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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TV보다는 가구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삼성 세리프 TV


삼성전자와 부훌렉 형제가 함께 개발하고 디자인한 세리프 TV.

삼성 세리프(Serif) TV는 유럽에서 먼저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제품이다. 언뜻 보면 TV보다는 가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 로낭 & 에르완 부훌렉(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세리프 TV는 지난해 9월 21일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공개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디자인 팀장 강윤제 전무는 “딸 방에 놓아도 예쁜 TV를 디자인하고 싶었다”고 세리프 TV의 개발 배경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결과를 위해 전자 제품을 만든다기보다 하나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제품 디자이너가 아니라 가구 디자이너인 부훌렉 형제와 협업한 것도 새로운 디자이너를 찾고자한 결과다. 특히 부훌렉 형제도 처음으로 디자인하는 전자 제품이었기에 의미가 크다. 세리프 TV의 콘셉트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가구와 같은 TV’다. 요즘 TV가 경쟁적으로 과시하듯 종이처럼 얇거나 첨단 기술로 무장하지는 않았지만 신선한 디자인으로 사용자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선사했다. 부훌렉 형제는 이를 강조하며 “사용자에게 강력한 성능이나 사운드, 첨단 기술보다는 좀 더 우아한 경험을 전달하려 했다. 마치 아침 안개나 햇살과 같이 잔잔하고 조용한 경험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리프’라는 이름은 외관의 디자인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는데 알파벳 문자 끝에 장식적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이르는 용어 ‘세리프’에서 따온 것이다.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알파벳 ‘I’를 닮았다는 점에서 상징적인데 글자 모양에서부터 글줄 여백까지 주변과의 조화를 연구하는 타이포그래피처럼 공간과의 상호 작용을 특히 고려했다. 그 결과 세리프는 거실, 주방, 침실 등 생활 공간 어느 곳에도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탈착 가능한 스탠드를 이용해 어디에든 쉽게 놓을 수 있고 뒷면에는 패브릭 소재를 사용해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아름답다.

기술에 집중한 제품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도 힘을 쏟았음은 물론이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한 UI 디자인이 특징이다. 기본적인 스마트 TV 서비스 외에 시계, 스피커, 포토 월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커튼 모드’는 보고 있던 화면이 커튼을 가리듯 흐려지면서 그 위로 주요 기능이 자연스럽게 겹쳐 나타나는 기능으로, 외관의 감성적 디자인을 UI에 그대로 옮겨온 예다. 세리프는 원래 4월에 밀라노에서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완성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일정을 연기했을 만큼 디자이너의 장인 정신이 녹아 있다. 이것이 삼성전자가 세리프 TV를 가전이 아니라 가구라고 당당히 말하는 이유다.

Interview
로낭 & 에르완 부훌렉
“세상에 없는 TV이지만 익숙한 TV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세리프 프로젝트를 맡게 된 과정을 설명해달라.
2012년 9월 우리 스튜디오에서 삼성전자와 첫 만남을 가졌다. 프로젝트를 먼저 언급하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근히 진행하고자 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2013년 9월에 정식 계약을 맺고 그해 12월에 첫 번째 아이디어 워크숍을 함께 진행했다.

세리프의 디자인 개발에 어떤 콘셉트로 접근했나?
인기 있는 기존 TV들을 보았을 때, 넓고 럭셔리한 공간에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파리의 전형적인 좁은 아파트처럼 작은 공간에 놓아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TV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차라리 두꺼워도 일반적인 라이프스타일 환경에 어울리는 TV를 디자인하고자 했다. 세리프 TV는 그런 의미에서 삼성의 기술력과 우리가 생각하는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이 만난 결과물이다.

상세한 디자인 과정이 궁금하다.

나무와 플라스틱을 통으로 깎아 최초의 샘플 제품을 만들었고, 상품화 과정에서 전자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처음 디자인과 최종 결과물의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다. 특히 거의 모든 TV가 스탠드 부분과 스크린 부분이 나뉘어 있는데 이러한 구분 없이 통합된 몸체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제품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디자인 요소를 직접 담당했다.

처음에는 TV 본체만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이 점차 확대되어 리모컨에서부터 사용자 경험 디자인, 패키지, 네이밍, 제품 설명, 제품 내부 서체 등 모든 요소를 직접 디자인하게 되었다. TV 뒷면의 패브릭도 직접 디자인한 것이며 영상 스토리도 만들었다.

처음 전자 제품을 디자인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에는 경험 많은 삼성전자의 디자이너가 파리로 와서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디자인에 추상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기본 철학으로 해 자체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작업에서도 우리는 우리만의 디자인 철학을 최대한 살리려 했고, 이 부분이 삼성에서 높게 산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삼성과 부훌렉 형제의 만남이 갖는 의미는?

한마디로 열정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세리프는 출시 일정과 과정, 판매, 유통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전자 제품의 전형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또 출시 시점을 연기하면서까지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 삼성전자의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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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최누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