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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21 월간 <디자인>이 주목한 디자이너 14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



2016년 11월에 결성한 창작 집단.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가구 및 오브제, 브랜드 기획 및 컨설팅, 아트 디렉션과 VMD 등 다방면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동일 대표는 ‘르동일 워크숍’이라는 자체 프로젝트를 겸하고 있다. 앤더슨벨 플래그십 스토어, N/A, 테르트르, 모노하 성수와 슈퍼말차 성수점 등을 디자인했고 카페 yyyyynnn을 자체 기획·운영 중이다. 컨템퍼러리 스타일링 서비스를 표방하는 자체 브랜드 사이트 USS 론칭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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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설립 만 4년을 갓 넘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이하 언라벨)은 최근 인테리어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만 해도 앤더슨벨 플래그십 스토어, 모노하 성수, 카페 ‘테르트르’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거푸 선보이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재미있는 것은 언라벨의 핵심 멤버 중 소위 ‘정통파’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 이동일 대표가 공간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학업을 끝까지 마치지 않았고, 또 다른 주축인 이진경 실장 역시 공간이 아닌 광고를 공부했다(초창기 멤버 중 유일하게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학위를 딴 한성훈 실장은 현재 인테리어 실무가 아닌 언라벨 전속 포토그래퍼로 활동한다). 마음 맞는 세 친구가 모여 그저 작업이 좋아 이런저런 3D 렌더링 작업을 해본 것이 언라벨의 시작이었다.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부딪치며 경험을 쌓아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FM이 아니기에 오히려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이들은 미리 정해놓은 콘셉트에 갇히기보다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사고의 파편을 모아 일순간에 번뜩이는 공간을 구성하고, 자신들의 동물적인 감각을 신뢰한다. 이 때문일까? 스튜디오 초창기 이들의 진가를 먼저 알아보고 러브콜을 보낸 것은 시대를 앞서가야 하는 패션 브랜드들이었다. 이후 갤러리, F&B 매장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는데 언라벨은 그때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해석하며 클라이언트와 자신들의 색깔을 동시에 공간에 부여했다. 언라벨의 독특한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이들이 매번 획기적인 공간을 선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동아리처럼 일하는 조직’으로 정의한다. 프로젝트를 맡은 각 멤버에게 최대한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고, 동료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으며 스스로 성장하게끔 한다. 여기서 디렉터 역할은 지휘자보다 조력자에 가깝다. “오히려 스튜디오 초창기에 규율과 체계를 따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작업의 속성 자체가 그렇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지금의 방식이 확립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20명에 달하는 동료 한 사람 한 사람이 완성도에 대한 강박과 신념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동일 대표는 지난 1년 내내 코로나19 사태로 몸살을 앓았음에도 공간의 의미는 여전히 퇴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브랜드에게 공간은 존재감을 증명하는 과정 같아요.” 아무리 비대면 시대라 해도 가상 공간은 태생적 한계가 있으며 사람들은 만지고 느끼는 경험에 여전히 목말라한다는 것. 같은 맥락에서 삼청동에 문을 연 카페 yyyyynnn은 언라벨의 존재를 증명한다.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서 미처 할 수 없었던 실험을 과감히 시도하는 실험실이자, 자신들의 역량을 클라이언트와 대중에게 직접 노출시킬 수 있는 브랜드 쇼룸인 이곳은 오픈과 함께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언라벨은 현재도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세계관을 확장 중이다. 이동일 대표는 ‘르동일’이라는 이름으로 개인 작품 활동을 병행하는데, 불완전성이 지닌 잠재력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그만의 방식은 언라벨의 아이덴티티와 묘하게 중첩된다. 더 나아가 이들은 올해 자체 제작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를 판매하는 브랜드 웹사이트 USS(United Space of Solution)도 오픈할 계획이다. 생명력과 진화를 주제로 언라벨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보여준다고 하니 2021년 이들을 주목할 이유는 충분하다.



오유경스튜디오의 쇼룸. 최근 삼청동에 문을 연 공간이다. 이동일 대표는 프로젝트 초반, 작은 공간인 만큼 평소 언라벨이 추구하는 예술적 감각을 총동원하려 했으나 결국 콘텐츠가 가장 잘 드러나는 방식의 공간 을 구축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디자인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N/A. 2명의 포토그래퍼가 운영하는 을지로에 위치한 갤러리. 1960년대 건물의 낡은 모습을 고스란히 살려 디자인했다.




앤더슨벨 플래그십 스토어. 앤더슨벨 오피스로 사용하던 공간을 스토어로 확장했다. 오피스 철거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매장 자체를 폐허처럼 꾸몄다.


@official_studiounravel



프리츠 한센의 릴리 체어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브먼트 인 사일런스〉전에서 르동일 워크숍이 선보인 작품. 릴리 체어 형태를 거푸집으로 짜 제작한 뒤 곳곳을 절단해 불완전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는 디자이너의 창작의 고통과 완전함으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모노하 성수. 예술 사조 ‘모노하’의 의미에서 착안해 ‘덩어리의 나열’로 공간을 연출했다.




작가 르동일이 토탈석재와 협업한 〈퓨어 엘레먼트〉전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까르띠에 두바이 매장에 판매되었다. 버려진 돌에 금속을 섞어 완성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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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객원 기자 담당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