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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요람에서 무덤까지 케어 로봇과 교육 로봇
로봇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많은 이들이 이 중 어느 시장에서 가장 먼저 ‘잭팟’이 터질지 궁금해하는데 다수의 전문가들은 케어 분야를 1순위로 꼽는 분위기. 이는 사회적 흐름과 더 맞닿아 있다. 고도의 경쟁력과 자본력을 갖춘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고령화 및 인구 감소 문제가 자연스레 로봇의 필요로 이어진 것.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문제의 대두도 시장의 활성화에 한몫한다. 노인들을 위한 휴먼 케어 로봇 외에 영유아를 위한 베이비시터 로봇 역시 각광받고 있지만 안전 문제 등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관계로 현실화 단계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신해 떠오른 것이 교육 로봇이다. 특히 코딩 교육이 붐을 타며 교육 분야에서는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또한 토이 로봇이나 팻봇과 같이 감성에 영향을 미치는 로봇도 늘어나고 있다.


로미오. 외모와 크기 모두 소년을 닮은 로봇이다.


사이버다인의 ‘케어 서포트를 위한 HAL 룸바Lumbar 타입’. 무거운 물건을 들고 허리를 펼 때 부담을 줄여준다. HAL. Prof. Sankai, University of Tsukuba / CYBERDYNE, INC.


사이버다인의 HAL. HAL. Prof. Sankai, University of Tsukuba / CYBERDYNE, INC.

영화 <로봇 앤 프랭크>의 실사판? 휴먼 케어 로봇
고령화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현상이다. 노동 인구의 감소와 복지 시설 확충 문제로 여러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몇몇 나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로봇 프로젝트로 이 문제에 대처해나가고 있다. 알데바랑 로보틱스Aldebarran Robotics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로미오Romeo가 대표적인 예. 2012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이 프랑스 로봇 전문 개발 전문 회사는 3년간의 연구 끝에 2005년 연구용 휴머노이드 나오Nao를 출시한 데 이어 2009년부터 노인용 도우미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키 140cm, 몸무게 40kg의 이 로봇은 탄소 재질과 고무섬유로 이뤄져 있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보조하는기능을 한다. 또 인간의 목소리를 감지해 짧은 대화도 나눌 수 있는데 이를 두고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는 로미오가 ‘미래 고령 인구의 진정한 친구로 여겨질 것’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알데바랑 로보틱스가 공개한 이미지 속 노인과 로미오의 모습은 제페토 할아버지와 피노키오를 연상시킨다. 일본 역시 로봇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헬스 케어 로봇을 속속 등장시키고 있다. 파나소닉은 2009년 휠체어로 변신하는 침대형 로봇 로보틱 베드Robotic Bed를 개발해 도쿄 빅 사이트 Big Sight에서 열린 <국제 홈 케어 및 재활 박람회>에 전시했다. 이는 꼭 휴머노이드형 로봇이 아니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로봇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헬스 케어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로봇은 웨어러블 로봇이다. 앞서 소개한 산업 현장뿐 아니라 재활과 간병 등 의료계 전반에서 웨어러블 로봇은 상용화 직전에 와 있다. 대표적 회사로 일본 사이버다인Cyberdyne이 있는데 이 회사가 개발한 보행 로봇 HAL은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는 HAL을 활용한 사이버닉 치료 센터도 문을 열었다. 다리 근육에 부착한 센서가 뇌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생체 신호를 감지해 보행을 도와주는데, 로봇이 자동으로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노인과 장애인의 재활에 도움을 준다. 간병인 또한 이 로봇을 착용하고 노인들을 손쉽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요양 병원에서도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범위가 차츰 넓어지는 추세다.




로봇 셸리.


홍콩의 로봇 토이 전문 회사 와우위Wowwee가 선보인 팻봇 칩Chip. 이들의 제품 상당수는 장난감과 로봇의 중간 지점에 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애착 인형이 아닌 애착 로봇을 소유하게 될지도 모른다.





메이크블록의 DIY 로봇 키트.

기술뿐 아니라 공존의 방식도 배운다, 교육 로봇
오늘날 한국 교육은 알파고 전후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2016년 알파고 쇼크의 여파는 상당했다.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이 손을 잡고 어린이 코딩 학원을 찾았고 덕분에 대치동 사설 코딩 학원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다소 과열된 양상이긴 하지만 코딩이야말로 21세기의 새로운 공용어가 될 것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코딩의 중요성을 마냥 과소평가할 순 없겠다. 코딩 교육 로봇은 이러한 분위기에서 탄생했다. 미국의 로봇 스타트업 원더 워크숍Wonder Workshop, 부산 기반의 스타트업 앱트로닉스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선보인 아두이노 로봇 ‘디오’ 등 국내외 여러 회사가 앞다퉈 놀이와 교육을 결합시킨 코딩 교육 로봇을 내놓았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의 STEAM 교육 솔루션 기업 메이크블록Makeblock. 2012년 선전 지역에서 출발한 이 스타트업은 DIY형 로봇 키트를 선보이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키트는 400여 가지 부품을 활용해 수백 가지 로봇을 만들 수 있는 21세기형 레고라 할 수 있다. 설립자이자 CEO인 왕첸쥔의 나이는 이제 겨우 33세에 불과하지만 <포브스 차이나>는 2013년에 이미 그를 ‘30세 미만의 기업가 30명’ 중 하나로 꼽았다. 현재까지 총 3600만 달러(약 38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 메이크블록은 지난해 레드닷, IDEA, 일본 굿 디자인 어워드를 연달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CES 혁신상까지 수상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로봇을 통해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비단 코딩만이 아니다.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에게 로봇과의 공존 방식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는 로봇도 존재한다. 지난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인간-로봇 상호작용 학회’ 학생 경쟁 부문에서 우승한 거북이 로봇 셸리 역시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한다. 네이버 로봇 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하던 대학생 5명이 고안한 이 로봇은 등딱지를 두드리면 실제 거북이처럼 머리와 다리를 움츠리고 반대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면 LED 불빛을 반짝인다. 이들 대학생은 한 행사장에서 아이들이 로봇을 툭툭 치거나 발로 차는 모습을 보고 이 로봇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이 로봇의 개발 목적이었던 것. 이런 접근 방식은 로봇을 도구로 바라보는 시선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로봇을 배우고 익히며 로봇과 공존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는 또 하나의 유의미한 세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X세대나 IT 기술과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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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최명환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