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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Project <오픈 리센트 그래픽 디자인 2018>전 리뷰
‘왜 그래픽 디자인계에서는 심도 깊은 비평이 어려울까?’ 디자이너 양지은, 김동신, 배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리고 이 질문은 9월 13일부터 30일까지 공간 41에서 열린 전시 <오픈 리센트 그래픽 디자인 2018>(이하 )로 이어졌다.


  전시장.

전시명 <오픈 리센트 그래픽 디자인 2018>, orgd.org
전시 일정 2018년 9월 13~30일
전시 장소 공간 41, @gonggansail (인스타그램)
기획자 양지은, 김동신, 배민기
참여 디자이너 김동규, 김동신, 박지현, 배민기, 성정은, 송예환, 신재호, 양지은, 오혜진, 워크스

“분명 시대에 걸맞은 특정한 유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아무도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디자인 생태계 전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행사를 기획한 양지은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최근 한국 그래픽 디자인계에서 일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해 소통하고 논의하고자 기획단을 비롯한 디자이너들이 생각한 플랫폼은 전시였다. 이번 〈ORGD 2018〉전은 크게 ‘Test’와 ‘Task’라는 테마로 이뤄졌는데 워크스, 오혜진, 김동규, 신재호 등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10팀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오늘날 그래픽 디자인의 풍경을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이 중 ‘Test’는 실험의 장으로서의 ‘전시’ 자체를 고찰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파트에 참가한 6팀의 디자이너들은 서문과 포스터, 웹사이트, 화환, 사인물, 전시대 등 전시에 필요한 ‘부수적 요소’를 각각 하나씩 맡아 디자인했다. 이 부수적 요소들이 전시의 가장 핵심 요소인 작품이 되도록 구성한 것. 디자이너 배민기와 플로리스트 김태희는 화환 시리즈를 디자인했는데 3단 조화 구조에 드리운 대칭형 띠지에, 포토샵 합성에 이용한 최초의 디지털 이미지 ‘낙원의 제니퍼Jennifer In Paradise’, 인간의 피부 색상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이스트먼 코닥에서 사용했던 색상 견본표 ‘셜리 카드Shirley Cards’ 등 각종 테스트와 관련된 이미지들을 프린트했다. 양지은은 전시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하고 이에 따른 아이덴티티 지침서와 휘장 등을 제작했는데 여러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 이미지들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전개해나간 점이 돋보였다. 이 밖에 워크스, 김동신, 송예환, 신재호 등은 작품을 통해 특정 시간, 특정 공간을 점유하는 전시의 속성을 되짚어보았다.

 

‘Test’가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서의 디자인을 그렸다면 ‘Task’는 디자인의 또 다른 속성인 ‘자기 표현’을 드러냈다. 이곳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자기 주도적 과제가 주를 이뤘는데 성정은, 오혜진, 박지현과 김동규 등이 참여했다. 전시 기간 동안 서교동 WRM에서는 강연도 이어졌다. 여기에는 양민영, 석윤이, 송예환, 최슬기 등의 디자이너와 패션 칼럼니스트 박세진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이번 전시는 전체적으로 과감하고 거칠며 참신하고 불친절했다. 모호함과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은유가 기획자들의 의도였는지, 아니면 경험 부족으로 인한 소통의 실패였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디자인 비평의 가치를 고민하고 담론을 수면 위로 끌어내고자 한 기획자들의 의도는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획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든 독자적인 해석을 내리기 위해서든 끊임없이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대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orgd.org


페미니즘 티셔츠 디자인 성정은 ‘Task’의 일환으로 전시한 이 작품은 소비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 등 최근 불거진 여성주의 담론이 다양하게 얽힌 풍경을 티셔츠로 표현한 것이다. 의도적으로 불안정하게 기울여 제작한 전시대는 워크스의 디자인으로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이다.


 웹사이트 디자인 송예환 페이지를 스크롤할 때마다 접속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자동 캡처 및 아카이빙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덴티티 디자인 양지은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블랙맘바는 우로보로스 Ouroboros(무한을 나타내는 상징적 존재)를 뜻한다.


양지은 〈ORGD 2018〉 공동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

“〈ORGD 2018〉은 비평의 부재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했다.”

‘왜 그래픽 디자인계에서는 심도 깊은 비평이 어려울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이번 전시가 시작됐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행사를 연 것이다. 우리는 현재 가  지속 가능한 행사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 중 하나로 웹사이트를 통해 참여 작가들의 소식을 꾸준히 전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참고로 박지현과 김동규가 전시 기간 동안 선보인 과제 리스트는 향후 열람이 가능한 형태로 업로드할 예정이다. 지도 교수에 따라 과제의 성향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고 서로의 스타일을 참고해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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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 디자인 정명진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