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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SDF DESIGNER 햇빛스튜디오
올해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아트 디렉터로 햇빛스튜디오가 선정됐다.



Profile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동기인 박지성(사진 오른쪽)·박철희가 2015년에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스와 함께 한 과자전 기획과 상품 디자인, 퀴어 퍼레이드를 위한 배지 디자인, 2018 서울시장 후보였던 녹색당 신지예 포스터와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포스터와 전시 시설물 디자인, 타이포잔치 2017 전시 작가 참여 등을 통해 그래픽 디자인과 전시 뿐 아니라 콘텐츠 기획, 상품 개발 등을 해왔다. LGBT를 위한 햇빛서점도 운영 중이다. ko-kr.facebook.com @sunnystudio_kr




2018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최종 포스터 총 4버전 중 2종. 레드 컬러의 배경색은 별색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의 시안에서 타이포의 가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위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온라인용 무빙 포스터를 제작한다.

2018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 아트 디렉터로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 처음 제안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과자전과 같은 자체 행사를 통해 디렉팅 일을 해오긴 했지만 SDF와 같이 규모가 있는 행사의 아트 디렉팅은 처음이다.

햇빛스튜디오가 본 레트로라는 현상은 무엇인가?
지금의 젊은 세대는 플로피디스크, 옛 공중전화의 수화기나 통화 버튼이 왜 그런 형태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의 자료가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있고 여러 요소가 병렬적인 형태로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흡수되고 있다. 그러한 현상이 흥미로웠다. 지금 레트로라는 현상은 단순한 스타일 전용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발현이 아닐까? 현재 못지않게 생생한 과거 덕분에 시간 축이 평평해졌고, 모든 것이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제안한 포스터 시안들은 어떤 콘셉트였나?
각자 아이디어 작업을 하면서 특정 레트로, 그러니까 어느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형식이나 스타일을 드러내지는 말자고 이야기했다. 레트로 스타일보다는 레트로라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레트로는 1970년대나 1980년대 혹은 1990년대, 각 시대별로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하나의 흐름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포스터에 사용한 각각의 모티프가 1970~1990년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레트로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나?
많은 회의와 리서치를 거쳤다. 함께 일한 인턴십 친구들과의 회의도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세미 레트로 세대 정도로 보는데, 이를 접하며 자라지 않은 세대는 레트로를 하나의 디자인 스타일로 보더라. 만화 <세일러문>의 컬러감에 관심을 갖거나 전혀 다른 디자인 요소를 발견하기도 한다.

레트로에 관한 자료와 레퍼런스도 워낙 많은데 어떻게 아이디어를 좁혀나갔나?
사실 포스터 작업을 한다고 하면 포스터가 아니라 영화나 사진, 음악 등 다른 매체를 보려고 노력한다. SDF 포스터의 C안의 경우 뮤직비디오나 영화 <콘스탄틴>에서 볼 수 있는, 같은 배경에서 설정만 바꾸어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환하는 형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A안_최종 포스터의 초안. 레트로에 대해 잘 모르는 세대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평면적인 형태 위주로 접근했다. 과거의 물건을 소환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겹치게 구성했다.




B안_영 레트로에 대한 개념을 좁힌 후 베리에이션한 시안. 의도한 목적을 좀 더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해 흑백을 선택했다. 카세트 테이프, 샤파 연필깎이 앞부분이나 다마고치 인터페이스를 모티브로 삼고, 여기에 대한 정보를 배제한 채 마치 아이콘이나 실루엣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좀 더 객관적이고 흥미롭게 보이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다.




C안_아이디어 차원의 시안. 시대별 레트로를 한 화면에 담기 위해 레트로로 해석되는 요소부터 아직 레트로로 활용되지 않는 것까지 레이어로 마스킹해서 혼재되어 보이도록 했다.

