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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브라비아 X 시리즈 ] 소니 디자인의 정체성 부활과 진화
소니가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제품 박람회 IFA 2006에 소니가 불참하면서 각국의 언론사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소니가 다른 경쟁사에 밀려서 주춤하는 것이 아니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의심을 한 번에 잠식시키기라도 하듯 소니는 최근 리얼 풀(Real Full) HD TV 브라비아(Bravia) X 시리즈를 전 세계적으로 출시하면서 소니 디자인의 정체성과 건재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브라비아 X 시리즈를 통해 소니 디자인의 부활과 진화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살펴보았다.

자유분방한 기업 문화를 추구했던 창업자인 고 모리타 아키오 회장이 소니를 설립한 지 올해로 벌써 60주년이 되었다. 그리고 소니 디자인센터가 설립된 지 45주년이 되었다.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던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20여 명 규모의 자그마한 회사였던 동경통신공업을 세계적인 기업 소니로 만들었다. 소니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야심은 동경통신공업 시절부터 그의 각별했던 소니 브랜드의 사랑에 대한 일화로 전해진다. 그가 새롭게 개발한 소형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들고 미국에 팔러 갔을 때 일이다. 그는 “소니 브랜드로는 팔리지 않을 테니 우리 브랜드를 붙여라. 그럼 10만 대를 주문하겠다”라는 제의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절하면서까지 소니의 브랜드를 굳건히 지켰고 이 사건이 소니 브랜드를 육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래의 문화를 디자인하는 소니
“전에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을 시도하라.” “항상 한걸음 앞서 있어라.” 모리타 회장은 늘 이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말은 소니가 창립 이래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기업 철학을 대표하고 있다. 이런철학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소니는 늘 새롭고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왔다. 소니스 타일이라는 ‘소니다움(Sonyness)’ 디자인의 개념을 세계 최초로 만들고 통일된 아이텐티티를 지금까지 실천해오고 있다. 그 첫 번째 대표 작품이 바로 소니 브랜드 디자인이다. 1955년 ‘SONY’ 상표를 등록한 후 여섯 번의 손질을 통해 1973년 지금의 형태로 로고 디자인을 완성하였고, 소니 크리에이티브 센터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스튜디오 총괄 과장인 아시다 다카시가 소니 디자인 중에 가장 우수한 것을 꼽아달라는 말에 서슴지 않고 소니 로고를 꼽았을 정도로 소니 브랜드와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소니는 로고의 통일된 이미지를 명확하게 내세우기 위해 제품 디자인의 일관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제품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위해 검은색과 은색또는 회색과 은색의 조합만으로 제품을 디자인했다. 이런 노력은 1960년부터 시작되었고 소니 제품은 검정색과 은색을 기본으로 삼는 제품이 많았다.
지금은 일반적인 제품 디자인이 되어버린 은색 제품은 알루미늄에 다이캐스팅(die-castiong: 녹인 금속을 금속제의 거푸집에 주입한 다음 압력을 가해 주물을 만드는 방법)하고 광택을 내서 외관 디자인으로 사용한 것으로 소니가 최초였다. 당시 소니 내부에서는 ‘블랙 앤드 실버’라고 불렀고, 소니 디자인의 원류 중 하나다. 소니 디자인은 이제 새로운 문화를 상징한다.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제품들을 생산하며 인간의 행동과 연결하여 함께 진화하고 있다. 소니 디자인을 표현하는 네 가지 키워드인 독창성, 라이프스타일, 기능성, 유용성을 보아도 그 정신을 알 수 있다. 소니의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 아이보 등의 제품이 그런 것이다. 소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미래의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컨설턴트 회사 랜도 어소시에이츠(Landor Associates)는 소니가 코라콜라, 메르세데스벤츠, 코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이 브랜드라고 발표한 바 있다. 소니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세계적으로 드높아졌다. 그러나 모리타 회장의 사후로 소니는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 미국 애플의 아이팟의 등장과 성공은 독창성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니 디자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고, 최근 소니를 벤치마킹하며 추적했던 다른 기업들이 빠르게 추적해오면서 일부 관련 업계에서는 소니 디자인이 주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소니는 다시 한번 디자인을 통한 힘찬 도약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창업자 2세인 모리타 마사오를 본사 디자인 센터 크리에이티브 센터 대표로 영입한 것이다. 소니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 회장의 차남인 모리타 마사오는 소니 계열사에서 브랜드와 이벤트 등 주변 업무를 맡다가 전격적으로 본사 경영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선친인 모리타 회장이 글로벌 마케팅을 맡아 소니를 세계적 기업으로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모리타 회장의 뒤를 이어 다시한번 디자인으로 소니의 시대를 만들 것인지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소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야심 차게 신개념의 TV를 선보였다. 그것이 바로 브라비아 X 시리즈이다.

