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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Product Winner 라잇! 오션 ‘플라스틱 디너’


심사위원 김주일 디자인주 대표, 여미영 D3 스튜디오 대표, 홍승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올해 프로덕트 부문 출품작은 크게 전자 제품과 리빙 제품으로 나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정수기 같은 생활형 가전제품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마스크 케이스나 살균기, 휴대용 정전식 터치 스틱용 제품 등 바이러스 전염을 피하기 위한 위생 관련 제품의 등장도 주목할 만하다. 리빙 제품군 중에서는 사용자가 컬러나 형태를 공간 특성에 맞게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출품작이 눈에 띄었다. 한편 환경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진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실천도 두드러졌다.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된 ‘라잇 오션! 플라스틱 디너Right OCEAN! Plastic Dinner’는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결과물로 환경 이슈를 다뤘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최종 수상작과 경합을 벌인 ‘수퍼빈 네프론 2.0’은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신개념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수상작 후보로 거론된 또 다른 작품으로는 기존 공기청정기의 형태적 문법을 깬 ‘클레어 K 공기청정기’, 2차원 로고를 3차원 가구로 재치 있게 구조화한 ‘JTBC 플레이’, 제품 디자이너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현한 ‘M-티슈 박스’가 있다. 


Product Winner








사진 ©홍기웅

라잇! 오션 ‘플라스틱 디너’
문승지

디자인 문승지, munseungji.com
참여 디자이너 문승지·황지현·한믿음(팀바이럴스)
클라이언트 한화갤러리아
협업 세계자연기금
발표 시기 2020년 7월



(왼쪽부터) 한믿음, 황지현, 문승지

“우연히 식당에서 뚝배기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보고 ‘이거다!’ 했어요.” ‘라잇 오션! 플라스틱 디너’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디자이너 문승지의 말이다. 2019년부터 갤러리아는 환경보호, 생명 존중, 안전 문화를 축으로 하는 브랜딩 캠페인 ‘라잇! 갤러리아’를 시작했다. 올해는 그 일환으로 문승지와 함께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자 추진한 프로젝트가 바로 ‘라잇! 오션Right OCEAN’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서 수거한 해안가에 버려진 엄청난 분량의 플라스틱이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재료였다. 플라스틱은 조각조각 잘게 분쇄된 플레이크 형태로 작업실로 도착했다. 문승지는 이를 어떻게 활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한다. 스타일리시한 가구라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지만,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힌트는 우연히 발견한 ‘누룽지’에서 나왔다. 뜨거운 온도에서 밥이 뚝배기에 눌어붙으면서 접합부는 그릇 모양처럼 굳고 안쪽 면에는 쌀알 형태가 남아 있는 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가구 형태로 금속 몰드를 제작하고, 우드 합판으로 플라스틱 플레이크가 쏟아지지 않게 구멍을 메워 오븐에 집어넣는다. 200°C 고온에서 플라스틱이 녹아내리는데, 이때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 몰드 표면으로 플라스틱이 달라붙게 된다. 이후 온도를 식히면 플라스틱이 굳으면서 몰드에서 떨어져 나와 가구가 되는 원리다. 이렇게 제작한 의자, 테이블, 펜던트 조명은 ‘플라스틱 디너’라는 이름의 다이닝 테이블 세트로 완성되었다. 가구 겉면은 몰드 표면을 따라서 매끈하게 마감된 상태이지만, 안쪽 면은 마치 누룽지처럼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엉겨 붙은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다. 디자이너는 환경을 위한 실천을 다들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 시작은 환경을 주제로 가볍게 대화를 시작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그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바로 저녁 식사 자리다. 바다에 표류하던 플라스틱으로 만든 의자에 앉아 플라스틱 테이블에 올린 음식을 먹으면서 말이다. 바다에 플라스틱을 버리면 바다 생물이 이를 흡수하게 되고, 일정 기간 동안 먹이사슬을 거쳐 플라스틱 성분이 함유된 음식이 다시 우리 입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작품을 통해 일깨워준다.

이 작품의 디테일은 의자와 테이블 상판의 가운데 파인 홈에 있다. 금형 설계를 최소화해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한 의도로 미니멀한 형태로 디자인했으나 고온에 녹아내린 플라스틱이 식으면서 수축으로 인한 변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최소한의 장치로 홈을 넣었다. 이렇게 제작한 ‘플라스틱 디너’는 캠페인 영상과 함께 올해 7월 17일부터 8월 13일까지 갤러리아 광교에 전시되었고, 판매 수익금은 환경보호 활동에 쓰이는 용도로 세계자연기금에 기부했다. 문승지는 앞으로 갤러리아처럼 사회적 가치를 담은 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져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외 환경 단체 ‘클린 오션 프로젝트Clean Ocean Project’는 ‘플라스틱 디너’에 관심을 보이며 플라스틱으로 사하라사막 현지인들을 위한 가구를 제작하는 ‘사하라 프로젝트’의 협업을 제안했으며 그 결과물은 내년쯤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한국적 정서를 담은 누룽지에서
출발한 디자인 콘셉트를 무척 흥미로워했다고. 환경 의식을 일깨우는 디자이너의 시도는 또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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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서민경 기자 인물 사진 한도희(얼리스프링)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