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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현대차 차세대 모빌리티 전략
올해 CES에 등장해 ‘라스트 100피트’의 가치를 실현한 ‘엘리베이트’는 새로운 형태의 탈것인 동시에 자동차의 근본적인 개념을 다시 정의한다.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고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는 것. 혼돈의 시대일수록 자동차 회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더욱 명확해졌다. 현대차는 제품으로서의 자동차뿐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나아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는 터치 포인트가 자동차 안팎의 경험으로 확장되기에 현대차를 만나는 모든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사업을 전개해간다. 현대차의 핵심 가치는 ‘사람 중심’에 있다.



엘리베이트Elevate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 CES 2019 행사장. 약 600m²의 전시 공간에서 언덕과 계단을 겅중겅중 오르내리는 ‘걸어다니는 자동차’가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현대차가 선보인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로, 기존에 자동차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걸어서 다가가는 신개념의 모빌리티다. 4개의 바퀴 안에 각각 전기모터가 달린 로봇 다리가 장착되어 있어 약 5km/h의 속도로 파충류처럼 걸을 수 있고,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한 채 1.5m 높이의 벽을 넘고 4.6m에 달하는 폭의 개울을 건널 수도 있다. 한마디로 온·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갖춘 전천후 이동 수단이다. 일반 도로에서는 로봇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넣으면 주행 모드로 변신해 여느 자동차처럼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엘리베이트가 실제 상용화되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재난 상황에서 일반 자동차가 갈 수 없는 지형을 통과해 부상자를 구조할 수도 있고, 움직임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의 이동 수단으로도 적합하다. 소비자에게 가장 가깝게 접근한다는 개념의 ‘라스트 마일’을 넘어 ‘라스트 100피트’까지 접근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1마일은 1.6km, 100피트는 30m로, 엘리베이트는 일반 자동차가 닿을 수 없는 짧은 거리를 실현한 모빌리티다.


이 모든 혼돈의 시작을 짐작해보자면, 스티브 잡스가 한 입 베어 문 사과 모양의 로고를 새긴 스마트폰을 들고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 아닐까. 이전까지는 기존 산업을 전반적으로 뒤바꿀 만한 분위기는 형성되지 않았다. 누구나 손안에 콤팩트한 컴퓨터를 소유하게 되면서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디지털화를 선언하기 시작했다. 금융업도 유통업도 숙박업도 스스로 IT 기업을 자처하고 나섰으며 산업의 핵심은 디지털 서비스가 쥐게 되었다. 변화와 혁신의 물결 속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를 맞은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130여 년간 자동차라는 상품을 만들어 팔다가 이제 ‘이동’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는 모든 기업의 고민이다. 현대차는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60년 역사를 가진 기업에서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을 새롭게 구상했다. 새롭게 수립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세 가지로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 커넥티드 모빌리티Connected Mobility, 프리덤 인 모빌리티Freedom in Mobility다. 브랜드 전략은 전사의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자원 배분,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한 기준이 되는데, 기존 전략은 앞으로 전개될 미래 모빌리티라는 큰 방향성을 포괄하기에 제한적인 면이 있었다.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닿는 곳은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자동차 메이커에서 고객의 시간을 디자인하는 기업으로 아예 판 자체를 뒤바꾼 셈이다.




넥쏘Nexo 현대차의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한 번 충전으로 609km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세계 완성차 업체 최초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 풀 라인업을 구축했고, 2025년까지 친환경 차를 44개 차종까지 확대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는 완성 차 메이커 중 굉장히 빠른 속도로, 준중형 승용차에서 대형 SUV, 상용차까지 전 차급에서 친환경 전동차를 운영하게 된다. 이러한 전동화 전략을 아우르는 현대차의 방향성은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클린 모빌리티’다.

최근 글로벌 마켓에서 현대차가 보여주는 행보는 전방위적으로 넓고 기민하다. 수소전기차 분야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했고, 자율 주행 기술 스타트업, 모빌리티 서비스, 전기차 제조사와의 협력으로 눈에 띄는 결과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조직의 규모가 크면 유연하기 힘든 법인데 어떻게 이를 가능케 했을까? 새 시대에 맞는 비전을 실행할 새로운 인재, 이들로 인해 바뀔 회사의 문화가 정확히 감지되어야 세상에 선보일 결과물이 바뀐다는 것을 똑바로 인지하고 내부 조직의 변화를 단행하며 수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눈에 띄는 변화는 2015년 봄에 신설한 크리에이티브웍스실Creative Works이다. 브랜드 가치를 일관되게 전달하고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고 디자인하는 조직이다. 현대차는 2017년에 회사 전체 브랜드 차원의 전략과 마케팅을 위해 고객경험본부를 신설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조원홍 부사장이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이다. 커넥티드와 셰어링 서비스 등 기존의 자동차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던 분야의 인재들도 전략기술본부를 신설하고 영입했다. 올해 CES에서 선보인 엘리베이트에 대해 ‘현대차가 언제 이런 걸 준비했나?’라는 놀라운 시선이 많았다. 

