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왜 지금 다시 디터 람스인가?’에 대한 대답 디터 람스: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라디오-오디오 포노슈퍼 SK-4, 1956 백설 공주의 관처럼 보인다는 혹평을 받았던 투명 아크릴 덮개는 어느 브랜드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장치로, 이후 레코드 시스템의 원형이 되었다. 디터 람스가 한스 구겔로트Hans Gugelot와 공동 디자인했다.



“우리가 정말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두 번 생각해야 한다. 적은 것이 더 좋은 것이 될 경우, 적은 것이야말로 더 많은 것이다.” _ <디터 람스: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중 일본 회고전 당시 디터 람스의 이야기 중에서(p290)

한 디자이너는 자신의 사무실에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디자인한 브라운사Braun의 라디오 RT20을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디자인의 기본을 고민할 때, 방향을 잡아야 할 때 그 제품을 보며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지, 디자인할 때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후카사와 나오토나 제스퍼 모리슨은 물론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디터 람스의 제품에서 아이폰의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는 일화를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현대 산업 디자인은 디터 람스의 디자인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능성에 담은 조형성, 최소한의 요소로 절제미의 정수를 보여준 디터 람스의 디자인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수많은 생활용품과 산업 제품에 녹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출간한 책 <디터 람스: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디자인하우스)는 디터 람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결과물이다. 이 책은 그 유명한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뿐 아니라 그가 디자인한 대표 제품 100점 등을 소개하고 있다. 디자인의 본질과 기준을 제시한 제품들이 그의 주옥같은 디자인 철학과 이미지로 간결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42년간 브라운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탄생시킨 500여 점의 가정·생활용품을 비롯해 비초에Vitsoe를 통해 선보인 미니멀하고 기능적인 가구를 보고 있으면 산업 분야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여러 디자인 영역을 통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간 그의 일기를 보는 듯하다. 1985년에 완성한 ‘디자인 10계명’이 디터 람스 스스로 ‘내 디자인은 과연 좋은 디자인인가’를 자각한 데에서 시작했듯, 많은 디자이너들이 지금 같은 고민을 하며 디터 람스를 찾는다. 군더더기 없는 글과 시원한 이미지를 담은 책은 그 자체로 디터 람스의 또 다른 제품 같기도 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 탄생할 수많은 디자인의 길라잡이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책값은 2만 원.


현대 디자인의 원형이 된 디터 람스의 디자인




브라운의 포켓 리시버 T3(위)와 아이팟. 디자인 조너선 아이브.




브라운의 휴대용 레코드 플레이어 PS2(위)와 무인양품의 벽걸이 CD 플레이어. 디자인 후카사와 나오토




브라운의 포켓 계산기 ET33(위)과 펑크트사의 스마트폰 MP 01. 디자인 재스퍼 모리슨

디터 람스의 대표 제품 8



브라운 스피커 L2, 1958
‘Less is more’라는 디터 람스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제품. 아이팟의 기본 형태를 이 제품에서도 볼 수 있다.




비초에 유니버설 선반 시스템 606, 1960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조립하고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선반. 색상, 두께는 물론 벽이나 바닥에 설치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이케아의 디자인 철학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비초에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으로 뉴욕 현대미술관, 뮌헨 피나코텍 등에 영구 소장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브라운 헤어드라이어 HLD4, 1970
공기가 들고 나는 구멍이 따로 있던 당시의 여느 헤어드라이어와 달리 하나의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들도록 한 제품. 손잡이가 없는 작은 사이즈로 보관이 편했으며, 긴 원형의 박스 모양은 현재까지도 브라운 헤어드라이어의 표준 모델이다.




브라운 손목시계 LCD 쿼츠 DW20(실버), 1977
브라운 최초의 손목시계. 당시 최신 기술인 LCD 기술을 적용했으나 LCD 모듈 자체가 지닌 한계로 인해 3000개만 생산했다. 내구성 있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타사 제품에 비해 가벼웠다.




브라운 전기면도기 Combi DL5, 1957
전기면도기의 대명사가 된 브라운의 초기 전기면도기 모델. 곡선형 모서리와 한 손으로 잡았을 때의 그립감 등 이후 브라운 전기면도기의 디자인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제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비초에 사이드 테이블 621, 1962
활용도 높은 사이드 테이블. 플라스틱 사출형 가구로, 높이 조절 나사 외에는 이음매가 전혀 없이 하나로 이어진 디자인이다. 대량생산과 디자인의 접점을 찾은 결과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초에는 2014년부터 이 테이블을 재생산하고 있다.




브라운 테이블 라이터 TFG2, 1968
디터 람스가 브라운에서 처음 선보인 라이터. 장식적 디자인이 주류이던 1960년대에 브라운은 미니멀한 원형의 라이터를 선보였다. 원색이 유행하기 시작한 시대를 반영, 이후 다양한 컬러로 출시되었다.




브라운 라디오 RT20, 1961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디터 람스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제품. 버튼의 촉감, 이를 통해 구현되는 미세한 기능의 차이까지 사용자가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어느 가구와 함께 놓아도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Share +
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