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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아트 퍼니처 vs 컬렉터블 디자인


마크 뉴슨의 록히드 라운지 체어.


2015 디자인 마이애미/바젤,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 부스.
한때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라는 말이 국내에서 유행했다. 이것이 가구인가, 설치 조각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오브제’에도, 슈퍼 디자이너가 슈퍼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프로젝트에도 이 말을 붙였고,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모던하고 기품 있는 가구에도 이 말을 사용했다. 디자인이 본래 담고 있는 실용성을 넘은, 그 이상의 어떤 것이라면 모두 아트 퍼니처라는 수식어를 썼다. 국내에서는 1993년 선화랑에서 열린 최병훈(전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교수)의 개인전에서 아트 퍼니처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외국에서는 아트퍼니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디자인 갤러리를 중심으로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대량 생산을 전제로 한 디자인은 산업 사회의 가치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디자인의 개념 또한 변화해야 하고 디자이너는 그것에 부응해야 한다.”

영화 <디터 람스>에서 디터 람스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마크 뉴슨의 록히드Lockheed 라운지 체어를 두고 ‘디자인을 비싸다고 생각하게 만든 주범’이라 일갈했지만, 지금은 디자인이 순수 미술처럼 거래되고 있고 시대별로 요구하는 디자인은 변하게 마련이다. 한때 ‘아트 퍼니처’, ‘스튜디오 퍼니처’라 불렀지만 요즘에는 ‘컬렉터블 디자인collectible design’으로 칭한다. 누가 가장 먼저 이 용어를 사용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최병훈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로, 정해진 용어는 없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고 컬렉터블 디자인 분야 또한 개념이 점차 정리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마크 뉴슨이나 론 아라드의 디자인이 예술 작품처럼 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 고가로 거래되면서 디자이너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진 디자인 전문 갤러리들이 뉴욕과 런던, 파리 등의 도시에 속속 생겨났다. 이런 흐름이 본격화된 것은 2005년이다.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 장터라 불리는 ‘아트 바젤’이 파생 전시인 ‘디자인 0.5 마이애미’를 2005년에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후 매년 하나의 독립된 디자인 페어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일명 ‘디자인 에디션’이 예술품처럼 거래되는 ‘디자인 마이애미/바젤’은 아트 바젤 페어가 열리는 기간 동안 맞은편 전시장에서 열린다. 매년 6월에는 스위스 바젤에서, 12월에는 마이애미에서 아트 페어와 디자인 페어가 한 세트처럼 짝을 이뤄 열리는 식이다.


2019 밀라노 디자인 위크, 닐루파 디포트 <파Far> 전시 포스터.


프레데리크 몰렌소트의 ‘시티라이트 블랙’.


양승진의 ‘블로잉’ 시리즈.


토머스 바저의 ‘그로잉 업’ 시리즈.
전시 참여자는 전 세계의 디자인 갤러리 40여 곳이다. 아트 바젤 페어가 그러하듯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디자인 마이애미/바젤의 총괄 디렉터 로드먼 프리맥Rodman Primack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디자인과 아트를 통합해서 바라보고, 이를 통해 갤러리가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엄숙함에서 벗어나 격의 없게 바꾸었다고 자부한다. 마트에서 파는 디자인과 갤러리에서 파는 디자인은 각각 다르다. 쓸모 있는 가구로 기능하지만 아름답고, 나만이 소유할 수 있는 단 한 점의 디자인 피스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최근 몇몇 디자인 갤러리는 미술관에서 기획할 법한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기도 한다. 지난 5월 11일부터 시작한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 파리를 대표하는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가 선보인 <기능 장애Dysfunctional> 전이 대표적이다. 3층 규모의 팔라초 소피아 전관에 걸쳐 전 세계 디자이너 22명의 작품 50여 점을 전시했다.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 창립자이자 갤러리스트인 줄리언 롬브라일Julien Lombrail은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미술 박람회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전시를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작품artwork을 정의하는가? 왜 작품은 기능성을 담고 있으면 안 되는가? 디자인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풍부한 베니스의 역사적 맥락이 담긴 장소에서 아트와 디자인 사이의 희미한 경계선을 걷는 흥미로운 여정이 되길 바랐다.” 세계 미술 옥션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미술관 전시로 새로운 디자인 담론을 제안하고, 디자인 마이애미/바젤에 참여해 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이들은 바로 컬렉터블 디자인 갤러리를 이끄는 갤러리스트들이다. 될성싶은 디자이너를 미리 알아보는 감식안, 컬렉터에게 주는 신뢰감, 세계 디자인계의 흐름을 읽고 기획하는 날카로움을 겸비하고 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8개 갤러리 대표의 인터뷰와 함께 그들이 신뢰하는 디자이너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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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만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