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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지역사회와 아티스트의 공생법 마을 미술 프로젝트


1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 전경
마을의 전체적인 컬러 시스템을 디자인해 달동네에 불과했던 마을의 분위기를 밝게 조성했다.
2 경계선 사이에서
전종철 작가가 제주도 유토피아로에 조성한 작품으로 제주도에 대한 작가의 감정을 담았다.
3 제주, 빛, 길
제주도 유토피아로에서는 빈집을 활용한 아트 하우스가 눈에 띈다. 이재형·최인경 작가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말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4 빈집 갤러리 마루
경남 영천에 조성한 별별미술마을의 작품. 재미교포 건축가 김치호는 붕괴 직전의 빈집을 갤러리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현재 자연재해로 상당 부분 손상되었는데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는 집’이라는 콘셉트를 고려해 보수 작업을 하지 않고 무너진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일본 나오시마의 ‘예술의 섬’ 프로젝트는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교본처럼 여겨진다. 1980년대 중반 주민의 절반이 지역을 떠날 정도로 심각한 인구 공동화 현상을 겪은 이 섬은 1989년부터 시작된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거쳐 현대 예술의 메카로 다시 태어났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구사마 야요이,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4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나오시마로 불러 모았고, 낙후되었던 섬이 가가와 현 35개 지자체 중 소득 1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도 예술을 통해 지역을 재생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009년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시작된 마을 미술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 현재까지 전국 68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700명 이상의 예술가가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1920년대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 진행했던 예술 뉴딜 정책에 지역 재생의 개념을 더한 것이라 할수 있다. 부산의 감천동 문화마을은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거처로 형성된 이 달동네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구의 3분의 2가 빠져나갈 정도로 인구 유출이 심했던 지역인데, 2009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졌다는 점.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마을 기업을 마련해 마을 축제와 골목 투어 코스를 개발하는 등 지역 재생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디자이너는 마을 미술 프로젝트가 장식을 넘어 소통의 매개체가 되도록 도왔다.

동서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 이명희 교수는 마을 주민과 방문객, 예술가와 행정가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마스터플랜 수립에도 관여했으며, 마을의 컬러 시스템을 조성해 밝고 조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예술계와 디자이너, 지자체와 마을 공동체가 협업을 이룬 감천마을은 아시아 도시 경관 대상, 지역 전통문화 브랜드 우수상 등을 수상했고 CNN 등 해외 유명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 마을 사업을 통해 50 여 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등 명실상부 부산의 명물이 됐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또 다른 성공 사례로 제주도 서귀포시의 유토피아로를 꼽을 수 있다. 2012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 사업은 서귀포의 구도심 마을 4.3km를 새로이 조성한 것이다.

샛기정공원에서부터 천지연로, 이중섭 거리까지 이어지는 코스 곳곳에 자리한 작품들은 제주도를 예술 섬으로 변모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사업을 발판 삼아 향후 5년간 공공 예술 사업에 집중 투자해 제주도를 예술 섬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가 항상 성공만을 거둔 것은 아니다. 일부 작품들 사이에서는 수준 편차를 보이기도 했고 몇몇 지역에서는 지자체의 관리 소홀과 지역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작품이 파괴되거나 방치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6년째를 맞이하는 이 사업이 지역에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낳고 있는 만큼 단점보다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강원도 정선에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마을’을 새롭게 조성하며 새로운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Interview 김해곤 마을 미술 프로젝트 총감독
“공공 미술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경제 효과 창출을 꾀한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마을 미술 프로젝트는 예술가들의 일자리 만들기와 더불어 서울 등 대도시와 지역 간 문화·예술의 격차를 줄이자는 목적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처음에는 단발적으로 시행하는 시범 사업에 불과했으나 예술계와 지자체 모두에게 호응을 얻어 장기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었다. 지금은 공공 미술을 통한 지역의 활성화, 더 나아가 대규모 공공 미술 단지 조성을 통한 지역의 새로운 경제 효과
창출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획 당시 특별히 롤 모델로 삼은 공공 미술 프로젝트가 있었나?
독일의 뮌스터(Münster) 조각 프로젝트, 일본의 에쓰코 쓰마리 트리엔날레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가 많지만 특별히 이런 선례를 차용하거나 모방하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독일에는 독일형 공공 미술이, 일본에는 일본형 공공 미술이 있듯이 한국에는 한국만의 특징과 성향을 살린 공공 미술 프로젝트가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프로젝트를 하나로 엮어 투어를 기획하고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나오시마의 사례는 도입할 만하다고 생각해 이를 참고로 아트 투어를 기획·추진 중이다.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의 경우 디자이너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감천동 문화마을은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협업으로 조성했다. 예술가뿐 아니라 디자이너와 인문학자 등이 참여해 깊이를 더했다. 특히 디자이너는 철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프로젝트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다. 또 마을의 전체적인 색채 기획에 관여했는데 이런 컬러 기획이 감천동을 문화마을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 진행할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서도 디자이너들과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싶다.

최근에는 강원도 정선에서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선은 화암8경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정선아리랑 등 풍성한 문화적 콘텐츠로 유명하다. 천혜의 자연과 전통문화, 그리고 반월을 닮은 마을 형태를 모티브로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마을’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한국화의 기법인 심원, 고원, 평원에 따라 작품을 조성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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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최명환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4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