소니 TV의 새로운 정체성, 브라비아 X 시리즈
가전 시장의 디지털 황금기 시대를 맞이하여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분야가 TV 디스플레이 분야이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 같은 둔탁했던 사각 박스가 슬림해지고 가벼워지면서 공간안에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까만 화면에 프레임이 전부인 평면 TV는 디자인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제한되는 제품이다. 거기에 작지만 특색 있는 요소를 넣어 타사와 구별되는 소니다운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런 고민을 거쳐 태어난 TV가 브라비아 X 시리즈이다. 최고 걸작품의 이름에만 붙일 수 있다는 최고를 의미하는 ‘X’가 브랜드 네임에 붙은 것은 이름값만큼이나 성능과 디자인에서 그 우수성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브라비아 X 시리즈의 디자인이 예외적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 보아도 소니가 이번 TV디자인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LCD TV의 가격 인하와 보급확대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TV 디자인은 점점 몰개성화가 되고 있다. 거기에 소니다운 디자인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시켜나가느냐의 고민이 결국 마음에 드는 최고의 디자인을 찾기 위해 경쟁을 통한 공모전을 생각해낸 것이다. 보통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디자인 팀에서 기획하고 이를 상품기획 담당자와 상담하고, 최종적으로 상부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 비하면 획기적인 시도였다. 공모전에는 소니 디자이너 외 7명의 외부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이 소니의 수석 디자이너인 니이치 다쿠야 씨가 제안한 플로팅(floating) 디자인이다. 플로팅 디자인은 마치 하늘 위로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다. 플라즈마 베가 MR 시리즈에 처음 사용되며좋은 반응을 보였던 플로팅 디자인은 브라비아 X에서 한층 더 진화되어 TV 디자인의 새로운 정체성을 갈망했던 소니 디자인 센터의 신념을 담았다.
소니는 브라비아 X를 통해 소니 스타일을 새롭게 창조하며 소니의 정체성 확립과 힘찬 도약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인터뷰 | 도츠카 게이이치
소니 크리에이티브 센터 홈 프로덕트 디자인 스튜디오 총괄부장
“소니는 모르모트 기업이다”

크리에이티브센터 밸류 디자인 스튜디오(Value Design Studio)에 대해서 말해달라.
작년에 소니 디자인 센터 안에 만들어진 곳으로 소니의 톱 디자이너들만 모여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가상의 스튜디오 공간이다. 디자인의 집약적 활동을 도모하기 위한 곳으로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수석 디자이너들은 소니의 차기 디자인 제품을 선정하기 위해 함께 의논하고 후배 디자이너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소니가 생각하는 경쟁사나 브랜드가 있다면?
어떤 특정 회사나 브랜드는 우리의 경쟁이 아니다. 우리의 경쟁사는 우리 안에 있다. 소니는 모르모트 기업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내부에서 스스로 실험과 경쟁을 통해서 남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내려고 한다. 우리에겐 외부의 경쟁사를 넘어서 옆의 동료가 경쟁의 대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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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여수연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0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