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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아날로그 거점의 디지털 마인드 세븐일레븐



한국에 편의점 시대가 본격 개막한 것은 1980년대 말이다. 1989년 5월 6일, 롯데그룹 계열의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인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을 국내에 들여와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상가에 대한민국 최초의 편의점을 열었다. 1927년 미국에서 시작한 세계 최초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모태는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의 사우스랜드 제빙 회사다. 얼음 덩어리를 판매대 삼아 위에 달걀, 우유, 빵 등을 진열해 인기를 끈 것이 창업 계기가 됐다.

1980년대 업계 내부 경쟁으로 경영난을 겪던 차에 1991년 일본의 종합 양판점 이토요카도에 경영권을 넘겨준 상태다. 다만 세븐일레븐의 모든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관리 감독은 세븐일레븐 미국이 담당하기에 코리아세븐 또한 미국의 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운영하고 있다. 국내 세븐일레븐은 모기업 롯데그룹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홈쇼핑, 영화관, 놀이공원 등 막강한 유통 플랫폼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코리아세븐의 디자인 조직은 마케팅팀 내에 하나의 담당 조직으로 존재하며 다양한 마케팅 차원에서의 시도를 긴밀하게 협업하는 수준이지만 사내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점점 더 힘이 실리는 추세다.

가장 이른 시기에 편의점의 개념을 제시한 이들이 말하는 미래의 편의점 모습 또한 흥미롭다. 물리적인 매장이 없어지는 추세인 금융 기업은 편의점을 물리적 거점으로 삼아 이른바 ‘스마트 편의점’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븐일레븐에도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미래의 편의점을 연구하는 미래전략팀이 있다. 지난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선보인 ‘세븐일레븐 시그너처’는 롯데카드의 정맥 인증 결제 서비스인 ‘핸드페이(Hand Pay)’를 도입한 무인 점포로, 계산원이 따로 없다. 소비자가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면 자동으로 360도 스캔이 되고, 결제 기기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지문이나 혈관 지도를 읽어 결제가 이루어진다. 소비자는 맨손으로 잠깐 밖에 나왔다가도 손쉽게 물건을 살 수 있고, 점원은 계산하는 데 할애할 시간에 상품을 진열하고 결품을 채워넣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자동 개폐 쇼케이스, 성인 인증을 해주는 터치스크린 담배 자판기 등 첨단기술이 집약된 시스템의 상용화로 모두에게 가장 편리한 편의점 모습을 구현했다. 인구 감소에 인력난을 맞닥뜨린 일본의 5대 편의점 브랜드가 2025년까지 전 점포에 무인 계산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시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지역화, 디지털화, 맞춤 고객화는 앞으로 어디까지 진화할까, 코리아세븐 마케팅팀 구인회 팀장에게 물었다. “일본의 편의점은 아무래도 한국보다 매장 면적이 넓기에 한 벽면에 홈 인테리어 브랜드 로프트(Loft)도 입점해 있고, 온라인 쇼핑으로 산 물품을 픽업하는 서비스도 제공하죠. 한국도 궁극적으로 여러 브랜드가 편의점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요?” 며칠 전 세븐일레븐은 점포에서 점원에게 문의해 롯데렌터카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디지털 시대의 편의점은 이렇게 금융, 엔터테인먼트를 가장 손쉽게 서비스하는 공간으로 기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Interview
구인회 세븐일레븐 마케팅팀장

“일본의 사례처럼 10~20년 후 국내 유통업계는 온라인 쇼핑과 편의점을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


세븐일레븐이 PB상품을 개발하는 원칙이 있나?
초기에는 모든 유통사가 PB상품은 미투(Me-too) 전략으로 대응했다. 인기 있는 제조사의 브랜드 상품을 가격을 낮춰서 만들어 이 가격에 맛도 이만하면 괜찮은 정도로 그친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세븐일레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 최근 세븐일레븐 히트 상품을 보면 동원참치 사발면, 요구르트 젤리 등 우리 매장에서만 파는 상품군이 상위에 있다. 고객들도 제품군별로 취향에 맞게 샌드위치는 어디 거, 커피는 어디 거 하는 식으로 골라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전국의 모든 세븐일레븐 매장이 포켓몬고의 포케스탑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 글로벌 본사인 미국에서 시작된 전 세계적 마케팅이었는데, 지난주에 요코하마에 가서 포케몬고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보통 한 동네에 여러 개의 편의점이 있어도 늘 가는 곳만 간다. 세븐일레븐 홈페이지를 보면 매장 분포 지도가 있긴 한데, 들어가서 일일이 편의점을 검색해 방문하는 일은 사실 없다.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며 포케스탑 스위치를 켜보니, ‘나는 매일 이 곳만 갔는데 더 가까운 곳에 세븐일레븐이 있었네’ 라고 깨닫게 하 는 효과가 있었다.

일본은 워낙 편의점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일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뿌리를 내린 브랜드인데 일본에서 감지한 새로운 변화가 있나?
해외 포털 사이트에 편의점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일본 편의점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블로그에 자세히 남긴 걸 볼 수 있다. 일본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유통 시장이 재편됐다. 세븐홀딩스는 애초에 개별 편의점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나아가 이토요카도라는 대형 마트와 세이부 백화점, 소고 백화점을 흡수하는 데 이르렀다. 대기업이 편의점을 운영한 게 아니라 편의점이 기반을 넓혀 다른 유통 채널까지 확보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예측해보면 앞으로 10~20년 후에는 국내 유통 역시 온라인 쇼핑과 편의점을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 물론 일본은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나 문구점을 모두 편의점에서 소화하고 있어 더욱 막강한 점이 있지만, 한국에서도 편의점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븐일레븐 프로필
운영 : 코리아세븐
점포 수 : 9031개(2017년 7월 말 기준)


대표 PB브랜드 : 세븐셀렉트
(약 1300종, 전체 상품 수의 35.4%)


최근 5년 매출액 추이(단위: 억 원)




매출 톱 5(담배 제외)
(2016년 하반기 기준, 판매 수량 기준)

1위 세븐 카페
2위 빙그레 바나나우유
3위 참이슬
4위 PB요구르트맛 젤리
5위 동아 박카스 F


BI



디자인 알란 도드(Alan Dodd), 1945년
리디자인 프란 자니노토(Fran Gianninoto), 1968년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이 된 세븐일레븐 BI는 숫자와 영문 알파벳이 결합된 로고와 주황색, 빨간색, 녹색의 3가지 조합으로 주목도를 높인다.


PB 브랜드

세븐셀렉트 (2008년)



디자인 SEI(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 디자인팀
글로벌 차원에서 운영하는 통합 PB로 일본에서 확대 중인 프리미엄 PB ‘세븐골드’도 개발 중이다. 2014년 11월에는 홈 간편식(HMR) 브랜드 ‘맛있는 행복’도 론칭했다.


커피 브랜드

세븐 카페(2015년 1월)



디자인 코리아세븐 마케팅팀 내 디자인 조직
국내 최초로 선보인 편의점 PB드립 커피로, 2013년 세븐일레븐 일본에서 출시한 100엔 커피를 벤치마킹해 동일한 드립 머신을 들여왔다. 남대문 카페점은 1층에 위치한 편의점과 연결해 2층을 아늑한 커피 전문점처럼 특화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너처



핸드페이 결제 시스템을 시범 적용해 운영 중인 롯데월드타워 내 세븐일레븐 시그너처 매장 입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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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영감의 플랫폼이 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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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