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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인 창업가의 성공 법칙 손창현 오티디코퍼레이션 대표
2014년 ‘유휴 공간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오게 만들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한 오티디코퍼레이션은 창업 6년 만에 계열사 7개, 운영 매장만 56개를 둔 공간 기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회사로 성장했다. ‘셀렉트 다이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오버더디쉬를 시작으로 다양한 F&B 브랜드를 론칭하고 2018년에는 아크앤북 서점을 여는 한편 띵굴시장을 인수, 자회사 브랜드로 키워가며 쉴 새 없이 달려온 결과다. 공간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알아보는 눈과 트렌드는 물론 부동산의 변화까지 읽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능력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손창현 오티디코퍼레이션 대표가 ‘빠르게 실행하고, 빨리 실패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⑧실패를 극복하려면 더 큰 일을 벌여라


손창현 1977년생.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건축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6년 딜로이트안진 안진회계법인 부동산그룹 재무 자문, 2007년 애경그룹 산하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부동산운영팀에서 근무했으며 삼성물산 개발사업부를 거쳐 2014년 오티디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

오티디코퍼레이션
기업 형태 중소기업(벤처기업 인증)
대표 브랜드 성수연방, 작당, 아크앤북, 띵굴마켓, 파워플랜트, 마켓로거스, 오버더디쉬, 동네빠앙집 등
설립 연도 2014년
직원 수 120명(2020년 8월 기준)
매출 342억 원(2019년 12월 기준)
웹사이트 otdcorp.co.kr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기술보증기금에서 선정한 ‘예비 유니콘’에 뽑혔다. 그런데 창업 당시엔 ‘벤처 확인’조차 받지 못했다고.
우선 통계청 산업 분류에 오티디코퍼레이션에 맞는 항목이 없었다. 회계상 항목 처리로 보자면 우리 회사는 부동산업 아니면 요식업에 해당되는데, 이 두 가지가 벤처기업으로 인정되지 않는 대표 부문이다. 부동산, 한 마디로 임대업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영역이고 요식업은 워낙 자영업자들이 많이 하는 사업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까. 초창기에는 아무도 투자를 하지 않아서 그야말로 ‘퓨어’하게 시작했다.(웃음)

건축을 전공하고 디벨로퍼developer로 일하다가 2014년 오티디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처음부터 창업의 꿈을 갖고 있었나?
대학원 재학 시절 운이 좋게 미국 설계 사무소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건축가의 모습은 디벨로퍼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부동산 재무 자문을 하다가 애경그룹 산하의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에서 상업 시설 개발팀장으로 일했다. 그때 AK플라자 수원점에 크라제 버거, 스무드킹 같은 F&B 브랜드와 SPA 브랜드를 입점시키면서 나름 선방했다. 럭셔리 브랜드는 유치가 힘들기도 하고 현대, 신세계, 롯데 같은 대형 유통 기업의 벽을 넘을 수 없으니까 니치 마켓을 찾아 공간을 기획한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후 공간을 기획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큰 경쟁력임을 깨닫고 직접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 탄생한 것이 건대 스타시티의 오버더디쉬다. ‘셀렉트 다이닝’이라는 개념도 직접 만들었다고.
다양한 맛집을 한군데 모은 편집숍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셀렉트 다이닝’이 일반명사처럼 쓰이는데 실은 우리가 만든 용어다. 그만큼 사람들이 필요로 했던 개념이 아닌가 싶다. 점심시간에 나와 취향이 다른 동료와 함께 편안하게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가 바로 오버더디쉬의 지향점이다. 개인적으로 직장 생활을 할 때 두 가지 바람이 있었는데, 하나는 회사를 그만두는 것, 나머지 하나가 ‘점심 메뉴를 걱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창업과 함께 모두 이룬 셈이다.

