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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Design Project 2022 공간디자인페어
공간 브랜딩이 나아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 지난 7월 28일부터 코엑스에서 4일간 열린 2022 공간디자인페어는 팬데믹 이후 건축과 인테리어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반영할지 그 방향성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유통 업계는 오프라인 공간의 몰락과 종말을 의미하는 ‘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전달하는 데 여전히 주효한 매체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터치 한번으로 접속이 종료되는 디지털 세계가 아닌, 실제 공간에서 오감으로 브랜드를 접하는 ‘경험 마케팅’이 젊은 세대에게 색다른 소비문화로 인식된 것이 주효했다.

흥미로운 문화 콘텐츠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브랜드 공간은 소비자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팬덤을 구축하는 데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앞으로의 오프라인 공간이 명확한 존재 이유와 밀도 있는 경험 그리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비대면 소비문화가 급성장한 오늘날 오프라인 공간은 어떤 패러다임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할까? 

젊은 세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브랜드의 비결은 무엇일까? 2022 공간디자인페어는 이러한 물음에 관해 건축, 인테리어, 가구를 토탈 디자인으로 통섭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더욱 다양하고 뚜렷해진 고객의 니즈를 수집하고 분석하고자 공간을 구성하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선보인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오픈하였음에도 성공을 거둔 간삼건축의 호텔 프로젝트들, 비스포크 시네마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모노플렉스, 아날로그적 감성과 스마트 시스템을 겸비한 레이키푸이스토 등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공간 마케팅의 A to Z가 펼쳐졌다. 리테일과 호스피탈리티 분야는 물론 팬데믹 이후 더욱 영역을 확장하는 리빙 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코오롱글로벌이 운영하는 공유 주거 브랜드 커먼타운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디자인을 더할 때 주거 공간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영리하게 보여주었다. 국내 정상급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한 ‘디자인 써밋 2022’도 전시회에 힘을 실었다. 디자인, 브랜딩, 트렌드를 키워드로 공간에 내재된 의미를 색다르게 해석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리딩 기업의 브랜딩 노하우를 듣고자 하는 실무자에게 건축·인테리어 산업의 트렌드를 다각도로 제안하며 다양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공유했다. spacedesignfair.co.kr


테이스트 콜렉션_공간을 수집하다: 취향 호텔 by 간삼건축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어집’.


수직적 확장으로 이색적인 디자인을 실현한 ‘층층집’.

2022 공간디자인페어에서 간삼건축이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트렌드로 제시한 키워드는 바로 아쿠아필Aquaphile이다. 과거에는 물을 이용한 공간은 유지·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5성급 호텔을 제외하고 금기시되어 왔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자연과의 연계성은 간과할 수 없는 화두로 떠올랐다. 실내외 수영장, 객실 내 자쿠지, 루프탑 인피니티풀 등 물과 연관된 공간은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필수 아이템처럼 자리잡았다. 간삼건축은 이번 전시 기획관에서 호텔 디자인의 변화와 더불어 최근 선보인 프로젝트에서 메인 콘셉트로 부각한 아쿠아필이 어떻게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는지를 보여주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이 폭우나 홍수로 물에 잠길 때 오히려 관광객들이 다양한 놀이 공간으로 이용했다는 점에 착안해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를 설계한 것처럼 전시관 중앙은 미디어 연출로 수공간을 구현하고 그 주변으로 4개의 전시 부스를 계획했다.


간삼건축이 설계한 주요 호텔에서 발췌한 전시 구성. 수공간을 중심으로 4개의 부스가 이어진다.



간삼건축과 간삼디자인스튜디오의 아카이빙 공간 ‘가치집’.

특히 시선을 끈 요소는 호텔 객실의 구조적 확장을 수직, 수평, 연결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연결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 유려한 디자인이다. 방과 방 사이 골목을 지나 중앙 광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퀀스를 통해 새로운 공간 경험을 유도한 것. 각 전시 부스는 간삼건축이 설계한 주요 호텔 & 리조트에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공간을 일부 발췌하여 구성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부스 같은 경우 내외부를 확장해 ‘내 집 앞 수영장’을 실현했으며, 하남호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휴게공간 부스는 바닥의 단차로 수평적 확장을 모색해 모든 스폿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도심 속 정원 뷰를 즐길 수 있었다.

간삼건축의 호텔&리조트 그룹 이효상 건축가와 인테리어 그룹 이승연 본부장은 “하나의 기조로 취향을 묶는 시대는 지났다. 고객의 취향은 다변화되었고 이런 흐름은 점점 더 가속화될 것이다. 과거의 디자이너가 대중을 리드했다면 오늘날 디자이너는 대중과 함께 숨 쉬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간삼건축은 이번 기획관 전시를 통해 2년 넘게 이어온 코로나19와 레저 이용 세대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지 전달했다. 내년 3월 용산에 오픈 예정인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해답을 확인해볼 수 있다.


