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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공부하게 만드는 디자인 비상교육의 크리에이티브 코어



과학 교재 <오투>

디자인 이윤희, 임세희, 박광수, 명수진, 김지희(리더 박한나 CP)

표지는 이중 표지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하거나 은박을 사용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2018 잇 어워드 본상을 비롯해 2019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과 A 디자인 어워드 골드를 수상했다.

2019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국내 프로젝트 중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교육 콘텐츠 기업 비상교육(대표 양태회)의 과학 교재 <오투O₂>와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수학, 과학 교과서>가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본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국내의 교과서 프로젝트가 해외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이라고만 여겼던 교과서가 술술 잘 읽힐 만큼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디자인의 책이라면 어떨까? 학습 능력은 공부 방과 같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처럼, 무엇을 가지고 공부하느냐 또한 학습에 중요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그리고 교과서와 교재는 서체와 일러스트, 사진이 집약된 디자인으로, 특히 지금의 교과서는 이전의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된 결과물로 그 역할이 점차 강화되는 중이다. 비상교육은 교재 출판으로 시작해 2008년부터는 검인정 교과서 발행을 시작, 두 번째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초·중·고 전 과목의 검인정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초등 국정 교과서 발행사가 되었다. 완전한 자율학습 주도서로 평가받는 <완자>, 천만 독해서 <리더스 뱅크>, 개념과 유형 학습서를 한 권으로 합친 <개념+유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잉글리시아이> 등 한 번쯤은 샀거나 들어봤을 교육 콘텐츠가 모두 비상교육에서 만들어졌다. 비상교육은 여기서 더 나아가 디지털 교과서나 VR 연구, 체험형 교과서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며 디자인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교육 콘텐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비상교육 CI

디자인 랜도 어소시에이츠(대표 제인 제라티Jane Geraghty), landorassociates.com

이전 로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조성, 혁신을 드러내며 비상교육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화살 형태는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상징하며, 미래를 위한 비상교육의 목표와 미션을 드러낸다. 디자인은 코카콜라, GE를 비롯해 한국의 LG 등의 CI와 BI를 진행한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 & 디자인 기업 랜도 어소시에이츠가 맡았다.


비상교육의 디자인 산실, 크리에이티브 코어
비상교육은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CI를 선보였다. 영문으로 바꾼 CI는 더욱 창의적이고 유연한 크리에이티브와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드러낸다. 이와 더불어 크리에이티브 코어는 ‘비욘드 디자인Beyond Design’을 슬로건으로 삼고 교육을 위한 디자인, 디자인을 통한 교육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19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2019 A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오투> 시리즈가 그래픽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골드를 받은 것을 비롯해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수학, 과학 교과서>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 수학 교재 <개념+유형>등 총 6개의 프로젝트가 실버와 브론즈를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비상교육의 모든 디자인은 크리에이티브 코어에서 이루어진다. 총 7개의 셀cell에 40여 명의 디자이너(CP, Creative Planner)로 구성되어 있는 크리에이티브 코어는 각 셀에서 초·중·고 검인정 교과서, 학습지·문제지 등의 교재 콘텐츠를 디자인한다. 최근 비상교육이 선보인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4종은 SNS에서 가장 핫한 교과서로 꼽힐만큼 주목받았다. 감각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세련된 내지의 삽화와 가독성 높은 구성은 당장 집어 들어 읽고 싶게 만든다. 이는 외국 잡지나 소설책처럼 들고 다닐 때 예쁘고 존재감 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목이나 내지의 구성, 스타일이나 컬러, 다양한 서체 활용, 판형과 여백에 대한 실험과 같은 ‘디자인’을 통해 콘텐츠의 목적을 잘 구현하기 위한 연구의 결과다. 크리에이티브 코어를 총괄하는 김재훈 CP는 ‘교육 콘텐츠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가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보기 좋고 예쁘게 만드는 일이 아니기에 교육 콘텐츠 디자이너에게 더욱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수학, 과학 교과서>

디자인 안상현, 정세연(리더 유경미 CP)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김효주, 이민진, 이진우

기호를 모티프로 한 수학 교과서 표지와 곡선을 활용해 통일성을 준 세련되면서도 명료한 과학 교과서. 내지는 심플하게 구성해 가독성을 높였고, 자주 넘겨 보는 교과서인 만큼 종이의 코팅 방식까지 연구해 사용성도 높였다. 2019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과 A 디자인 어워드 실버를 수상했다.