햇빛스튜디오는 지금까지 과자전과 같은 행사 기획, 후룻샵을 통한 상품 개발, 햇빛서점 운영, 퀴어 프로젝트를 통한 사회적 운동까지, 그래픽 디자인의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운이 좋아서인지 스튜디오를 시작한 이후 일이 끊긴 적은 없다. 하나의 일이 또 다른 일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왜 우리를 선택했느냐고 물어본 적도 있는데, 결국은 결과물이 클라이언트의 취향이나 시대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최근에는 디렉팅 일이 많이 들어온다. 대부분의 경우 그래픽은 물론 행사 기획이나 상품 개발 등을 진행했던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다양한 활동을 지향점으로 잡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 기회를 통해 우리 색깔을 내려고 노력했다. 햇빛서점을 운영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스스로 디자인에 더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은 적도 있는데, 이런 경험이 새로운 기회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4년 차 스튜디오이다. 하는 일에 대한 노하우도 어느 정도 생기는 동시에 슬럼프가 오는 시기인 것 같다. 햇빛스튜디오는 어떤가?
2017년 월간 <디자인> ‘올해를 빛낼 디자이너’에 선정됐을 때가 좀 힘든 시기였다. 다행히도 이후에 좋은 프로젝트를 만나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다. 사실 우리는 햇빛스튜디오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도 하나의 작품을 같이 만든 적은 없다. 본래 초반부터 프리랜서 2명이 하는 듀오처럼 활동했는데, 최근에는 스튜디오 안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태를 시도할 생각도 하고 있다. 함께 진행하고 수입을 분배하는 방식 같은, 물론 아직 그 단계까지 실행하지는 못하고 있다.(웃음) 디자인을 하는 것과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건 확실히 다른 문제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려면 법이나 세금, 경영에 대한 지식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한데 초반에는 그런 것을 알려주는 곳이 없어서 많이 헤맸다.

혼자라도 디자인 스튜디오를 시작하기는 쉬워졌다. 하지만 운영은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이제는 휴대전화 하나만 있어도 무엇이든 가능하다. 홍보도 SNS로 할 수 있고, 디자이너를 팔로만 해도 디자인계 소식을 상당 부분 접할 수 있다. 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을 한 적이 있는데, 학생 10명 중 2명이 개인 스튜디오 혹은 디자이너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학교를 졸업한 후나 일정 나이가 되어야 하거나 특정한 선을 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과정을 굳이 거치치 않아도 되는 시대인 것 같다. 하지만 운영 면으로 보면, 전문가에게 맡긴다고 해도 디자이너 역시 법이나 세무 관련 지식을 알 필요가 있다. 해외의 몇몇 사례처럼 국내 디자인계에도 협동조합 개념의 조직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타고난 능력? 이건 진리인 것 같다.(웃음) 우리의 일은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역량 역시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점점 개인의 삶과 일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의외로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운동하면서 관리하는 사람들 보면 유난 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사무실도 옮기고 규칙적으로 생활해보니 늘 밤새우고 주말도 없이 일하던 때보다 아웃풋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SDF 아트 디렉터로서 그래픽과 애플리케이션, 공간 디렉팅까지 진행하게 된다. 어떤 방향으로 기획하고 있나?
영 레트로에 대한 뻔한 해석은 지양하고 이것이 유기적으로 공간에 잘 연결되게 하고 싶다. 특히 전시 장소인 코엑스나 SDF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를 깨고 SDF 자체의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하려고 한다. 또한 많은 디자인 관련 행사가 디자인에 대한 낭만적 접근에 그친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이상적인 메시지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이를 디자이너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

15팀의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를 모아 함께 만든 퀴어 퍼레이드 뱃지.


2018 서울 시장 선거, 녹색당 신지예 포스터.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하얀 리본 캠페인에서 차용한 서체를 사용했다. 트렌디함이 더하기 위해 본래 녹색당의 컬러에 민트색을 섞었고 홍보물에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사용했다.


2018 과자백화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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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 디자인 김혜수 디자이너 / 인물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