환이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누구나 핸드메이드 작가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약 2만 명의 작가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작가 지원 활동을 많이 한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작가들을 초대해서 판매부터 교육, 세무에 관한 교육을 했다. 사내 스튜디오에서는 제품 촬영을 무료로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로고나 패키지 디자인도 아이디어스 내부 디자인 팀에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원부자재는 직접 해외에서 수입해 최저가로 판매하는데 이를 위해 일산에 400평(약 1300m2) 규모의 물류 창고까지 지었다. 이 외에 건강검진, 심리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모두 아이디어스 작가들이 작품 제작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작가들의 복지까지 생각해주는 환경이 아이디어스 플랫폼의 성공 비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수수료 역시 중요한 이슈일 텐데.
멤버십 작가의 경우 월 5만 원의 고정 비용을 지불하면 15%를, 일반 작가의 경우는 22%를 수수료로 받는다. 일반 버티컬 마켓vertical market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물론 오픈 마켓의 경우 10% 내외의 수수료를 받지만, 등록된 상품 수가 워낙 많다 보니 판매를 위해선 수수료보다 비싼 광고비를 지출해야 한다. 반면 우리 같은 버티컬 마켓에서는 판매가 이루어져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팔릴 수 있게 만든다. 오픈 마켓과 버티컬 마켓은 수익 구조가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작품은 무엇인가? 작가들의 월 수익도 궁금하다.
주 이용자가 20대부터 30대 초반의 여성인 만큼 액세서리 쪽이 가장 우세하다. 전체 주문 건을 100으로 봤을 때 귀걸이, 반지, 목걸이 등 액세서리가 25%, 디저트 등 수제 먹거리가 2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골고루 분포한다. 월평균 매출의 경우 상위 10%가 1300만 원 정도이고, 최상위는 3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이디어스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들었다.
핸드메이드 소비문화를 만드는 데는 비용과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핸드메이드 시장이 아주 핫해서 그걸 보고 뛰어든 게 아니니까. 아이디어스가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시장 규모가 형성되는 거고, 핸드메이드 작가라는 직업적 가치도 만들어지는 거다. 그만큼 투자를 해야 한다. 모두가 빠른 배송, 최저가를 말하는 이커머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말하고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

당장의 성과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할 텐데, 투자자들의 압박은 없었나?
그동안 숫자로 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해왔으니까 추가 투자까지 이어진 거다. 물론 당장 판매 수수료를 높이면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우리의 비전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결과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설득을 했다. 그리고 모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처음부터 향후 10년을 생각하고 시작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아직은 한 명이라도 더 핸드메이드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적 거래액
핸드메이드를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스에서는 다양한 오프라인 접점을 마련했다. 실제로 작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아이디어스 스토어 1, 2호점을 오픈하고 홍대에서는 메뉴와 음료까지 모두 아이디어스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한 ‘아이디어스 테이블 – 다이닝 펍’을 운영한다. 판매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일종의 쇼케이스 역할을 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직접 핸드메이드 문화를 접해보라는 의도다. 수공예 공유 공방 아이디어스 크래프트랩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금손클래스를 운영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는 핸드메이드, 수공예품이 익숙하지 않고 무엇보다 규격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의심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매년 거래액이 2배 증가하고 재구매율이 80%에 달한다고 들었다. 확실히 아이디어스의 바람대로 핸드메이드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아이디어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대량생산의 시대가 끝난 거다. 물건이 차고 넘쳐나는 시대에는 특별한 가치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적 정신과 맞는 아이템을 비즈니스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 유효했다.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유니크함, 그 특별함을 경험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오랜 제작 기간을 감수하며 기다린다. 수제 먹거리의 경우 한 달 전부터 예약하기도 한다.

성공적인 판매를 위해서는 대중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할 텐데,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할 것 같다.
빅데이터를 통해선 사용자만 알 수 있을 뿐 대중은 결코 알 수 없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추천 알고리즘이 있고 이를 고도화하고 분석해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빅데이터는 결국 사람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반영한다. 예측은 또 다른 영역으로, 결코 쉽지 않다. 예전에는 이게 잘 팔릴 것 같았는데 하나도 안 팔린 경우도 있고, 과연 이걸 누가 살까 싶었는데 진짜 많이 팔린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함부로 예측하지 않는다.

몇 달 전에는 텀블벅을 인수하면서 화제가 됐다. 디자인계에선 텀블벅이 산업의 유통 구조를 변화시킨 주요 플랫폼이기 때문에 아이디어스의 선택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텀블벅은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만큼 새로운 프로젝트 론칭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 판매가 불가능하다. 이럴 때 아이디어스라는 안정적인 판매 채널이 있다면 보완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하는 작가의 경우, 새롭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텀블벅을 통해 후원받을 수 있고. 이런 식으로 서로 왔다 갔다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어느 회사든 위기는 찾아온다. 아이디어스 역시 2017년 성장의 정체기를 겪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5~6명의 소수 인원으로 일할 땐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10명 이상 인원이 함께 일하게 되는 경우 각각 일하는 방식,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런 데서 오는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일의 스킬은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만 하면 어느 정도 향상될 수 있지만, 일을 하는 방식이랄지 문화적 적합성은 그게 아니더라. 그래서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명문화하고 구성원 역시 그에 맞는 성향의 사람으로 뽑고 있다. 예를 들면 아이디어스에선 각 부서의 성과,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모두가 하나의 팀이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One Team - #우리는 한 팀입니다’와 같은 컬처 핏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한 칭찬과 포상을 한다.

가장 최근의 인사라면 정보람 전 쿠팡 대표이사를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로 영입한 것일 텐데 이 역시 무척 화제였다.
국내 이커머스계에서 영입할 수 있는 최고 인력이 아닐까 싶다.(웃음) 지금까지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새로운 무엇을 론칭하는 데에 급급했다면 이제는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프로덕트를 고도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창업가지만 나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언제나 나보다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을 많이 영입하고 이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려고 한다.

모두가 망한다고 했지만 5년간 100배 성장을 했다. 아이디어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결국엔 아이디어스라는 플랫폼에 좋은 작가가 있으니까 소비자도 우리를 찾는 거다. 작가들 역시 비슷한 콘셉트의 신규 서비스가 생겨도 결국엔 우리를 찾는다. 비즈니스 모델로서 콘셉트나 형식은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와 작품을 존중하는 문화적인 면은 그렇지 않다. 당장의 이익을 내기보다는 가치 있는 소비 시장을 만든 것, 작가가 부자가 돼야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서로가 맞물리는 생태계 시스템을 만든 것이 유효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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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