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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소년에서 청춘으로, 아티스트를 진화시킨 브랜드 BTS BX 디자인 리뉴얼 프로젝트


BTS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BTS와 팬클럽 ‘아미’의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시설 및 굿즈.

공개 시기 2017년 10월
프로젝트 기간 4개월
클라이언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
디자인 플러스엑스(대표 신명섭·변사범), www.plus-ex.com
총괄 디렉팅 신명섭
기획 임태수, 김지수
디자인 김정규, 주원식, 유혜리


가수 싸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K-팝이 지금과 같이 성장하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변은 이변일 뿐 여전히 한국의 가요 시장은 세계 음악 시장에서 봤을 때는 변방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약 5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엑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의 트와이스,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 위너 등이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것.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K-팝 시장을 이끄는 주역이 더 이상 3대 대형 기획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 케이스가 방탄소년단, BTS다.

중소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 소속의 이 7인조 아이돌 그룹은 숱한 화제 속에 연일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규 2집 앨범 <윙스>가 전 세계 아이튠즈 97개국에서 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는 빌보드 200 차트 7위에 올랐고 수록곡 ‘MIC Drop’은 빌보드 핫 100차트 2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타임>이 지난해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이들의 이름이 올리가기도 했으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BTS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이들이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 배경에는 방시혁 대표의 남다른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었다. 플러스엑스 신명섭 공동대표는 “방시혁 대표는 이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낱장의 앨범으로 어필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아이돌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팬덤 비즈니스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BTS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티스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게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기존 아이덴티티의 한계가 명확했던 것도 리뉴얼을 하게 된 원인이었다. 김지수 BX 플래너는 “멤버들이 성숙해지면서 ‘소년’이라는 이름으로는 이들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어려워졌다”라고 말하며 “지금까지 낱개의 앨범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통합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키워드가 필요했다”라고 덧붙였다. 재미있는 것은 플러스엑스가 팬들로부터 해답을 찾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BTS라는 네이밍을 중심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갔다. 본래 이 이름은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을 부르는 데 사용하던 약어. 플러스엑스는 여기에 ‘Beyond the Scene’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부여했다. 데뷔 초부터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간 것이 BTS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상당히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키 비주얼인 ‘문(門)’은 ‘Beyond the Scene’을 시각화한 것으로 ‘현실에 머물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는 청춘’을 뜻한다.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주요 적용 매체가 앨범이다. 매번 콘셉트가 바뀌는 앨범에 입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문이라는 구조를 활용했다.” 플러스엑스 주원식 선임 디자이너는 문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열리는 문과 틈새로 들어오는 빛을 형상화한 이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핵으로 떠오른 굿즈에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팬클럽 ‘아미(Army)’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BTS의 아이덴티티와 함께 팬클럽 아이덴티티의 구축도 이뤄졌는데 이 또한 전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다. 문을 가운데 두고 문을 열고 나가는 멤버들과 문밖에서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을 개념적으로 그려내 자연스럽게 연결 고리를 형성했는데, 이것 역시 아이돌의 정체성 구축에서 팬덤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디자인을 공개했을 때 플러스엑스 웹사이트의 트래픽 수가 평소보다 34배 늘어났고 브랜드 티저 영상에 대한 리액션 비디오가 유튜브에 등장하기도 했다. 아이돌 엔터테인먼트는 이제 ‘철없는 한때 잠깐 즐기는’ 10대만의 전유물에서 전 세계의 충성 고객을 리드하는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BTS의 BX 디자인 리뉴얼 프로젝트는 이러한 규모에 걸맞은 새로운 시장이 지금 막 디자이너들 앞에 펼쳐졌음을 보여주는 신호탄과 같다. www.plus-ex.com bts.ibighit.com


플러스엑스가 제안한 앨범 디자인. 다양한 형태의 문을 앨범에 차용함으로써 아이덴티티의 일관성과 각 음반의 개성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했다.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각종 굿즈. 프로젝트를 공개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이 중 얼마나 많은 디자인이 실제로 구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BTS의 글로벌 브랜딩 프로젝트는 이제 막 걸음을 뗀 셈이다.

nterview
신명섭 플러스엑스 공동대표

“아이돌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아이덴티티 시장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



몇 해 전 YG엔터테인먼트의 BX 리뉴얼을 진행하긴 했지만 특정 아티스트의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아이돌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아이덴티티 시장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고 본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돌이 세계관을 만들면 팬들이 그 세계관을 따라간다는 점이다. 즉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이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시장의 영향력이 무척 강력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이 필요한데 방시혁 대표에게 이를 제안했을 때 크게 공감했다.

팬클럽 로고를 함께 디자인한 점이 흥미롭다. 누구 아이디어였나?
방시혁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애초에 뮤지션과 팬클럽의 아이덴티티가 연계성을 갖고 단일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하길 바랐다. 팬덤은 아이돌 시장의 핵심이다. BTS의 성공도 결국 팬들이 만들어준 것 아닌가. 브랜드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작동했으면 하는 필요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함께 제안한 굿즈 디자인이 무척 다양하고 완성도가 높다.
브랜드에 담긴 의미를 아는 팬들은 물론 그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도 세련된 느낌을 주어야 했다. 아이덴티티를 녹여내되 아이돌 굿즈라는 것이 너무 티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었다. ‘문을 연다’는 아이덴티티의 개념을 반영한 반지, 트레이, 연필, 응원 봉 등을 디자인했다.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발광 소재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수십 년 몸담아온 분들도 이 아이디어에 대해 놀라워하더라. 뮤지션의 브랜드를 이렇게까지 광범위하게 풀어내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음반 시장이 고도화되고 음악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디자인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시장에서의 디자인 책정 가격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산업마다 각각의 이유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이 사실 조심스럽다. 하지만 현재 K-팝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디자인 가격이 너무 낮은 것은 사실이다. BTS의 BX 디자인 리뉴얼 프로젝트는 이런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는 힘들지만) 이 시장에 관행처럼 내려오던 것보다 훨씬 상회하는 프로젝트 비용을 받았는데, 단순히 우리가 돈을 많이 받았다는 차원을 넘어 이 시장에 하나의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이런 상황이 형성되려면 먼저 방시혁 대표 같은 마인드를 가진 경영인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많아져야겠지만.

또 다른 아이돌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 있나?
아직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데뷔할 신인 아이돌의 브랜딩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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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