이후 D타워의 파워플랜트, 여의도 SK증권빌딩의 디스트릭트 Y까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사람들이 성공한 프로젝트만 기억해서 그렇지 실패한 경험도 많다. 그런데 나는 실패를 해도 멈추지 않는다.(웃음) 절박함이 다음의 성공을 이끌어낸다고 할까. 오히려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바로 다음에 더 크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D타워의 파워플랜트 역시 오버더디쉬 홍대점 실패 후에 시작한 거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버텼다. 창업 초기에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데, 바퀴벌레 같은 근성으로 살아남으면 결국 기회는 온다.(웃음)

실패 경험담을 이렇게 밝고 긍정적으로 얘기할 줄은 몰랐다. 말이 나온 김에 대표적인 실패 사례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1년 전 띵굴 온라인 마켓으로 새벽 배송을 시도했는데 그야말로 망했다. 어떻게 보면 마켓컬리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띵굴시장의 특징을 너무 강조하려고 하면 아이디어스 같기도 한, 특색이 없는 콘셉트였다. 여기에 방만한 운영 역시 문제였다. 이후 1년 동안 리뉴얼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지난 8월 1일 ‘띵굴 푸드 마켓’을 새롭게 론칭했다. 한마디로 ‘시장을 모은 시장’이 콘셉트인데 마장축산물시장의 고기, 가락농산물시장의 과일, 노량진수산시장의 생선 등을 새벽에 묶음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새벽 배송을 하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작은 브랜드를 엮어서 소비자와 만나게 해주는 게 핵심으로 나중에는 지방의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물류 센터를 짓고 유지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작고 심플한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이 역시 처절한 실패를 맛본 뒤에 도전하는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지금 무척 절박한 심정이다.(웃음)


오티디코퍼레이션은 오버더디쉬를 비롯해 마켓로거스, 어반스커트, 파워플랜트 등 셀렉트 다이닝 콘셉트의 브랜드를 상업 시설과 오피스 상권에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디스트릭트 C, Y, M 역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콘텐츠화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기획한 경우다. 덕분에 직장인 몇몇만 오갈 뿐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던 오피스 빌딩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손창현 대표는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일종의 진화한 푸트 코트 형태를 만드는 회사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돈을 잘 벌고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늘 새롭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크리에이티브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책을 매개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큐레이팅하는 아크앤북과, 다양한 스몰 브랜드를 모아 상생을 도모한 성수연방이 탄생한 배경이다.


오티디코퍼레이션이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는 상생, 재생이 늘 키워드로 자리한다.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는 건가?
애초부터 상생을 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겠다고 생각해 벌인 일은 아니다. 워낙 부족한 점이 많다 보니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 나 혼자 모든 걸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최고로 잘하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잘하는 사람만 모아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성수연방이 바로 그런 케이스인 것 같다. 스몰 브랜드를 위한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돕는 시스템을 제안하는, 일종의 상생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제 스몰 브랜드가 빅 브랜드를 이기는 시대가 왔다. 모두가 아는 빅 브랜드보다 나만 아는 스몰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이 남과 다르고 싶고, 좋은 취향으로 선망받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경제적 풍요로 물질에 대한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는 시대에는 필요가 아닌 욕망에 의한 소비를 한다. 결국 개성과 차이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나 역시 우리 구성원들에게 광범위한 소비층을 아우르는 적당한 무드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마니아가 모이고 팬덤이 형성되는 극단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 요즘 사랑받는 브랜드들의 특징이다.

아크앤북 역시 오티디코퍼레이션의 대표 브랜드다. 2018년 1호점 론칭 후 벌써 10호점까지 열었는데, 서점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아크앤북에서는 대형 서점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다양한 주제의 책을 큐레이션해 선보인다. 콘텐츠의 본질에 집중하는 독립 서점의 감성을 갖되 대형 서점처럼 편안하게 책을 고르고 볼 수 있는 모델이 내가 만들고 싶은 서점이었다. 또 한 가지,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봤을 때도 버려진 공간에 사람이 오게 만들려면 F&B 브랜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며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엔 책을 구입하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서 볼 수 있게 한다는 콘셉트 때문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는데, 오염된 책은 우리가 구매한다. 손해도 많이 봤지만 지금은 다행히 ‘돈을 버는 서점’이 되었다.

