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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어셈블 VS 디셈블 달라 꼬르떼 미나 아트 프로젝트


달라 꼬르떼는 1947년부터 심발리(Cimbali)와 라 페마(La Faema) 등에서 전문 기술자로 독보적인 경력을 쌓은 브루노 달라 꼬르떼가 2001년 설립한 이탈리아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 전문 회사다. 컴퓨터 컨트롤 방식의 히터를 장착한 독립적 보일러를 고안해낸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디자이너 협업과 전용 모바일 앱 개발 등 기술, 디자인, 서비스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남다른 신뢰를 쌓아왔다.


에스프레소가 곧 ‘커피’와 동의어이자 라이프스타일인 나라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머신 기업 달라 꼬르떼(Dalla Corte)의 미나(Mina)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독자적인 추출 방식으로 에스프레소 머신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가열된 물을 원하는 방식과 양으로 떨어뜨려 풍미를 조절하는 플로 프로파일링(flow profiling)은 미나만의 독자적인 핵심 기술이다. 여기에 미나는 사용자가 설정한 정확한 레시피를 기억해 원격으로 조작하는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기능까지 더해 궁극의 한 잔을 완성해낸다. 달라 꼬르떼에게 디자인이란 커피를 분쇄하고 추출하는 기능만큼이나 친구와 커피를 나누는 시간, 커피를 마시지 않는 순간에도 중요한 요소다.

외관 또한 사용자가 원하는 패널을 선택해 스스로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흔히 메탈이나 ABS 플라스틱을 덧대 기기의 ‘커버’ 기능만으로 한정된 기존의 패널 대신 목재, 유리 등 다양한 소재와 컬러, 무늬의 패널을 제공해 누구나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것. 미나의 이러한 특징과 강점을 전달하고자 달라 꼬르떼는 국내 작가 4명의 영감을 미나 패널에 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콘셉트는 ‘어(디)셈블(A(di)ssemble’. ‘조립하다’는 의미의 어셈블(assemble)과 ‘진짜 의도를 숨기다’라는 의미의 ‘디셈블(disemble)’의 유희적 조합어로,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분리하고 조합할 수 있는 기기임을 표현하고자 했다. 동시에 통통 튀는 컬러의 팬시한 미나 안에 감춰진 고사양의 첨단 기능을 슬며시 흘리는 의미도 담았다. 길종상가, 장우철, 윤향로, 모임 별 등 협업 작가 4팀은 가구, 그래픽, 회화, 사진 장르에 걸쳐 자신만의 개성을 미나 패널에 흥미롭게 녹여냈다.

가구부터 에르메스의 쇼윈도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의 프로젝트를 넘나드는 길종상가는 자작 합판을 길쭉한 오각형으로 재단해 기기 전체를 감싸는 패널을 제작했다. 패널에 구멍을 뚫어 연결한 3개의 봉은 형태에 안정감을 주면서도 컵이나 행주 같은 물건을 거치하는 기능성까지 더한다. <GQ>의 스타 에디터 출신인 포토그래퍼이자 작가 장우철은 로마와 밀라노, 소렌토 등 미나가 탄생한 이탈리아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을 리소 프린트로 찍어낸 뒤 콜라주 형식으로 겹치고 오려냈다. 마티스의 색종이 콜라주 작업에서 힌트를 얻은 형태로 오려낸 프린트에 얇은 아크릴을 덮어 액자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현대 회화 작가 윤향로는 1년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작품 ‘스크린샷’ 시리즈의 일부를 패널에 담아냈다.

스크린샷 시리즈는 미소녀 변신물 애니메이션에서 에너지가 방출되는 순간을 찾아 모니터 안에서 ‘스크린샷’ 한 후 그 표면을 늘려서 가공한 추상 회화적 이미지 실험으로, 윤항로는 미나 패널을 캔버스 삼아 일부를 직접 페인팅했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집단 모임 별은 커피의 의미와 확장성에 주목했다. 커피를 뜻하는 세계 각 국 언어의 어원이 아랍어 ‘카와’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에 착안한 모임 별은, 커피의 발상지인 중동 팔레스타인 시인 무리드 바르고티(Mourid Barghouti)의 저서 에서 글을 발췌해 아랍어와 영문 버전을 나무 판에 레이저로 새겼다. 좋은 디자인은 우리의 생활 방식을 풍요롭게 한다. 그 풍요란 마음이 편해지는 일상을 영위하고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도록 핵심적 가치를 상기시키는 일과 맞닿아 있다. 달라 꼬르떼의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는 그 가치를 일상 속으로 가장 친근하고 가깝게 들여오고자 한 시도다. 크리에이터 4명의 관점으로 해체하고 재조립한 미나는 오는 11월 9~12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카페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www.dallacorte.com



모임 별
2000년 밴드로 결성한 모임 별은 음악 작업과 함께 브랜딩,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턴시이기도 하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그래픽 디자인, CJ E&M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 브랜딩 등 주요 기업에서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민미술관 등 문화·예술 기관과 지속적인 협업을 해오며 자체 음반 레이블도 운영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포지셔닝의 크리에이터다. byul.org




“모듈러 신시사이저처럼 커피 머신을 2, 3개씩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2개의 기기를 포플러 나무판을 활용해 연결했고, 여러겹의 페인트칠로 완성했다. 판은 필요에 따라 더 길거나 짧게 교체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커피의 발상지인 중동 출신의 팔레스타인 시인인 무리드 바르고티 저서에서 발췌한 글을 새겨 넣었다.”



길종상가 박길종
2010년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래 살아오면서 배우고 느끼며 겪어온 모든 것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인력 등을 제공하는 일을 해왔다. 설치 작품, 가구, 쇼윈도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15년 봄 이후 매 시즌 에르메스 쇼윈도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bellroad.1px.kr




“최소한의 효율적인 동선으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는 미나의 기존 패널은 전체적으로 반듯하거나 동글동글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와 반대로 각을 살리면서 사선을 사용해 삐뚤해 보이게끔 만들고 싶었다. 기본적인 노란색 패널과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아이보리 계열인 자작 합판을 사용했고 측면에는 빨강, 초록, 파랑을 사용해 포인트를 주었다.”



윤향로
대중매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원본 삼아 그것의 복제 이미지를 해체, 재구성해 캔버스나 스크린 위로 불러내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해오고 있다. 뉴욕과 서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10주년 전시 <오 친구들이여, 친구는 없구나>전에 참여했다. yoonhyangro.tumblr.com




“현재 작업 중인 ‘스크린샷’ 시리즈는 미소녀가 변신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중 변신 과정에서 화면이 빛으로 가득차는 장면을 모니터상에서 캡처한 뒤 그 표면을 가공한 추상 회화다. 모니터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미니 패널에 페인팅했다.”



장우철
<GQ>코리아 피처 디렉터 출신 작가이며 감각적인 글쓰기로 고정 팬층을 거느린 스타 에디터이자 개성 있는 사진으로 주목받는 포토그래퍼다. <좋아서 웃었다> <여기와 거기>에 이어 세 번째 책을 집필 중이다.“






“미나를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그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약간의 귀여운 ‘터치’를 더하는 정도로 작업에 임했다. 이탈리아 여행 때 직접 찍은 사진을 리소 프린트로 구현했다. 리소 특유의 낡은 듯한 느낌이 너무 새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면서도 너무 도드라지지 않고도 컬러풀한 느낌을 내는 데에도 좋을 거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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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자료 제공: 달라 꼬르떼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