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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복을 부르는 디자인 예술가를 위한 미신용품, 이해인


돈이 새지 않게 도와주는 ‘원보’. 
우리는 언제 미신에 마음을 빼앗길까? 명징한 결과는 있지만 합리적인 원인이 없을 때, 반대로 합리적인 원인을 잘 닦아놓았지만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해 액운을 막고 싶을 때다. 조각가이자 디자이너인 이해인은 미신의 이러한 필요 조건에 착안해 예술가를 위한 미신용품을 만들었다. 이해인이 디자인한 일곱 가지 디자이너 토이 시리즈는 예술가가 작업할 때 좋은 기운을 북돋아주는 기능을 한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예술가가 작품에 몰두하다 보면 성격이 괴팍해지기 일쑤인데 닥터 람(Dr. Lam)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의 동그란 엉덩이를 만지면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릴 수 있다. 머리에 뾰족한 원뿔 모양이 달린 스피티(Speeti)는 작업 속도를 월등히 높여주는 능력이 있다. 특히나 야외에서 페인팅하는 작가를 위해 비가 내리지 않게 해주는 드로이(Droi)의 능력도 유용해 보인다. 예술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혹할 만한 캐릭터는 원보(Wonbo)다. 실제 미신용품인 금원보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이 캐릭터는 돈을 잘 담아두어 깨지지 않는 한 돈이 새어나가지 않게 도와준다.

금원보는 실제 중국 명나라 때 쓰던 금으로 만든 말발굽 모양의 화폐다. 이해인은 조소와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고 2016년 졸업 작품으로 이번 시리즈를 디자인했다. 미신을 맹신한다기보다 상징적인 물건을 지니고 있음으로써 스스로 목표를 되뇌고 마음가짐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예술가들을 위한 미신용품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 자료 조사를 위해 풍수지리, 전문 무당용품점 등의 사이트를 찾아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가장 처음 만든 것은 프리즈망(Prisman)으로 조소를 전공한 디자이너답게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닌 캐릭터다. 프리즈망을 옆에 두고 작업하면 구상이 금방 떠오르게 도와준다고. 그가 디자인한 캐릭터들은 표정을 읽을 수 없거나 아예 얼굴이 없는 경우도 있다. 표정을 통해 물건의 용도를 나타내기보다 캐릭터의 미묘한 동작이나 몸짓으로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더불어 캐릭터의 뚜렷한 표정이 없기 때문에 사용자가 자신만의 의미를 불어넣기에도 좋다. 다소 엉뚱해 보일지 몰라도 창작자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고민에 디자인으로 솔루션을 준 이 미신용품은 오브제로 기능할 수 있을 정도로 미감까지 뛰어나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신에 연연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또한 “과학 이전 시대에는 미신이 정당하고 타당했다”고 인정한 것처럼 조상들의 원시적 사고 체계가 현대인의 의식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신을 비과학적이라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세련된 방식으로 변주해나간 예술가의 미신용품점이 의미를 갖는 이유다. instagram.com/leehaedal

 

구상이 잘 떠오르게 해주는 ‘프리즈망’.


작업 속도를 높여주는 ‘스피티’.


야외 작업 시 비가 내리지 않게 해주는 ‘드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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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백가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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