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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해방하는 몸, 확장하는 타이포잔치 타이포잔치 2017: 몸



제5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 2017: 몸’이 9월 15일부터 10월 29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의 ‘몸’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그 내용과 형식이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주제의 답을 정하기보다 그 개념을 최대한 끝까지 파헤쳤으며, 다양한 해석의 관점이 풀어 헤쳐진 상태 그대로가 전시될 수 있도록 했다”는 안병학 총감독의 말 그대로다.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하는 본전시뿐 아니라 출판을 중심으로 한 리서치 프로젝트,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등에서 열리는 연계 전시와 각종 워크숍, 작가나 큐레이터가 함께하는 톡 시리즈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타래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소통의 매체라는 점 그리고 무한한 생성과 변화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몸과 문자의 관계적 의미는 무궁무진하다. 일러스트레이터 권민호, 김나무 국립한경대학교 교수, 대기앤준의 심대기, CBR 그래픽의 채병록 디자이너 등이 큐레이터로 참여한 본전시 역시 그렇다. 총 9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가운데 각 주제는 큐레이터 개개인의 관심사에서 출발한다. 문자 이전의 소통의 도구로 ‘몸’을 탐구하거나(권민호, ‘글자, 이미지 그리고 감각’) ‘쓰기’에서 몸과 타이포그래피의 접점을 찾고(김나무·안효진, ‘붉게 쓰기: 몸과 타이포그래피가 맞닿는 곳’), 일종의 놀이를 제안하며 몸의 움직임을 유도하는(심대기, ‘플레이그라운드: 디자이너가 만드는 놀이’) 식이다. 이를 다루는 매체와 형식 역시 깃발부터(심대기, ‘플래그’) 편집, 소멸, 재생산을 반복하는 ‘움짤’에 이르기까지(허민재, ‘100명의 딸과 10명의 엄마’) 각양각색으로, 예측 가능한 답을 제시하거나 주제의 의미가 굳어지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 박지훈·전가경·문장현이 큐레이터로 참여한 ‘쓰기의 시간들’은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문자의 탄생, 글자체의 변화 등 시대별 전개와 쓰기라는 행위의 관점에서 바라본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흐름 그리고 그 너머의 실험을 다룬 특별전으로 기대할 만하다.

한편 일상의 실천의 권준호가 기획한 ‘연결하는 몸, 구체적 공간’은 문화역서울284 RTO 외에도 우이신설선 주요 역과 서울 시내 버스 정류장 150곳에서 진행하는 전시로 그 무대를 도시로 확장한다. 총 79명의 디자이너가 자신의 주거지 혹은 작업실이 있는 지역의 구체적인 장소를 주관적 관점으로 해석한 151점의 작품이 도심 곳곳을 잇는 거점으로 존재하는 셈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연계 전시와 세미나 톡 시리즈 등 이번 타이포잔치를 구성하는 몇 가지 타래에서는 즉흥성, 직관과 감각, 움직임, 참여, 유대, 대화, 공존, 정체성 등의 키워드가 연결과 확장을 반복하며 또 다른 주제와 형식을 낳는다. 여기에 전시에 앞서 진행한 워크숍과 리서치 출판 프로젝트는 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관점과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타이포잔치가 주제를 풀어 헤쳐나가는 방식에 적극 활용되었다. 특히 여러 명의 필자가 몸에 관한 어휘를 수집해 주관적으로 정의하고 해석한 〈몸사전〉과 ‘몸’이라는 주제와 연관된 다양한 작가, 작품, 사건 등을 리서치한 〈터치타입〉, 몸과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생각을 퀴즈 형식으로 풀어낸 〈낫더타입〉에 이르기까지 출판의 성과는 그 자체로도 주목할 만하다. 안병학 총감독은 “몸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문학이나 여느 예술과 달리 디자인에서는 논리와 이성을 드러내고 직관과 감각은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주제의 답을 정하지 않음으로써 창조적 행위와 그 프로세스 자체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또한 총 14개국 216팀에 이르는 참여 작가 역시 “디자이너의 경험치나 유명도에 의존하지 않고, 지금껏 주목받지 않았던 신인을 발굴하는 동시에 20대 초·중반부터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10월 한 달, 문화역서울284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열리는 타이포잔치 2017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걷고 보고 듣고, 가능한 한 모든 감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 귀, 손과 같은 감각기관의 반응을 민감하게 하고, 몸을 ‘쓰는’ 행위와 경험을 즐겨하며, 몸으로 표현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좀 더 자유로워지는 거다. 이에 월간 〈디자인〉도 ‘타이포잔치 2017: 몸’의 소식을 좀 더 자유롭게, 내용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감각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안병학 총감독이 직접 ‘타이포잔치 2017: 몸’을 대변하는 이미지로 구성한 페이지가 그것이다. 그 외에 자세한 내용은 월간 〈디자인〉 10월호에 동봉한 전시 리플렛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typojanchi.org


안병학 총감독이 선정한 ‘타이포잔치 2017: 몸’의 장면들
“우리는 오랫동안 ‘몸’의 가치를 잊었다. 지나치게 분업화된 사회적 시스템은 감각과 직관을 경멸하며 이성과 논리를 찬양했다. 다시 ‘몸’이다. ‘몸’은 감각과 직관의 총체이자, 자연의 원리에 지배받는 실체이다. 넓은 의미에서 ‘몸’은 ‘움직임’, ‘노동’, ‘반복적 창조 행위’의 매개이자, ‘큰 것에 반한 작은 것의 가치’, ‘보편성에 반한 다양성의 가치’, ‘기성에 반한 직접 만드는 것의 가치’, ‘위에서 아래로에 반한 아래에서 위로의 가치’에 대한 상징이며, 시각예술과 사회문화 전반에 요구되는 변화의 상징이다. 이어지는 이미지는 몸이 상징하는 교환, 연쇄 고리, 유대, 전이성, 관계, 마이크로-커뮤니티, 개입, 대화, 틈, 사건, 이웃, 구체적 공간, 공존, 로우 테크, 협상, 변수, 단역의 사회, 투영성, 참여, 접속이라는 키워드를 ‘연결하는 몸, 구체적 공간’이라는 프로젝트 안에서 시각화한 작품의 ‘부분’들이다.”



포스터 디자인: 오디너리피플


김한솔·조혜연


방정인·홍윤희(둘셋)


석재원


장준오·어지혜(스팍스에디션)


유명상


박명필·김혜민(하와이안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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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