2017년 CES에서 이미 선보인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은 다리가 마비된 사람의 재활을 돕는 로봇으로, 재활 센터 현장 적용을 위해 몇 년간의 개발 테스트 과정을 거쳐 국내외 병원에서 임상 실험과 콘셉트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런 다양한 시도를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교통수단이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차가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 방향 중 하나다. 현대차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화두가 수소에너지다.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현대차는 2013년에 세계 최초로 투싼 수소전기차를 내놓으며 수소전기차 양산 시대를 활짝 열었다. 아직까지 수소전기차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터무니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꽤 오랜 시간 뚝심 있게 밀어붙인 셈이다. 연료전지 전용 부품을 120여 개의 협력사와 함께 개발해 99% 국산화를 이루어낸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넥쏘를 등장시켰고, 현재는 열차나 선박 등에 수소에너지를 활용하는 B2B 사업과 함께 경쟁 자동차 메이커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다양하게 협력하고 있다. 다가올 수소 사회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도약을 위해 자동차뿐 아니라 수소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영역으로 지금까지 축적해온 기술을 활짝 열어두는 것이 핵심이다. 수소전기차 시대가 먼 미래로 여겨지는가? 




현대차 파빌리온 ‘유니버스’ 현대차와 영국의 건축가 아시프 칸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기간 동안 선보인 파빌리온 ‘유니버스Universe’. 수소가 태초에 우주와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이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외벽은 캄캄한 우주와 별을 상징하며, 미래 모빌리티의 ‘씨앗’을 물방울로 형상화한 워터Water 존은 2만 5000개의 물방울이 센서에 의해 수백 미터의 대리석 수로를 따라 움직이도록 디자인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양산 전기차에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추세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처럼 현재 자동차업계의 미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브랜드의 가치는 제품의 품질이나 운영의 효율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관건은 ‘이 기업이 미래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느냐’를 묻는 것이고, 이에 각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H 국회 수소충전소 수소에너지가 위험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긍정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화이트 색상과 반투명한 유리 자재를 활용, 기존 주유소에 비해 간결하고 모던하게 디자인했다. 새로운 재질의 외벽과 빛을 활용한 이색적인 연출로 가볍고 깨끗한 수소의 속성을 표현했다. 국회 정문에서 접근이 용이한 국회대로 변에 총면적 1236.3m² 규모로 계획 중인 수소충전소는 8월 말 완공 예정이다.




의료용 착용 로봇 MEX Medical Exoskeleton 의료용 착용 로봇 MEX는 재활 및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외골격 착용 로봇으로 다양한 보행 모드(앉기, 서기,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가 가능하다. 특허 출원 및 평가, 인증을 거쳐 국내외 병원과 임상 실험 및 콘셉트 검증을 계획하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스쿠터Ioniq Electric Scooter 자동차를 주차한 뒤 최종 목적지와 도심 내를 이동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근거리 이동 수단 중 하나다. 현대차에서 선보인 스쿠터는 특허 출원 이후 생산 기획을 검토 중에 있다. 성인이 한 손으로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접을 수 있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적용했다. 또한 전후면에 미등을 설치해 야간 시인성을 확보했다.


사이먼 로스비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 상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소비자 여정이 좀 더 효과적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사이먼 로스비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총괄을 지낸 사이먼 로스비Simon Loasby는 2017년 현대차 중국디자인담당으로 합류했다. 올해 4월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 담당으로 옮겼으며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최고책임자(부사장),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전무)과 함께 현대차 미래 디자인 전략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2017년부터 현대차에 합류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준다면?
현대차의 디자인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발전시킬 뿐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시각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즉 모빌리티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강인한 이미지의 SUV를 디자인하는 것부터 로봇, 하늘을 나는 차의 콘셉트까지 아주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전기차에 ‘스타일 셋 프리’ 고객 경험 전략을 반영할 예정이다.
‘개인 맞춤화된 모빌리티 공간’은 소비자들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개인에 맞게 설정하는 개념이다. 가상의 사이먼 로스비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총괄을 지낸 사이먼 로스비Simon Loasby는 2017년 현대차 중국디자인담당으로 합류했다. 올해 4월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 담당으로 옮겼으며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최고책임자(부사장),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전무)과 함께 현대차 미래 디자인 전략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집을 꾸밀 때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처럼, 자동차의 인테리어도 내 취향에 따라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디자인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 차량 내부의 디지털 인터페이스도 마치 개인 스마트 기기의 디스플레이를 설정하는 것처럼 내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전기차와 내연차 디자인의 차이점을 이야기한다면?
자동차 디자인에서 우선 순위에 두는 가치가 바로 프로포션이다. 전기차 디자인은 제약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전에 없었던 비례감이 좋은 차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배터리로 인해 차고가 높아진다는 제약이 있지만, 동시에 긴 휠베이스 공간을 통해 넉넉한 실내를 만들 수도 있다.

최근 디자이너의 역할은 외형 디자인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설계한다는 측면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즉 소비자 여정이 좀 더 효과적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디지털 상호작용, 브랜드 생태계, 물리적 서비스 포인트, 제품 프레젠테이션, 외장과 내장 디자인 모두가 하나의 디자인 철학에서 기인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자동차업계보다 전자제품업계가 이 부분을 더 잘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 같다.

중국에서의 활동을 돌이켜볼때, 중국이 전기차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을 꼽는다면?
중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전기차를 지원하는 환경을 마련했다. 내연차의 번호판을 규제하는 한편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늘렸다. ‘중국몽’, ‘혁신, 혁신, 혁신’과 같은 구호와 이를 실현하는 전략을 통해 중국 전기차 산업은 정책 주도의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를 통해 서구 선진국 추월을 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어떤 디자인 전략을 취할 예정인가?
현대차는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라별,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기에 하나의 모델 안에서도 차급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고, 새로운 모델의 전기차도 준비 중이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거대한 도전의 파고 앞에 놓여 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이보다 더 흥분되고 기대되는 시기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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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만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