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Living 라이프클락
리빙 디자인 부문의 출품작을 살펴보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올해는 1인 혹은 소형 가구를 위한 제품,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모듈형 조립형 가구가 더욱 많이 등장했다. 한편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의 약진도 눈에 띄었는데, 본인의 작품을 캘린더나 모빌 등으로 세련되게 상품화한 아티스트 프루프, 한지를 모던하게 해석한 우븐 램프의 양정모 스튜디오 등이 심사위원의 주목을 받았다. IoT가 결합된 출품작 중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블라인드를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는 블라인드 엔진(브런트)이 돋보였다. ‘미니멀한 디자인, 높은 활용성, 기존 제품을 IoT에 적절히 접목한 방식’이라는 평가였다. 심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꼽은 수상작은 라이프클락으로, 실험성과 제품의 완성도, 그리고 생활 속 오브제가 기능적인 면까지 갖춘 사례로 손색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급 상황 발생 시 “시계 가져와” 한마디면 충분하다는 심사위원들의 얘기는 제품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왼쪽부터) 이석우, 윤성웅, 강원향, 손하은

SWNA

클라이언트 경기도주식회사
디자인 SWNA(대표 이석우), www.theswna.com
디자이너 이석우(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성웅(프로젝트 매니저), 손하은(그래픽 디자이너), 김혜일(제품 디자이너), 강원향(CMF 디자이너)
발표 시기 2017년 8월

제품의 바른 쓰임을 위한 디자인
지난 11월 15일 포항에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불과 1년여 만에 또 중급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 그런데 여전히 시민들은 재빨리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일밖에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시계를 들고 나올 것이다.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 SWNA의 이석우 대표는 ‘평소에는 필요하지 않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재난 대비 키트를 의뢰받으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을 떠올렸다. 하지만 재난 상황의 설정과 이에 필요한 구호용품의 범위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국내에 존재하던 재난 대비 관련 용품이나 키트는 제각각 흩어져 미비하게 존재하고 있었고, 해외 사례의 경우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난 상황과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이프클락은 오히려 시계라는 아이템을 도출한 후 정체성이 더욱 명확해진 경우다. 처음에는 옷걸이에 걸거나 우산 꽂이에 꽂아두는 등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장소에 놓일 만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석우 대표는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자리하는 시계는 일반적으로 내부가 비어 있음을 우연히 발견하고 여기서 재난 키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자연 재난보다는 생활 재난에 초점을 두고, 구조 요청까지의 골든 타임이라는 최소한의 범위를 정했다. 시계 내부에는 야광 봉, 호루라기, 구호 요청 깃발, 보온포, 응급 치료용 압박붕대 그리고 ICE(In Case of Emergency, 긴급 상황 연락 카드) 등을 담았다. 특히 라이프클락은 제조 전 과정을 경기도 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진행한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클라이언트인 경기도주식회사는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활성화를 위한 공유 시장 경제 플랫폼을 지향하는 주식회사로, 이번 프로젝트에는 경기도주식회사와 함께 18개 업체가 참여했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SWNA의 CMF 디자이너 강원향은 “케이스 사출 과정에서 두께가 얇아지는 등의 변화는 있었지만 초기 스케치 디자인이 거의 그대로 구현되었다”며 지금의 결과물은 클라이언트, 제조사와의 원활한 협업과 조율 덕분이었음을 밝혔다. 라이프클락은 8월 출시 이후 초기 물량이 완판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석우 대표는 ‘올해 진행한 프로젝트 중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메달과 더불어 가장 어려웠던 동시에 뿌듯했던 프로젝트’라고 소회를 전했다. 스스로 산업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 시기에 두 가지 공익적 성격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답을 조금씩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디자인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를 느끼게 돼요”라고 그는 덧붙였다. “디자이너는 위험에 대처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에서 나아가 위험한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라는 공공 예술가 크지스토프 보디츠코의 말이 떠올랐지만 여전히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은 존재한다. 라이프클락은 이에 대한 디자이너의 역할을 보여준 동시에 국내에서도 심미적으로 뛰어난 재난 대비 키트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성공적 사례로 남을 것 같다.


Share +
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인물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