커먼타운 by 코오롱글로벌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의 편의를 높인 코니멀Conimal 유닛. 캣워크로도 선반으로도 활용 가능한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미니멀리스트 유닛. 수납형 침대 & 무빙 테이블 모듈로 간결하면서도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제안한다.


커먼타운 라운지의 축소판. 업무와 휴식이 모두 가능한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다.

 

커먼타운은 부동산으로서의 주거가 아닌 삶을 담는 주거를 고민하는 브랜드다. 리베토코리아의 코리빙 기획·운영 역량과 코오롱글로벌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공유주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주택은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 집은 타인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일상을 채워 나가기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데, 커먼타운은 효율적으로 구현한 개인 공간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용공간의 균형을 통해 이를 충족한다. 키친, 세탁 등 바쁜 1인 가구가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이나 기존 오피스텔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요즘 세대에게 꼭 필요한 오피스, 라운지 등의 기능을 공용 공간에 배치해 편의성을 높이고 입주자의 커뮤니티를 지원한다.


가라지가게와 협업해 만든 집순이를 위한 이동식 모듈 가구.


‘칸칸 스마트스페이스’를 적용한 맥시멀리스트 유닛.

커먼타운이 지향하는 집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서 삶과 여가를 아우르는 복합 공간이다. 올해 공간디자인페어에서도 이와 같은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핵심 전략은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삶에 집중하는 쾌적한 1인 주거 공간이다. 미니멀리스트 유닛, 1인 유닛, 맥시멀리스트 유닛, 펫 라이프 유닛, 총 4개 유형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1인 주거 공간으로 리베토코리아가 전개할 미래지향적 공유주거상을 함축했다. 이는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진화한 디자인인데 ‘수납부터 생활까지 가구가 공간을 바꾼다’는 콘셉트로 개발한 커먼타운의 특화된 디자인이 주효했다. 침실부터 주방까지 이동하며 침대 테이블, 식탁, 아일랜드 조리대로 활용 가능한 다기능 가구 ‘무빙 테이블 모듈’,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높낮이와 시스템 구성을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칸칸 스마트 스페이스’가 바로 그것. 커먼타운은 이렇듯 원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디자인에 자연 친화적인 라운지를 접목해 물리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1인 주거 공간을 모색하고자 한다.


비스포크 시네마 by 모노플렉스


기존 영사기(왼쪽)와 모노플렉스의 초소형 비스포크 시네마(오른쪽).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극장으로 만들 수 있는 모노플렉스의 자체 시스템을 활용해 전시 공간 한 켠에 28㎡ 규모의 부티크 시네마를 구현하고 개봉 영화를 상영했다.


기획관 콘셉트는 시네 스타디움. 스포츠 공간에 상영관을 결합해 브랜드의 확장성을 전달했다.


“다양한 공간, 다양한 가치에 스크린 문화를 더하다”. 비스포크 시네마 솔루션으로 영화관을 구현하는 브랜드 모노플렉스의 슬로건이다. 여기서 다양함은 신상 극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노플렉스가 지향하는 것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상설·비상설 영화관. 기존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특색 있는 콘셉트를 기획해 전형성에서 탈피한 영화관을 디자인한다. 다시 말해 공간이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영화관으로 만들 수 있고, 이 시스템을 통해 개봉 영화를 원하는 곳 어디에서나 일반 극장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획일적인 멀티플렉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 가치를 경험해보고 싶은 소비자라면 꼭 눈여겨 봐야 할 브랜드. 모노플렉스 오시리아, 한국민속촌 자동차 극장, 광안리 SEA네마, 씨네안영채 × 모노플렉스, 킨텍스 바이 케이트리 호텔 등 독창적 복합 문화공간으로 영화관 콘셉트를 기획한다. 각 공간의 특성을 반영해 카페형 시네마, 자동차 시네마, 바다 위 플로팅 시네마, 한옥 다이닝 시네마, 루프톱 시네마 등 최적화된 영사 시스템을 제공하고 개봉작 배급까지 대행하는 것이다. 2022 공간디자인페어 호텔특별전 모노플렉스 기획관에서는 정적인 콘텐츠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동적인 콘텐츠 ‘스포츠’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시네 스타디움Cine Stadium을 선보였다. 상반된 콘텐츠의 융합으로 모노플렉스의 확장성과 창의성을 위트 있게 보여주고자 기획한 콘셉트다. 공간의 제약을 허물고, 어떤 콘텐츠와도 결합할 수 있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준 이번 전시에서는 초소형 시네마 영사기와 더불어 자체 디지털 영화 배급 시스템을 바탕으로 그동안 모노플렉스가 만들어온 일상 속 다양한 형태의 비스포크 시네마를 경험할 수 있었다.

자료 제공 메쎄이상, 간삼건축, 코오롱글로벌, 모노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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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정인호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2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