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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건축과 그래픽 사이의 2.5차원 12 건축 그래픽스 달력
매년 하나의 특정한 주제로 달력을 제작해온 아메바가 올해는 ‘건축’을 주제로 12장의 그래픽을 선보였다. 르코르뷔지에부터 렘 콜하스, 다니엘 리베스킨트, 자하 하디드, 노먼 포스터 등 현대건축가 12명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면 3월의 비정형 형태와 휘감아 도는 선은 자하 하디드의 ‘곡선의 미학’을 나타내고, 5월의 절제된 형태 속 사각형, 삼각형, 원형이 어우러진 그래픽은 루이스 칸의 ‘대칭적 침묵’을 나타내는 식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 그래픽 역시 조립을 통해 입체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 건축이 그래픽(평면)으로, 다시 평면이 입체로 변하지만 그 안에서 정체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건축’을 주제로 한 달력을 통해 아메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의 건축을 형상화한 ‘선 사이에서Between the Line’.


렘 콜하스Rem Koolhaas의 건축을 형상화한 ‘착란적 인공물Delirious Artifact’.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을 형상화한 ‘인간을 위한 디자인Human Modular’.


루이스 칸Lousis Kahn의 건축을 형상화한 ‘대칭적 침묵Symmetrical Silence’.

Interview
박효신 아메바 고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차원이 달라져도 정체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이번 캘린더의 주제와 콘셉트에 대해 말해달라. ‘건축’을 주제로 한 특별한 배경이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건축은 미술과 디자인 그리고 공학을 포함하는 종합예술이다. 디자이너의 눈으로 보면 가장 규모가 큰 디자인 작업이 건축물이다. 학생들은 디자인 대학의 세부 전공을 취향과 소질에 따라 선택하기보다는 이미 학교에서 마련해놓은 전공 중에서 고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소 수동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 대학은 재료나차원dimension에 따라 디자인 전공을 구분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건축은 제품 디자인과 함께 3D 디자인 전공이어야 하는데 워낙 규모가 크고 종합적이다 보니 디자인 대학과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교육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디자인 교육이 시작된 바우하우스의 교장들도 모두 건축가였다. 바우하우스가 개교하고 바로 건축 전공을 개설하지는 못했지만, 모든 디자인을 담는 건축이야말로 바우하우스의 최종 목적지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이너의 마음속에는 늘 건축에 대한 동경과 향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년 아메바의 캘린더 작업을 기획하면서 기회가 되면 건축 그래픽을 다루고 싶었는데, 지난해 바우하우스(바아아르-데사우-베를린)를 찾아 떠난 여행을 계기로 현대건축가들의 건축 그래픽을 주제로 한 달력을 기획하게 되었다.

총 12명의 건축가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이었나? 각각의 월과 건축가를 매칭하는 데에도 특별한 기준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래픽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현대건축가는 너무도 많다.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시키지 못해서 아쉽게 생각하는 건축가는 미스 반데어로에부터 프랭크 게리,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 이오 밍 페이까지 다양한데, 모두 시각적 모티브가 분명한 건축가들이다. 건축물이 어느 한 계절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번 달력도 특정한 건축가를 특정한 월이나 계절에 배치한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를 위한 전체 보기를 하다 보니 현재 달과 다음 달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배열해야 계절의 변화와 같은 시각적 효과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순서를 정했다. 다만 안도 다다오의 ‘순례자의 빛’의 경우 12월과 이미지 매칭이 잘되어 미리 결정했다.


윌 알소프Will Alsop의 건축을 형상화한 ‘스타일 만들기No Style No Beauty’.


제임스 스털링James Stirling의 건축을 형상화한 ‘고전적 모더니즘Classical Modernism’.


리카르도 레고레타Ricardo Legorreta의 건축을 형상화학 ‘철학적 기하학Platonic Geometry’.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형상화한 ‘순례자의 빛Pilgrim’s Light’.

건축을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또한 매월의 그래픽을 팝업처럼 입체화할 수 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했는지 디자인 프로세스를 알고 싶다.
현대 디자인과 관련해 자주 사용하는 말이 ‘아이텐티티’, ‘통합’, ‘경험’, ‘시스템’ 같은 용어다. 시각적 모티브는 차원이 달라져도 정체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이것을 ‘차원 변이를 통한 시스템 디자인’이라고 한다. 2D 그래픽을 입체 형태인 3D로,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영상 디자인이나 일정한 자극에 특정한 반응을 보이는 인터랙션 디자인으로의 차원 변이는 좋은 연구거리이기도 하다. 사실 벽걸이용 달력이 제공했던 날짜 정보의 가치는 없어진 지 오래다. 벽걸이용 달력은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그래픽물이면 충분하다. 평면상에서 건축가들의 3D 효과를 표현하는 것은 물론 한계가 있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특정한 건축가의 비주얼 모티브를 2.5차원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며 작업했다.

각각의 건축적 특징을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데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우선 건축가 12명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과 그 건축가의 철학을 가장 잘 표현한 건축물을 참고 하여 제작했다. 오랫동안 아메바의 캘린더 그래픽은 월간 <디자인>을 위한 즉물적 광고의 그래픽1)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건축가 12명의 작품에서 최소한의 헤드라인을 뽑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건축가들이 다른 건축가들과 차별되는 건축의 철학이자 모토를 발견하기도 했다.

아메바는 매년 달력을 제작하고 있다. 분명한 콘셉트로 작품과 같은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하는데 어떤 의미의 작업인지 궁금하다.
오래전 내가 아메바를 창업하던 당시에는 순수 그래픽 디자인 회사였다. 그러다 시대의 요구와 변화에 따라 UX 회사로 변모했고 지금은 디자인 회사라기보다는 통합적인 디지털 서비스 회사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제는 직접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창업 당시의 그래픽에 대한 향수랄까, 뭐 이런 것을 생각하며 매년 캘린더를 기획하고 있다. 또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떠나 자체적으로 하고 싶은 기획을 시각화하는 작업이 흥미롭고 좋아서 10년 넘게 계속하고 있다.

1) 독일과 스위스의 구성주의 작가들이 추구했던 광고 그래픽 방식으로 문안을 최소화하고 그래픽 위주로 내러티브하는 방식을 말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효신
아트 디렉터 정혁
디자이너 오애경, 최승원, 박향미, 윤여진, 이희수, 이주희, 신창일, 홍찬미,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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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사진 제공: 아메바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