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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Identity 일렉트릭 뮤즈 아이덴티티 프로젝트











올해 아이덴티티 디자인 부문에서는 통합적 브랜딩 경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런 경향은 브랜드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본질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사위원들은 조형성뿐 아니라 아이덴티티의 확장성과 디자인의 본질적 기능까지 꼼꼼히 살폈다. 수제 맥주 브랜드 테트라포드브루잉은 테트라포드라는 심벌에서 오는 조형적 안정감, 디자인 전문 회사의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투고킷은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공간과 아이덴티티의 조화가 뛰어난 플레이스와 새로운 시각적 접근 방식을 제안한 88브레드 역시 좋은 평을 얻었다. 그럼에도 수상의 영예는 ‘일렉트릭 뮤즈 아이덴티티 프로젝트’에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총평에서 “로고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역동적이다”라고 말하며 “담백하고 본질에 충실한 통합적 아이덴티티를 잘 구현해냈다”라고 덧붙였다.


이영하(왼쪽)와 안서영.
스튜디오 고민

클라이언트 일렉트릭 뮤즈
디자인 스튜디오 고민(대표 안서영, 이영하), www.studiogomin.com
디자이너 안서영, 이영하
발표 시기 2017년 8월

통합적 상념 속에 포착한 야누스의 레이블
식상한 표현인 줄은 알지만 ‘혜성같이 등장했다’는 말은 지금 쓰기에 딱 맞을 것 같다. 코리아디자인어워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부문 수상은 올해 첫 출품한 젊은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스튜디오 고민’에게 돌아갔다. 그 어느 때보다 브랜딩 전문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고 굵직한 프로젝트도 적지 않았던 터라 이 결과는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고민’이라는 이름은 생각이 많고 프로젝트에 임할 때 여러모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안서영, 이영하 공동대표의 공통점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스튜디오 고민이 디자인한 인디 레이블 일렉트릭 뮤즈의 아이덴티티는 치밀하고 계획적인 전략 아래 구축한 여타 디자인 프로젝트와는 사뭇 다르다. 마침표와 느낌표 두 가지 심벌로 이뤄진 로고에서는 별다른 기교가 느껴지지 않아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 하지만 굿즈를 중심으로 맛깔나게 풀어낸 애플리케이션이 심벌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는 ‘브랜드=로고’라는 국한된 생각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처음 아이덴티티를 구상할 때부터 굿즈 디자인을 함께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보니 기존 브랜딩 전문 회사의 디자인과 접근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된 것 같아요.” 이영하 공동대표는 수상 비결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본질을 잊은 채 그저 예쁜 굿즈 만들기에만 집중했던 것은 아니다. 스튜디오 고민은 사실 결성 초창기부터 꾸준히 음반사와 인연을 이어왔다.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공연에 반한 두 사람은 일렉트릭 뮤즈 김민규 대표에게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고 이후 김태춘, 강아솔 등 소속 뮤지션들의 앨범 커버와 정기 공연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적당히 내성적인 음반사 대표와 꼭 그만큼 소심한 디자인 스튜디오는 제법 잘 어울렸다. 특히 올해는 레이블 설립 10주년을 맞아 탈영역우정국에서 진행한 전시 <음악가의 방>의 전체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이 전시에는 스튜디오 Fnt 이재민 대표를 비롯해 햇빛스튜디오, 오혜진, 워크스 등 12팀의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참여했다).

그렇게 5년간 호흡을 맞춰오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쌓였고 이를 바탕으로 스튜디오 고민은 레이블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디자인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 일렉트릭 뮤즈는 개성 있는 포크송 뮤지션과 실험적인 록 밴드가 다수 포진해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데, 스튜디오 고민은 포크와 록이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뮤지션들이 한 지붕 아래 있다는 특징에 주목했다. 일렉트릭 뮤즈의 정체성을 직관적이고 명료한 시각언어로 풀어내고자 연주 실력이 빼어난 록 밴드(일렉트릭)는 느낌표, 문학적 감수성으로 곡을 쓰는 포크송 뮤지션(뮤즈)은 마침표로 상징화해 매칭시킨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데에는 별 재주가 없지만 표현할 대상의 좋은 점을 찾아내 이를 시각화하는 일만큼은 저희가 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스튜디오 고민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이야기했지만 이것이야말로 브랜딩의 기본 아닐까? 이 젊은 디자이너들은 현란한 표현과 첨단의 기교에 가려져 문득문득 잊게 되는 브랜딩의 기본과 디자인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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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