학습의 질을 결정하는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코어는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는 랩과 같다. 교과서나 교재의 사용자 경험 테스트를 위해 국내 대학의 디자인 연구소와 협업하거나 캐릭터나 서체의 크기, 레이아웃, 후가공 실험을 통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체계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크고 작은 실험은 현재의 교과서나 교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형 교과서를 포함한 교육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비상교육은 최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혁신초등학교와 협업해 모형 교과서 개발을 진행했다. 책의 형태지만 텍스트는 거의 없고 그림을 중심으로 한 놀이 중심의 교과서로, 체험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된 책에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거나 콘텐츠를 입체화시키는 방식으로 교과서의 진화를 실험했다. 모형 교과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크리에이티브 4셀의 리더 안상현 CP는 “교과서나 교재는 더 이상 내용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디자인을 통해 좋아하지 않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교과서, 교재 디자인의 단순하지만 분명한 목표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미래형 교과서 연구는 교과서나 교재의 형태에 대한 고민은 물론, 교과서가 단순히 학습 수단이 아니라 소통을 위한 도구가 될 수는 없는지와 같은, 그 본래의 목적이나 기존의 콘텐츠 전달 방식을 되짚어보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이런 실험의 결과는 곧 국정교과서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비상교육은 앞으로의 교육 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크리에이티브 코어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디자이너가 디렉터가 되어 주도적으로 끌고 가도록 하고자 한다. ‘혁신은 디자인에서 시작된다’라는 비상교육의 모토처럼, 우리 교육의 미래는 지금 디자인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visang.com

유경미 크리에이티브 코어 1셀 리더

“교과서 디자이너는 에디터 역할을 해야 한다.”




교과서나 교재 디자인에는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 텍스트와 같은 요소에 강약이 있는지, 사용자의 뇌리에 각인될 수 있는 페이지를 구성했는지와 같은 복합적인 기획이 담겨 있다. 따라서 디자이너에게는 텍스트 해독력과 기획력이 중요하다. 비상교육에서는 디자인 기획과 별개로 ‘페이지 기획’이라는 단계를 거치는데, 이를 통해 세부적인 페이지의 디자인 강약을 조절한다. 또한 디자이너가 이미지 선정부터 촬영, 모델의 의상이나 포즈 가이드, 요리 사진의 경우 푸드 스타일리스트 섭외부터 세팅과 같은 세부적인 사항까지 관여한다. 그뿐 아니라 책에 등장하는 남녀 캐릭터의 비율을 균등하게 맞추거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성역할 변화, 다문화 가정의 증가와 같은 시대 변화까지도 예민하게 포착해야 한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4종
디자인 정세연(리더 유경미 CP)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이준호
에세이집과 같은 감성을 주고자 웹툰풍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여백을 살린 레이아웃, 감각적인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했다. 올해 A 디자인 어워드에서 실버를 수상했다.




비상교육 크리에이티브 코어 사무 공간 내 에 위치한 프린팅 & 샘플실
다양한 지류 샘플을 두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크리에이티브 코어의 리더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안상현(4셀), 유경미(1셀), 김재훈 크리에이티브 코어 총괄, 김주희(5셀), 박한나(2셀), 김영현(3셀)




크리에이티브 코어의 사무 공간 사무 공간 곳곳에는 라운지, 서재 등 곳곳에 휴식과 충전을 위한 공간을 두었다.


김재훈 크리에이티브 코어 총괄
“혁신적인 교육 콘텐츠개발의 중심에 디자인이 있다.”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 디자이너의 궁극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교육 콘텐츠 디자인은 전문적인 영역이다. 디자이너는 저자나 편집자가 전달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편집자가 놓친 점을 보완하기도 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안하기도 한다. 비상교육이 디자인을 통한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는 디자이너가 주도해 기존 교과서나 교재에서 구현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싶다. 다양한 교육 콘텐츠 브랜딩까지 가능하다.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넓다.

앞으로 교육 콘텐츠는 어떻게 변화할까?
학습 효과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이제 본질이 아니다. 중학교에서 시험 제도가 축소되면서 자습서 시장이 작아진 것처럼 출판·인쇄물을 통한 교육용 교재만이 전부가 아닌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교육 콘텐츠는 사용자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형 교과서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코드나 VR과의 접목부터 놀이형 교과서까지 교육 콘텐츠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볼 때 그것은 상상 이상의 다양한 방식이 될 것이다.

교육 콘텐츠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학습자는 교과서와 교재를 통해 자연스럽게 디자인과 구성, 기획을 접하게 된다. 그만큼 교육용 콘텐츠 개발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줄간이나 행간 같은 1차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목표에 맞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의 다양한 모습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용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고려하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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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