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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에어로케이항공 상식을 깨부수는 괴짜 여행 플랫폼의 등장


에어로케이의 다양한 굿즈가 포함된 웰컴키트에는 네이비와 옐로 두 가지 메인 컬러만을 녹여내 브랜드의 상징성을 더했다.


에어로케이항공 로고. ‘Aero’와 ‘K’ 사이의 노란색 막대는 일명 ‘브리지’로, 안전 및 안정감을 나타냄은 물론 길이의 변이를 통해 유연성과 확장성을 더했다.


체크인 카운터와 탑승 게이트 등에서도 일관된 브랜딩을 도입했다. 기내 반입 수하물 가이드와 노티스 보드에도 에어로케이항공의 브랜드 경험이 시작된다.


항공권, 수하물 안내, 위생 봉투 등 비행하는 순간 만나는 모든 아이템에 일관된 디자인 어휘를 완성했다.

에어로케이항공
브랜드 기획·자문, CI·BI 라니앤컴퍼니(대표 박정애), raneecompany.com
브랜드 리뉴얼·애플리케이션 디자인 도큐먼츠(대표 김병조·윤항로), dcmts.co
유니폼 디자인 포스트디셈버(대표 박소현), postdecember.com
유니폼 디자인 협업 이재우
웹사이트 aerok.com

지난 6월 항공사 최초로 젠더리스 유니폼을 앞세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에어로케이항공. 스커트 대신 바지를, 구두 대신 운동화를 선택한 이들의 결정은 그저 일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함이었지만 업계 내에서는 혁신에 가까운 도전으로 읽혔다. 게다가 전문 패션모델 대신 임직원들이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이들의 진정성에 더욱 눈길이 가게 했다. 스타트업 항공사의 이 패기 넘치는 시도는 수면 아래 있던 무수한 질문을 불러왔다. 가령 승무원의 업이란 무엇인가부터 해당 업에 걸맞은 안전하고 합리적인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나아가 이 시대의 항공사는 어떤 서비스를 전할 수 있는지와 같이 본질을 되새기는 물음 말이다. 그야말로 무대에 오르자마자 제대로 한 방을 날린 격이었다.

사실 이 한 방은 우연하게 얻은 결과가 아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사업 초기부터 익숙한 것을 뒤집어보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기성 항공사와 차별화된 ‘초저비용 항공사’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지만 ‘항공업을 넘어 고객에게 더욱 많은 경험과 자유를 주는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시장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과감하게 바꾸자’는 태도로 내재화되었다. 그간 수시로 불거진 항공업계의 불합리한 기업 구조, 승무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 등에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 뒷받침됐다. “기성 항공사들과 규모와 자본을 두고 경쟁하는 건 부질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에어로케이항공이 추구하는 가치를 녹여낸 새로운 경쟁의 장을 만들었다. 스타트업이기에 가능한 시도, 유연한 사고와 신속하고 수평적인 의사 결정,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해줄 고객이 누구인지를 생각했다.” 김상보 에어로케이항공 마케팅본부장의 설명은 소비자의 의식을 깨우고 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브랜드의 포부가 잘 드러난다. 이러한 의지는 디자인 요소에도 녹아들었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로고 디자인이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단순하게 레터 타입으로 표현하되 ‘Aero’와 ‘K’ 사이에 막대(브리지)를 넣어 다양한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에 모티브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또한 네이비(Pantone 655c)와 옐로(Pantone 1365c)를 메인 컬러로 설정하면서 신뢰감과 안전성에 대한 이미지를 굳혔지만 상황에 따라 옐로 대신 그린, 핑크, 블루 등 컬러 베리에이션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항공사의 얼굴이기도 한 항공기 외부 디자인에서는 동체 및 꼬리날개의 양 측면에 로고 디자인을 서로 다르게 삽입했다. 간결한 인상은 유지하면서도 틀을 깨는 시도다. 이와 같은 실험은 여러 크리에이티브 팀과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에어로케이항공은 브랜딩 초기에 라니앤컴퍼니와 함께 기본 구조를 만들었고 이후 도큐먼츠dcmts와 BI 가이드라인, 애플리케이션, 유니폼, 사이니지, 오브젝트 디자인, 메모지와 공항 시설물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업의 본질을 묻고 자신만의 답을 찾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의 시작과 끝뿐만 아니라 고객의 취향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꿈꾼다. 언뜻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감각적 전략으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타깃층이 특정 연령이나 성별, 세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의 개성을 존중하고 실용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고객을 향한 메시지인 것이다. 이는 에어로케이항공의 등장에 눈길이 가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다.


에어로케이의 모든 문서와 디자인에 적용되는 Aero K Sans 폰트와 픽토그램.


에어로케이 로고가 적용된 항공기 동체 디자인.


젠더리스 룩의 승무원 유니폼은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며 화제를 낳았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의 업에 적합한 디자인을 보여주고자 한 결과다.

김상보
에어로케이항공 마케팅본부장

네이밍에는 어떤 뜻이 숨어 있나?
2016년 최초의 프로젝트명은 ‘케이에어K Air’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저비용 항공사가 되겠다는 의미에서 간결하게 이름을 지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정치·사회적 이슈들로 ‘K-’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는 분위기였고, 이에 아예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했다. 일반인 공모, 사내 공모, 전문가 자문 회의 등을 열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던 중 한 임직원의 가족이 ‘Korea’ 알파벳을 역순으로 적은 ‘aeroK’를 툭 제안했다. ‘불편하지만 당연히 여기는 것들에 대해 과감하게 뒤집자’는 브랜드 철학과도 꼭 맞는 느낌에 만장일치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활동성에 초점을 맞춘 유니폼으로 화제를 낳았다.
대다수 사람이 항공사를 떠올릴 때 유니폼 디자인, 특히 객실 여성 승무원의 유니폼 디자인을 생각한다. 예쁘게 차려입은 여성 승무원의 모습이 항공사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여겨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각자 주관적인 기준으로 유니폼을 평가하고, 나아가 디자인 경쟁을 유도하는 구도로 흘러왔던 것 같다. 이러한 현상에 에어로케이항공은 왜 시장에서 이와 같은 인식이 당연한지, 그것이 일할 때 적합한 기능성을 갖추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다. 그래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취지 아래 활동하기 편한 소재와 형태의 디자인으로 안정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신이 에어로케이항공 유니폼의 기본이 되었다.

에어로케이항공이 생각하는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에어로케이항공의 업은 단순히 비행에만 있지 않다. 비행은 수많은 여정journey의 일부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고객이 여행에 나선 첫걸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를 고려하는 여행 플랫폼travel commerce에 가깝다.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지만 작은 몸집을 장점으로 삼아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실수들이 더욱 단단한 브랜드의 양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의 과제는?
한마디로 말하면 ‘안전을 제외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항공사가 되자’다. 계속해서 시장의 관행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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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윤솔희 프리랜서 기자 담당 오상희 기자 사진 제공 에어로케이항공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