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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부동산 소유 구조를 재편하는 임팩트 디벨로퍼
#코리빙하우스 #맹그로브 #임팩트디벨로퍼 #주거방식

임팩트 투자회사인 HGI의 부동산 팀에서 시작한 MGRV는 부동산 사업을 스타트업 관점에서 접근한다. 땅이나 건물의 가치를 높인 뒤 거래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기존의 수익 구조가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임팩트 디벨로퍼로 정의하는 만큼 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그 배경 역시 남다르다. 지난해 6월 종로구 숭인동 한적한 주택가에 문을 연 ‘맹그로브’는 사회 초년생을 타깃으로 한 코리빙 하우스로 MGRV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감도 높은 인테리어와 감각적인 브랜딩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미리 예약해 혼자 사용할 수 있는 헬스장과 24시간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내려와 머물 수 있는 코워킹 카페, 서울의 풍경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루프톱 그리고 라이브러리까지 공간 구성 역시 다채롭다. 임대료는 매월 55만~65만 원으로 원룸 시세와 비슷하며 서울 시내 주요 지역과 가까워 출퇴근도 편리하다. 무엇보다 이곳은 포용성, 다양성, 웰빙 같은 주거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삶의 공간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수익과 임팩트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이 바로 MGRV의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조강태 대표를 만나 직접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맹그로브’는 열대 지역에 서식하며 수중에 뿌리가 있는 나무 이름이다. 수상과 육상의 모든 생물과 어울려 사는 이 나무처럼 ‘라이프스타일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이름 지었다. ©KIM JAE HOON
맹그로브
기획 MGRV(대표 조강태)
설계 TRU 건축사사무소(대표 조성익), trugroup.co.kr
공간 디자인 MGRV, TRU 건축사사무소
BI·사이니지 얼스, helloearth.kr
가구 디자인 디자인 비아인키노, 스튜디오 프래그먼트
운영 MGRV
연면적 700.58㎡
규모 지상 6층, 지하 1층
준공 연월 2020년 6월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56-53
웹사이트 mangrove.city


MGRV 조강태 대표


조강태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 이사로 재직하면서 신사업 개발, 기업 인수합병, 사업 전략과 성과 개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16년 HGI에 운영이사로 합류하면서 현재의 공유 주거 사업을 기획하고 개발했다. 2019년 모회사에서 분사하면서 MGRV라는 공유주거 스타트업을 창업해 이끌어나가고 있다.

“문제 해결이 임팩트를 만들어낸다.”

지금은 분사했지만 MGRV는 임팩트 투자회사인 HGI 부동산 팀에서 출발했다. HGI 부동산 팀은 어떤 일을 했는지, 이후 맹그로브를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HGI에 모인 사람들에겐 모두가 기본적으로 공유하는 믿음이 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은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느냐, 이것이 관건인데 현재 온라인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반면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오프라인 공간은 천편일률적으로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던 시절 우연한 기회에 HGI 정경선 의장을 만나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비전과 뜻이 맞아 새롭게 합류해 만든 것이 부동산 팀이다. 오프라인에서 우리가 매일 직면하는 현실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낸다면 나중에 이것이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각각의 프로젝트가 개별적으로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했다.

오프라인 공간 중에서도 사람들이 거주 공간에서 겪는 문제점을 해결한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발견한 것인지 궁금하다.
삶의 단계별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에선 사회 초년생이 되어서야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온전히 성인으로 살아가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삶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무엇보다 도시에서 홀로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또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결혼 후 아이가 생긴 가정의 경우 이를 기점으로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데도 실생활에서 그에 대한 준비나 대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노년기 역시 마찬가지다.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시기와 그 이후의 시기를 나누어 생각해야 하는데 이 같은 관점이 제대로 반영된 공간이 현재로선 부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것, 그래서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MGRV의 목표인데 코리빙 하우스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겠더라.


좁은 공간에 기성 가구를 배치하면 답답할 것을 우려해 수납에 중점을 두고 비아인키노와 직접 1인 가구를 제작했다. ©KIM JAE HOON
결국 맹그로브가 여느 코리빙 하우스와 다른 점은 바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겠다는 목표와 그 접근법이 아닐까 싶다.
맞다. 코리빙을 하나의 트렌드로 보고 신사업 차원에서 기획한다면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자 상징성을 지닌 강남을 택해야 할 텐데 알다시피 강남은 땅값이 비싸다. 결국 월 140만~15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일종의 교류의 장으로써 코리빙 하우스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업을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서 시작했다. 현재 사회 초년생을 타깃으로 하는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가 하이엔드 오피스텔, 두 번째는 원룸, 세 번째는 고시원이다. 첫 번째 시장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고 고시원에는 정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한편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원룸 시장은 정말이지 천편일률적으로 쾌적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을뿐더러 주거라는 기능 외에는 어떤 가치도, 대안도 없다. 사회 초년생에게 훨씬 더 나은 환경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MGRV는 스스로를 ‘임팩트 디벨로퍼’라고 소개한다.
비즈니스가 잘되면 문제 해결 또한 잘 이루어지니까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가치를 더하는 것이 바로 임팩트인 셈이다.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맹그로브 1호점 역시 합리적 주거의 대안일 뿐 아니라 그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본다. 처음 맹그로브를 기획할 때부터 이 안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를 품고 소프트웨어에 더욱 집중한 이유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인생에서 비슷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끼리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때로는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각자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또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도 있다. 결국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삶 역시 많이 알고 접해야 하니까. 바로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강제하지 않는 것이기에, 보다 많은 개개인이 자기답게 산다면 좀 더 포용적인 사회가 될 수 있을 거다. 사회 초년생에게 자기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한 이유다.


