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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쌀 요리를 독일 내 주방으로 라이스훙거
10년 전만 해도 독일에는 이른바 품질 좋은 쌀에 대한 인식도, 다양한 쌀 요리에 대한 정보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쌀에 대한 다양한 욕망을 분출하는 데 목마른 젊은 사회적 기업가들로 구성된 이커머스 스타트업 라이스훙거는 쌀 소비를 쉽고 특별한 문화적 경험으로 재포장한다.




‘쌀에 대한 식욕’이라는 브랜드명의 타이포그래피를 전면에 내세우고, 쌀 품종별로 다른 컬러를 적용했다.


스시 키트, 커리 키트 등 다양한 쌀 요리에 필요한 재료와 조리 도구를 함께 담아 판다.

라이스훙거는 14개국에서 22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독일의 이커머스 쌀 브랜드다. 공동 창업자인 이란계 독일인 소흐랍 모하마드Sohrab Mohammad는 쌀을 주식으로 했던 부모님에게 ‘쌀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땅의 향과 풍미를 품은 맛의 원천’이라고 배웠다.독일 브레멘에서 산업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 그는 학교 식당에서 나오는 형편없는 쌀 요리를 보고 ‘도대체 독일 쌀은 왜 항상 맛이 없는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때마침 독일 정부 산하기관인 품질 평가 법인 슈티프퉁 바렌테스트Stiftung Warentest가 독일 쌀 제품의 저급한 품질을 다룬 보고서를 접하고 더욱 다양하고 품질 좋은 쌀 제품의 시장성을 읽었다. 특히 사회적 기업 활동에 대한 그의 꾸준한 관심도 쌀이라는 테마와 잘 맞아떨어졌다. 이후 동창생 토르벤 부티어Torben Buttjer와 함께 세계 각국의 품질 좋은 다양한 곡물을 들여와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스타트업이 2010년 설립한 라이스훙거다. 라이스훙거는 브레멘의 항구 지역에 2000㎡ 규모의 저장고를 두고 직접 쌀을 관리한다. 라이스훙거의 비즈니스 핵심은 각국의 농부에게 직접 매입한 고품질의 쌀과 콩 등을 온라인 판매를 통해 중간 마진을 뺀 합리적 가격으로 소개한다는 것이다. 현재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 지역에 걸쳐 회원이 10만 명이 넘는다. 라이스훙거는 2013년부터 소득수준이 낮은 아시아 국가에서 쌀은 특히나 중요한 주식이자 핵심 경제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해 동남아시아 소농의 자급자족 쌀농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독일 기반의 구호 물자 사회 단체 CARE와 연계해 ‘라오스의 식량 안보Food Security in Laos’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라이스훙거가 매달 기부하는 돈은 라오스의 산골 지역 닥청Dakcheung의 농부 교육과 농사지을 땅, 장비, 비료 등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론칭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라이스훙거는 직원이 60여 명 규모로 몸집이 커졌지만 이들의 목표는 여전히 단 하나다. 바로 ‘세계 곳곳의 가장 좋은 쌀을 독일 부엌으로 가져오는 것’. 그 방식은 반드시 쌀알일 필요는 없다고 봤다. 라이스훙거 홈페이지를 보면 인도 히말라야 산기슭이나 프랑스 카마르그, 남미 안데스산맥 등 각국의 공인 청정 지역에서 수확한 다양한 쌀만큼이나 리소토 라이스 버거, 라이스 푸딩, 죽 등 쌀 가공식품이 눈길을 끈다. 실용적인 소분용 저장 용기와 식기류, 자체 전기밥솥까지, 쌀을 소비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판매하는 셈이다. 특히 다양한 쌀 요리가 생소한 유럽 소비자들에게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의 대표적인 인기 메뉴를 키트 형식으로 소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라이스 박스’가 흥미롭다. 이를테면 다양한 커리 페이스트가 특징인 ‘태국 커리 박스’에는 끈적끈적한 태국산 찰밥의 재료인 재스민 쌀과 함께 적색·녹색·황색 페이스트, 코코넛 밀크, 팜 슈거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초보 스시 마스터를 위한 ‘스시 박스’에는 스시에 가장 적합한 일본 고시히카리와 함께 김, 생강, 간장, 와사비, 쌀 식초, 그리고 스시 롤을 마는 나무 발은 물론 젓가락도 들어 있다. 이 외에도 쌀 아마추어를 위해 세 가지 쌀 요리를 담은 ‘테이스티 박스’,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에 꼭 맞는 쌀로만 구성된 ‘피트니스 박스’ 등을 레시피와 함께 제공해 생소한 쌀 요리를 쉽고 간단하면서도 특별한 경험이 되도록 했다. www.reishunger.de




Interview
크리스 베인
제이콥 제이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쌀이라는 제품은 매우 직관적인 대상이기에 은유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라이스훙거 창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브랜딩과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맡아오고 있다. 2010년 처음 시장에 나왔을 즈음 쌀에 대한 독일인들의 인식은 어땠나?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쌀은 독일에서 일반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었다. 라이스훙거 브랜딩을 진행할 당시만 해도 독일에는 쌀 종류가 많지 않았다. 쌀이 건강한 식재료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다른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부재료 같은 느낌 정도였다. 그러다 점점 쌀을 주재료로 한 요리가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고, 맛을 따지는 사람도 늘어났다. 온라인으로 쌀을 사는 개념이 흔치 않았기에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공유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온라인으로 쌀을 판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훌륭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독일에서는 쌀이 주식이 아닌 식재료라는 점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쌀같이 단순한 제품,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품질이 중요한 제품에는 특히나 강한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봤다. 소비자가 냄새를 맡거나 직접 만지면서 그 품질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자인을 통해 단번에 쌀의 품질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했다. 패키지로 갈색 종이 봉투를 사용한 건 일단 패키지 가격이 저렴해야 했고, 쌀이라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식재료 성격을 반영하는 데 갈색 봉투만큼 적절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범한 갈색 봉투를 라이스훙거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삼기 위해 로고 등 그래픽 요소를 활용했다.

시장에서 라이스훙거의 차별화를 위해 적용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무엇인가?
독특한 네이밍과 심플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라이스훙거는 ‘쌀에 대한 식욕’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독일식 표현으로는 다소 독특한 조합이라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한몫했다.단순하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을 원했기에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색 봉투와 과감한 타이포그래피를 선택했다. 우리가 파는 쌀이라는 제품은 매우 직관적인 대상이기에 은유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그래서 제품 자체를 충실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패키지는 최대한 단순화했고 이미 독특한 네이밍에 볼드한 산 세리프를 적용했다. www.jakobjakob.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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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정미소
그린 인 핸드
라이스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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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다이메 기헤이
라이스 코드 프로젝트
앤슨 밀스
쌀 패키지 디자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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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이진희 통신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