아크앤북 9호점이 있는 몬드리안호텔 지하 공간도 오티디코퍼레이션이 맡아서 기획했다고 들었다. 여느 호텔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사실 호텔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곳은 아니지 않나.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접근하려면 힘을 많이 빼야 했다. 아크앤북은 물론 태극당부터 띵굴스토어와 띵굴마켓, 패션 브랜드 키크Keek, 미용실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담아냄으로써 굳이 숙박하지 않아도 찾아갈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수영을 하고 내려와서 책도 보고, 머리도 하고, 과일도 사고 하는 그런 호텔을 그린 거다. 기존 건물을 리뉴얼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층고가 낮고 기둥이 많은 단점이 있었지만 오픈형 콘셉트로 이를 상쇄했고, 디자인 언어를 통일시킴으로써 다양한 카테고리 브랜드를 이질감 없이 묶었다.

호텔뿐 아니라 신세계, 롯데 같은 대기업에서도 오티디코퍼레이션에 공간 기획을 의뢰한다. 비결이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그들이 운영하는 공간을 돈 버는 곳, 소비자가 필요한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그 무엇보다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한 시대다. 1980~1990년대만 하더라도 소득에 따라 백화점, 마트, 시장에 가는 사람들의 계층이 나뉘었지만 지금은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긴다.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려면 공을 들여 기획하고 감도 높은 디자인으로 섬세하게 셀렉트한 좋은 브랜드가 필요하다. 감각적이고 멋진 공간에서 수익도 내야 하는데, 바로 이걸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잘한다.(웃음)


지난해 오티디코퍼레이션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이 선정한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대상에 뽑혔다. UTC인베스트먼트와 DS자산운용을 비롯해 다양한 VC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총 700억 원. ICT 산업이 아닌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공간 플랫폼이 이렇게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었다는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손창현 대표는 “오티디코퍼레이션의 고용 유발 효과는 대기업의 1.5배 수준”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잘돼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오티디코퍼레이션에는 상생하는 스몰 브랜드, 즉 자영업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온라인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가상 세계에 몰두할 때 오티디코퍼레이션은 실제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게 만드는 일을 한다. 그것도 꽤나 큰 규모로 말이다.


코로나19로 많은 공간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티디코퍼레이션 역시 타격이 컸을 것 같은데.
매출이 많이 떨어지긴 했다. 지금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래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상 세계에서는 미리 계획하고 설정한 경험만 할 수 있지만 현실에선 우연히 의도하지 않은 무엇을 경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무한한 가능성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 다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간의 형태나 경험의 방식은 달라질 것 같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도심에 있는 거대한 건물 안에 여러 브랜드가 밀집한 쇼핑몰 형태가 인기였다면, 지금은 한적한 곳에 덩그러니 하나 있는 음식점에 대한 수요가 더 높은 것처럼 말이다. 심리적으로 사람이 많고 부대끼는 공간에 대한 저항은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자연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자 하는 니즈는 커졌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숲속에 타운 형태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아직 정식 명칭은 없지만 ‘아크앤포레스트’로 부르고 있다.

현재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슈가 있다면?
도시 재생이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기 중 하나가 바로 지방 도시의 몰락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졌지만 오히려 이러한 사태가 지방 도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 정부 사업을 보면 하드웨어에만 의존할 뿐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이에 정부 정책에 의견을 더할 수 있는 싱크탱크 집단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는데 아직은 초기 단계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콘텐츠와 스토리이기 때문에 정교한 기획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하고 정책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었다. 오티디코퍼레이션이 그 물꼬를 터서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싶다.

회사 자체가 빠른 성장을 하고 워낙 다양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조직 관리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티디코퍼레이션만의 특별한 조직 문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보통 회사는 브랜드별로 조직을 구성하지만 우리 회사에선 아크앤북만 그렇게 운영한다. 나머지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부서와 기존 사업을 유지· 관리하는 부서, 그리고 이 모두를 지원하는 부서까지 크게 3개로 나눠 일한다. 워낙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프로젝트와 브랜드는 늘어나는데 이 모두를 잘 운영, 유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이렇게 조직을 나누었다. 한 가지 자랑할 만한 건, 구성원 대부분이 ‘우리 회사는 성장하고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내 설문 조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인데, 지금까지 함께 해온 수많은 프로젝트가 내부 구성원에게도 큰 자부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현재 코로나19로 전체 인력도 많이 줄고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빨리 도전하고 또 빨리 실패하면 더 큰 성공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적당


파워플랜트 D타워


아크앤북 수지


띵굴스토어 성수


성수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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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