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Design Oriented Company 미니소
전 세계에 불어닥친 장기 경제 불황은 다이소,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버터, 삐에로 쇼핑 등 중저가형 생활용품 매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이 중 미니소는 디자인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중이다.




노르웨이의 퍼마프로스트와 협업한 컬렉션. 테이블 램프, 블루투스 스피커, 헤드폰, 이어폰, USB 메모리 스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니소 광저우 매장. 주로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 입점하는 형태로 매장을 늘려가는 중이다. 한때 평양에도 매장을 열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으나 미니소는 공식적으로 ‘현재 북한에 운영 중인 미니소는 없다’고 못 박았다.
CEO 예궈푸
수석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
창업 연도 2013년
매출액 10억 8000만 달러 (2017년 기준)
진출 국가 70여 개국
취급 제품군 라이프스타일 제품 전반

‘대륙의 두 번째 실수’. 2017년 4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충칭 무역관은 한 보고서에서 미니소를 이렇게 평했다. 합리적 가격과 준수한 품질 그리고 디자인을 앞세워 성공을 거둔 샤오미와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청년 사업가 예궈푸와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가 공동 설립한 미니소는 설립한 지 5년도 안 됐는데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한국,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70여 개국에 진출해 3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고 2015년 7억 5000만 달러(846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7년에는 무려 10억 8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중저가 라이프스타일 시장의 판도 변화를 보여준다. 물론 시장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감안해보았을 때 합리적인 판매가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미니소 역시 모든 제품 가격이 1.5~30달러 사이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 앞세워서는 더 이상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미.

특히 디자인에 대한 미니소의 관심은 각별하다. “제품의 힘은 곧 미니소의 핵심 경쟁력이다. 제품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디자인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두 명의 공동 창업자는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미니소의 탄생 배경에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한 예궈푸 회장의 혜안이 크게 작용했다. 미니소 창업 이전 소매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기업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을 제품 디자인이라 생각해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미야케 준야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경영자라 하더라도 디자이너를 직원이 아닌 공동 창업자로 두는 것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운 일. 현재 미야케 준야 회장은 미니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하고 있는데 중저가형 브랜드의 경영자가 디자이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 또한 눈길을 끈다. 이러한 회사의 철학은 조직 시스템 안에서도 잘 드러난다. 미야케 준야를 필두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주로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를 모아 디자인팀을 꾸렸는데 이는 미니소가 추구하는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 미니소에는 R&D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만 800 명 이상이고 매달 200여 개의 자체 제품을 개발한다. 아웃소싱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여타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자체 개발 상품을 시그너처처럼 전면에 부각해 미니소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젊은 소비자층을 정조준한 것으로 실제 미니소의 주요 고객층은 18~35세이다. 디자인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는 열쇠를 디자인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미니소는 외부 디자인 전문가와의 협업에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몇 달 전 노르웨이 디자인 스튜디오 퍼마프로스트Permafrost와의 협업은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또한 독일, 스웨덴, 덴마크, 중국 등 전 세계 디자이너들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한국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도 이어갈 예정이다. 바우드, 파운드/파운디드, 스펙트럼 등의 디자인 전문 회사는 물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최한 KDM 행사에서 인연을 맺은 디자인 전공 학생들의 우수작을 제품화하는 프로젝트에도 돌입했다. 예궈푸 회장은 “이미 일부 제품은 연구개발 견적과 조정 단계에 들어갔다. 2019년 초부터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내년부터는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 디자이너들과 협업할 것이다. 미니소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한국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22년까지 100개 국가 1만 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는 미니소. 물론 미니소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에는 후발 주자라는 약점, 타 브랜드와의 대외적 차별점 부족 등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하지만 디자인과 독자적인 유통 시스템을 잘 유지한다면 스스로의 아킬레스건을 극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miniso.com




미니소의 웨이브 필통(왼쪽)과 동전 보관함. 광저우 미술대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U팬. 중국의 ZAN 디자인 스튜디오가 고안한 휴대용 선풍기로 올여름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터치 형식을 적용한 휴대용 먼지 제거 스틱(위)과 데임 방지용 실리콘 소재를 적용한 물병 ‘워터 큐브’ 시리즈. 두 제품 모두 미국 출신 디자이너 게리 무어Gary Moore가 디자인했다.

