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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서울, 디자인을 통한 도시의 미래를 묻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
이제 서울은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시가 됐다. 세계디자인수도(WDC), 유네스코 창의도시 등에 선정되었으며 〈모노클〉 〈보그 브라질〉 등 여러 매체에서도 용광로처럼 꿈틀대는 이 도시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목했다. 하지만 이런 타이틀과 관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더 나은 도시, 진짜 사람을 위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서울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를 만나 디자인을 통한 도시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사 및 동 대학원 산업디자인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UCLA 대학원에서 디자인 석사를 거쳐 IIT 디자인 학교IIT Institute of Design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부터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교수로 지내며 2015 생테티엔 디자인 비엔날레Sain-Etienne Design Biennale 한국관 초청 감독, 서울디자인한마당 총감독(2010), 트리엔날레 디 밀라노Triennalle Di Milano에서 열린 〈바이탈리티: 코리안 영 디자이너Vitality: Korean Young Designers〉전 기획 총괄 및 초청 큐레이터(2011~2012), 광주비엔날레 총감독(2015) 등을 맡았다. 지난 12월 이탈리아로부터 기사(Cavaliere) 작위 및 친선 훈장을 수훈했다.

어느덧 서울디자인재단 출범 11년, DDP가 문을 연 지 6년이 되었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지난 10여 년간 많은 변화를 거쳤습니다. 역대 대표를 기수로 나눈다면, 1기는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 위탁 사업으로 실행하는 역할이었고, 2기는 DDP라는 거대한 물리적 인프라를 준비하고 오픈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었죠. 이후 공간(DDP)을 채울 콘텐츠를 준비해 시범 운영하고, 다양한 일을 도모한 3기를 거쳐 4기에 이르렀습니다. 4기의 대표로서 저는 10년이 된 서울디자인재단의 비전과 정체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비전을 재정립하고 이에 맞는 정체성 있는 사업에 주력하고자 했습니다. 그동안 재단은 서울의 글로벌 디자인 경쟁력 향상 및 디자인 문화 저변 확산을 위해 꾸준하게 달려왔습니다. 저는 2010년 서울디자인한마당 총감독을 맡으며 처음 재단과 연을 맺었는데 당시 행사 주제가 ‘Design for All’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시 기조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이어져 실행되었다고 볼 수 있네요. DDP의 경우, 원점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이곳에서 보여준 것들이 과연 공간의 정체성에 맞는 것인지 다시금 고민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재정립한 비전 ‘서울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선도하는 디자인 기관’에도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있습니다. 재단은 서울시 산하의 어떤 기관보다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집중하고 사업을 해왔습니다. 새롭게 정립한 비전에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좀 더 창의적이고 건강하게 가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런 비전이 디자인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디자인 결과물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소수만 향유할 수 있다면 디자인의 공유 가치가 떨어지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진행하는 중인가요?
대표로 일하면서 집중한 일은 사회 변화에 맞게 도시 디자인을 재정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공공 디자인으로의 영역 확산입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S-돌봄디자인플랫폼 추진단’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SH공사, 서울시사회서비스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이 추진단은 코로나19라는 시의성에 맞춰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 대상의 돌봄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목적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공간 디자인 및 디자인 아이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단순히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고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것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계와 함께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오늘날 공공 영역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디자인은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도시에서 만나고 경험하는 다양한 디자인이 곧 도시의 정체성으로 이어지죠. 디자인이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휴먼 터치가 중요해진 시대이기에 공공 디자인의 영역이 확장되고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이미 오래전 마케팅 관점에서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 주요 용어로 주목받았습니다. 기존 용어가 개인 사용자에게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대중의 사용자, 즉 공공 개념에서 사람 중심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공공 디자인의 사회적 디자인social design으로서의 책임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재단은 사람 중심의 도시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휴먼시티디자인 어워드, 공공 디자인 컨설턴트 사업 등 공공 디자인 영역에서의 디자인 서비스를 실천하고 확산시켰습니다. 재단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전문가와 협력을 통한 상생’, ‘디자인 생태계 발전에 기여’, ‘지속 성장 가능한 사업 집중’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세우고 이에 걸맞은 사업 가이드라인을 발 빠르게 마련 중입니다. 또 코로나19 위기와 별개로 이전부터 디자인 전문 서비스 기관으로서 가속화되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디자인이 도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은 디자인계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서울디자인재단이 두 번째로 집중하는 것이 디자인 산업의 육성, 디자인계의 성장입니다. 재단이 진흥 기관은 아니지만,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결국 디자이너들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DDP 살림터 3층에 준비 중인 유니버설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UDP)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개인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UD홈과 도시 환경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보여주는 UD시티로 이뤄져 있는데, 유니버설 디자인이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한편 디자인 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실험의 장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DDP 디자인 스토어도 좋은 사례입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목적은 결국 디자인 문화의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뉴욕에 가면 MoMA 스토어에 들러 기념품을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DDP 디자인 스토어가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말 그대로 격이 있는 디자인으로 공간을 채워 한국 디자인의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록 올해는 팬데믹으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2020년은 코로나19로 녹록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재단 역시 부침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글쎄요. 저희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사업 전반의 방향성은 이전부터 확고했지만, 사실 방법론에 관해서 기존 관행이 남아 새로운 방식을 수용하지 못했죠. 팬데믹으로 인해 재단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전에는 물리적 공간에서 치르던 이벤트 및 자체 기획 전시를 대거 디지털로 전환한 것입니다. DDP 소장품전 〈행복의 기호: 디자인과 일상의 탄생〉을 시작으로 청년 창작자 양성을 위한 오픈 큐레이팅 〈아파토피아〉와 〈우먼인디자인-더 나은 일상을 향하여〉 등의 전시를 온라인으로 개최할 것입니다. 지난해 4월에는 5편의 DDP 온라인 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2019년 오프라인 전시로 열린 DDP 디자인 페어 역시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하면서 아카이빙 및 DB화에 최적화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최적의 방식을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의 결과로 서울디자인재단은 2020년 서울시 산하기관 중 경영 평가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확실히 이번 서울디자인위크가 그런 전환점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디자인위크는 DDP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습니다. 행사의 온라인화에 대한 논의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변화의 시점이 앞당겨졌습니다. DDP에 올 수 없어도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DDP가 준비한 디자인 콘텐츠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기반 전시 콘텐츠와 매칭 서비스를 통해 디자이너, 소상공인, 대학생, 시민이 협력하는 디자인 플랫폼을 마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1년 서울디자인재단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2021년 서울디자인재단은 정체성을 견고히 하고, 고도의 전문화 사업을 집중 및 선택하며, 글로벌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에 힘쓸 예정입니다. 또 디자인의 가치를 일상생활로 확산시킬 수 있는 교육에도 집중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DDP 디자인 페어, DDP 브랜드 마케팅, 서울디자인위크, DDP 디자인 뮤지엄 전시, 온라인 커머스 등을 통해 DDP 브랜드 온라인 마케팅을 집중적인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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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인터뷰 전은경 편집장 정리 최명환 객원 기자 사진 이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