1층에 위치한 카페 ‘쏘리 낫 쏘리Sorry Not Sorry’의 사이니지를 비롯해 맹그로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얼스Earth’가 개발했다. 맹그로브 안에서의 ‘얽힘’, ‘다양성’, ‘에너지’를 형상화한 것이다.©KIM JAE HOON
그렇다면 지속 가능함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쉽게 생각하면 부동산 사업은 땅값이나 건물의 가치를 올려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그 수익 모델이지 않나. 맹그로브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는 MGRV의 비즈니스 영역을 공간(부동산)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고객 기반이 생기면 인접 사업 영역이랄지 이를 통해 파생되는 다른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사업 구조 안에서 해답을 찾는 것인데, 사실 부동산 중에서도 주거야말로 고객, 즉 거주자를 충분히 만족시켜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한다면 위험성이 낮은 투자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오피스의 경우 이미 공급 초과이고, 리테일과 호텔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반면 코리빙 하우스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높은 임차율을 증명하면서 안정성을 입증한 영역이다. 외국의 경우 불과 24개 유닛(세대)을 분양하는 상품에 9000여 명이 몰릴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사업 전망도 좋은 미래 시장이다. 이 경우엔 대규모 프로젝트에 한해 채권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 맹그로브 1호점은 우리가 생각한 것을 처음 구현하는 만큼 작은 규모였지만 그다음으로 문을 열 곳은 약 400명 규모의, 평균적으로 1000억 원 내외의 자본이 드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여기에 투자했을 때 안정적인 배당을 보장할 수 있다면, 이건 개인 차원이 아닌 자본시장 안에서도 유의미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본다.

흔히 부동산의 비극은 소수의 소유자가 누리는 엄청난 부가가치 상승 효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외되는 데서 발생하지 않나. 그런 지점에서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맞다. 이제는 부동산 문제의 해법을 ‘어떤 방식으로 소유할 것인가’에서 찾아야 한다. 최근에는 건물 전체 지분을 증권으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는 부동산 증권거래소가 생기는 등 소유 구조에 대한 합리적 해결책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도 많이 생겼다. 보증금을 지분화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2년 뒤 건물값이 오르면 그곳에 사는 모두가 차익을 나누어 갖는 거다. 공간의 가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경우 소유자 한 사람이 아닌 거주자 모두가 이익을 보는 구조다. MGRV 역시 향후 5년 안에 리츠REITs를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피스를 중심으로 리츠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주거는 분양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제로에 가까운, 비어 있는 시장이다. MGRV가 안정적인 운영을 한다는 것이 검증되고, 왜 이 일을 하는지 널리 알려지면 여기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이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모두를 위한 50~60점짜리 주거가 아닌, 특정한 타깃을 만족시킬 수 있는 100점짜리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거주자가 자신의 공간에 만족한다면 안정적으로 머물 테고 이를 통해 운영의 안전성을 검증함으로써 투자 가치 역시 높아지는 것이다. 운영을 잘하면 모든 기회가 열린다.


맹그로브의 공용 공간 ‘릴렉스 존’. 요가와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 ©Earth, Yongtae Lee


코워킹 카페 ‘쏘리 낫 쏘리’. 외부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은 저녁 8시까지 하며 거주자는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월 10회 카페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고정적인 생활비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KIM JAE HOON
그렇다면 맹그로브 운영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제대로 운영하려면 코리빙 하우스에 머물며 경험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해야 한다고 본다. 맹그로브를 기획할 때 첫 시작의 접근 역시 건축이나 도시 차원이 아닌, 이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에 가까웠다. 약 8개월간 주요 고객과 세계 주요 도시의 코리빙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공간을 구성하고 가구를 제작했다. 설계를 의뢰할 때는 건축가들에게 사업 배경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서 함께 풀어야 할 문제를 쭉 나열해 의뢰서를 보냈더니 모두가 어려워했다. 다행히 TRU 건축사 사무소에서 흥미를 보여 함께 할 수 있었다.(웃음) 함께 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의 페르소나가 공간을 공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편 요소를 하나하나 따져가며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고민했다. 그 결과 맹그로브에는 완전히 사적인 공간부터 모두에게 오픈된 공간까지 총 5단계의 영역이 존재한다. 혼자 있고 싶을 때, 한두 명과 이야기하고 싶을 때, 10명 이상 함께 식사하고 싶을 때 등 상황별로 가능한 한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구현한 것으로, 이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공간을 시작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나간다’는 홈페이지의 소개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준다면?
올해 6월 400여 명 규모의 2호점을 문 여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 주요 지역에 사업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MGRV의 주요 사업은 개발과 운영인데 앞서 여러 번 강조했듯 운영만 잘하면 모든 기회가 열린다고 본다. 특히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경우, 자본의 투자와 비즈니스 기회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곧 우리의 비즈니스이므로 그 규모가 커지면 지속 가능한 대안 또한 확장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시작 단계라 미미하지만 연기금과 같이 사회적 효과에 대해 묻는 자본도 많아진 만큼 이러한 자본을 투자받으면 가격을 좀 더 낮춘다든지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부동산 자산을 갖고 있는 소유자뿐 아니라 땅과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디자이너나 건축가, 운영자, 거주자까지 모두가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소유자는 디자이너를 비롯한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공간을 활성화하는 일종의 도구로 생각하기 때문에 기획과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MGRV 내에는 부동산 전문가뿐 아니라 운영, 브랜딩, 디자인, 비즈니스까지 각 영역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자리하는 만큼 3~5년 후에는 기존의 어떤 부동산 시장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상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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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인터뷰 전은경 편집장 정리 김민정 객원 기자 인물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