예궈푸 & 미야케 준야 미니소 공동 창업자

“패스트 패션을 일상용품에 적용했다.”





중저가형 라이프스타일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미니소만의 특징이 있다면?
미니소는 고기술, 고품질, 고효율이라는 3고와 저비용, 저이윤, 저가격이라는 3저를 추구한다. 이 여섯 가지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한데 우리는 이를 일종의 예술이라고 본다. 미니소는 90% 이상의 에너지를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비결도 개발해냈다. 일엽지추一叶知秋, 우승열패优胜劣汰, 파부침주 破釜沉舟. 시장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일엽지추’란 사소한 변화를 통해 흐름을 통찰하다는 뜻이며 ‘우승열패’란 강한 자는 번성하고 약한 자는 쇠멸한다는 뜻이다. 또 ‘파부침주’는 결사적인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이고 치열한 자세가 미니소만의 장점이다.

‘일엽지추’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흐름을 통찰하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우리는 사용자의 미세한 변화와 필요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마이닝하는 빅데이터 정보 담당 부서를 두고 있다. 소비자의 패턴을 분류한 뒤 각각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강화한다. 가성비만 좋다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고객의 내적인 필요를 이해하고 충족시켜야 하는데, 향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주목해 개발한 미니소 향수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는 조향사들과 협업해 향수를 론칭하기도 했다.

엄청난 속도로 매장을 확장 중이다. 미니소만의 현지화 전략은?
글쎄, 우리는 기본적으로 ‘가장 단순한 길이 곧 최선의 길’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앞서 설명한 여섯 가지 원칙 중 고효율, 저가격에 집중하는 편인데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유통하는 것이 원가를 절감하고 유통을 촉진하는 길이라고 본다. 한국의 경우 자체적으로 한국 디자이너들을 기용해 팀을 꾸렸는데 이는 한국 시장에 필요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도 현재 약 7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니소가 분석한 한국 시장의 특징은 무엇인가?
디자인 문화를 매우 중시한다는 것. 또 하나는 패션과 뷰티 분야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감각이 다른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보았을 때 매우 앞서 있다는 것이다. 미니소가 추구하는 ‘패스트 패션’ 이념이 한국의 소비자들과 잘 맞을 거라 생각한 이유다.

외부 디자이너와 활발히 협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자인 파트너의 선정 기준이 있다면?
디자이너를 선별할 때 매우 엄격한 메커니즘을 따르는데 대략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반드시 미니소의 가치관과 디자인 철학에 공감해야 한다. 둘째,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창의력을 지녀야 한다. 셋째, 전문성과 장인 정신을 두루 갖춰야 한다. 넷째, 미니소에 걸맞은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제품의 실현 가능성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작업 속도에 처지지 않고 따라올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하지 않는다. 최고경영자가 디자인 평가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미니소만의 강점이다.

한편에서는 미니소를 다이소의 아류 정도로 여긴다. 또 혹자는 유니클로의 카피캣이라고 폄하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제품이 아닌 빅 브랜드의 로고에만 집중하는 게 유감스럽다. 미니소의 핵심은 (관념 속 이미지가 아닌) 실제 제품에 있다고 생각한다. 패스트 패션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상용품에 적용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부담 없는 쇼핑을 통해 소비자에게 행복을 주는 것. 우리는 이것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표이며 진짜 실속이라고 생각한다.

미니소가 고수하는 매장 전략이 궁금하다.
상품 진열과 관련해서는 일단 ‘두 손가락 진열법’을 고수한다. 상품과 상품 사이에 두 손가락 정도가 들어가는 공간을 둔다는 뜻인데, 이렇게 하면 상품을 찾기도 용이하고 매장이 너무 비어 보이지도 않는다. 매장 디자인에서는 ‘간결하되 간단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도록 노력한다. 흰색을 기본 색조로 하고 빨간색으로 포인트로 줘서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제품을 진열할 때는 카테고리뿐 아니라 제품 간의 색상 배치에도 신경을 쓴다. 가시성을 높이고 매장에 활력을 주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전광판과 안면 인식 기술 등 첨단 장비로 수준 높은 쇼핑 체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Share +
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 디자인 정명진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