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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공예, 3D 프린팅에 길을 묻다 2015 공예트렌드페어


윤주철의 도예 작품. 귀얄 기법을 발전시켜 도자 표면을 색의 돌기로 완성한 작품이나 창호지 문호에서 볼 수 있는 기하학적 패턴 등을 3D 프린팅 등으로 재현한 작품은 전통을 통해 현재의 유산을 만들어야 한다는 작가의 신념을 담고 있다. 

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allett Carr)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최근 10주년을 맞이한 2015 공예트렌드 페어는 그의 말에 빗대어봤을 때 과거와 현재 사 이의 열정적 토론이 이어지는 역사의 장과 같았다. 지난 12월 17일부터 20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공예트렌드페어의 주제는 ‘손에 담긴 미래(Future in Hands)’. 약 380개의 참여 작가 부스와 함께 기획관과 갤러리관, 지역공예관, 산업관, 창작공방관, 대학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주제관. 시대의 흐름에 맞는 도구를 활용하며 예술과 실용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국내외 작가 27명의 작품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3D 프린터와의 접목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다. 27명 중 모두 9명의 작가가 3D 프린터 관련 작품을 전시했는데 이런 움직임은 공예가 과거의 유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자발적 진화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3D 프린터 패션으로 현대 오트 쿠튀르의 혁신을 이끈 네덜란드 디자이너 이리스 판 헤르펜(Iris van Herpen)과 독일 작가 요아킴 바인홀트(Joachim WeinHold)의 작품들이 이목을 끌었으며 귀얄 기법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윤주철 작가는 투각식 손잡이 부분을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등 전통 공예와 하이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모색했다. 도예 작가 안성만은 3D 프린터뿐 아니라 CNC 기술까지 동원해 최근 화두로 떠오른 메이커 테크놀로지에 한 발 더 다가섰는데 특히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직접 연구ㆍ개발에 참여한 3D 프린터 기기를 선보이며 21세기형 공예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새로운 소재에 대한 탐구 역시 돋보였다. 디자인 듀오 패브리커는 숭실대학교 패셔노이드 연구센터의 김주용 교수 및 그의 연구팀과 함께 섬세하게 직조된 광섬유를 활용한 조명을 디자인했으며 섬유 작가 김용주는 나일론 소재인 벨크로(velcro)를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했다. 또 김혜경 작가의 미디어 설치 작품 ‘보화(寶貨-a treasure)’는 전통 문양을 새겨 넣은 도자기, 가구 등에 프로젝션 매핑을 입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었다. 이 밖에 전시장 한편에는 런던 사라 마이어스코(Sarah Myerscough) 갤러리와 오사카의 야마키 아트갤러리, 홍콩의 라티튜드(Latitude) 22N 등 세계적인 갤러리의 작품들도 함께 선을 보였다. 대량 생산 체제가 들어섰을 때 공예는 종말의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이후 손에 손을 거쳐 이어져 내려 왔고 새로운 기술과 만나며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시대의 변화와 기술의 진보는 위기와 가능성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 공예트렌드 페어는 현실에 안주해 퇴보할 것이냐, 아니면 이를 또 다른 잠재력으로 바라보고 끌어안을 것이냐는 결국 크리에이터의 몫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다.




정용진의 금속 조명 작품

배세진의 ‘고도를 기다리며’. 도자기 표면에 숫자를 새겨 넣어 시간의 흔적을 남긴 것이 특징이다.

안성만의 작품. 손만으로는 제작하기 어려운 부분을 CNC 기술로 보완했다. . 손만으로는 제작하기 어려운 부분을 CNC 기술로 보완했다. . 손만으로는 제작하기 어려운 부분을 CNC 기술로 보완했다. 



한국 공예계의 중흥을 이끈다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


왼쪽부터 안드레아 칸첼라토, 최정철. 

강력한 플랫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공예계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라는 강력한 조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꼬박 10년을 채운 공예트렌드페어는 KCDF의 뚝심과 각고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2013~2015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밀라노 트리엔날레(Triennale) 전시장에서 선보인 <법고창신>전 역시 한국 공예의 위상을 알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12월엔 KCDF 최정철 원장과 트리엔날레 안드레아 칸첼라토(Andrea Cancellato) 트리엔날레 전시관 관장이 한국 공예의 미래와 가능성을 점쳐보는 자리를 가졌다. 공예트렌드페어를 둘러본 칸첼라토 관장은 “페어를 통해 다시 한 번 한국 공예의 다양성과 우아함에 감탄했다. 전시 방식 또한 세련되고 질서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한국이 IT 강국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선보일 <법고창신>전에서는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정철 원장 또한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미래지향적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뜻을 밝혀 벌써부터 올해 전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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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인물 사진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