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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143년째 늘 만들던 대로 만든다 가이카도


가이카도의 6대 경영자 다카히로.


주석, 놋쇠, 구리로 만든 차통. 각 소재가 지닌 색과 빛깔이 잘 드러난다.

역사는 18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이 문호를 개방한 직후 영국에서 주석판을 수입했는데 이것이 고급 외제품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때 주석판으로 차통을 만들어 상품화한 것이 가이카도의 시작이다. 창립자 기요스케의 목표는 디자인을 잘한, 견고한 기능성의 차통을 제작하는 것으로 이는 6대에 걸쳐 가업을 잇고 있는 지금도 유효하다. 즉 가이카도의 가장 큰 힘은 예전부터 늘 해오던 것처럼 제품을 만드는 데에 있다. 창립 초기에 만든 금형과 주형을 여전히 사용하고 130~140단계에 이르는 제작 공정을 현재도 고수할 정도다. 심지어 140여 년 전에 나왔던 차통의 몇몇 형태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생산하는 등 늘 그래왔듯 만들던 대로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함의 비결인 셈이다. 물론 140년이 넘는 동안 변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 창업자 기요스케부터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다카히로에 이르기까지 가업이 이어지는 동안 각 세대마다 시대에 맞게 새로운 요소를 추가한 것 역시 이들의 생존 비법이었다. 예를 들면 4대 장인 슈치는 구리 소재의 차통을 개발했고, 5대인 세이지는 놋쇠를 소재로 사용했으며 차 상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판매하기 위해 개인용 사이즈의 차통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6대 경영자 다카히로는 차 브랜드와 협업하는 한편 해외에도 가이카도를 소개하는 등 전통을 고수하되 세계 시장을 겨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가이카도는 교토 외에 런던, 밀라노, 파리, 밴쿠버, 홍콩, 광저우 등 세계의 도시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140여 년 전, 지역 전통에 공감을 표하며 교토의 안목 높은 현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절대 잊히지 않을 상품을 고안하겠다며 차통을 만들어낸 설립자의 의지가 세계적 브랜드를 키워낸 것이다. 한편 가이카도가 2016년 교토에 카페 겸 쇼룸으로 새롭게 선보인 매장은 교토 시내를 달리던 노면전차의 차고였던 곳으로, 전차 폐선 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건물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매장에서는 가이카도 차통에 담긴 다양한 차와 커피를 맛보면서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 소재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차통의 색과 광택, 질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다양한 색의 변화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역시 가이카도 차통만의 매력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 중에는 조상 대대로 사용한 100년이 넘은 차통을 수리하거나 다시 사용하기 위해 가져오는 이들도 있다. 가이카도가 항상 100년 뒤를 생각하며 10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차통을 만드는 이유다. www.kaikado.jp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OeO와 함께 제작한 오브젝트 컬렉션.


노면전차의 차고를 개조한 가이카도 카페.












차통을 만드는 과정. 140년이 넘도록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4대 장인 슈치. 05 시간과 소재에 따라 다양한 색과 질감, 광택을 나타내는 가이카도 차통.

Interview
다카히로 야기 가이카도 6대 경영자

“조상 대대로 일상에서 보고 배운 모든 것이 가이카도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가이카도가 여느 차통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가이카도는 이중벽 구조로 보관성과 밀폐력이 뛰어나며 습기로부터 찻잎을 보호하는 동시에 향을 유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우리는 140여 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같은 재료를 사용해 차와 커피, 파스타, 곡물 등을 보관하는 통을 만든다.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나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 하던 대로 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하다.

교토에 남다른 지역 문화, 제조 문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교토는 옛 수도로 이곳 사람들은 황제나 귀족들을 위한 상품을 주문받아 생산했다. 이후 도쿄로 수도가 옮겨진 후에도 우리는 항상 품질 좋은 물건을 만들었고 이는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교토는 오래된 도시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데, 늘 어느 한 부분은 옛것과의 연결 고리로 만들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가이카도는 작은 규모의 회사지만 우리는 이런 작은 시도를 통해 공예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큰 미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지역 내에서 특별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면 소개해달라.
약 5년 전부터 교토에 6개의 공예 브랜드가 모여서 고온GO O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들은 공예가 곧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젊은이들이 공예가를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상황은 바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모 세대와 달리 공예 산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또 쿨하게 보여야 한다.(웃음) 가이카도는 교토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와도 협업하고 있다. 파나소닉과 함께 만든 스피커가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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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