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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산책하듯 거니는 서점 파크


커다란 창밖으로 도산공원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파크 전경. 
기획 땡스북스, 포스트포에틱스
오픈 2016년 10월
공간·가구 디자인 마키시 나미
BI·아이덴티티 디자인 포스트포에틱스
웹사이트 Parrk.kr

파크(Parrk)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도산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퀸마마마켓 3층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적 조경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차경을 통해 인근 도산공원을 건물 안으로 들인 서점의 풍경은 한마디로 탁월했다. 포스트포에틱스와 땡스북스가 해외 서적과 국내 서적을 큐레이션해 함께 만든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 퀸마마마켓의 윤한희, 강진영 대표는 땡스북스 이기섭, 포스트포에틱스 조완 대표 각각에게 이곳에서의 서점 운영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들은 제2의 땡스북스, 제2의 포스트포에틱스를 만들기보다는 하나의 새로운 서점을 여는 데에 뜻을 모았고 그 결과 두 디자이너가 함께 운영하는 파크가 탄생했다.

두 사람 모두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에 매료된 만큼 서점 이름을 파크로 짓는 것은 당연했다. 공간 디자인 역시 퀸마마마켓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도산공원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본래의 콘텐츠를 최대한 반영하고 그 안에서 맥락을 만들어나가는 데에 집중했다. 여기에 전체적인 가구 디자인과 배치를 맡은 것은 일본의 공간 디자이너 마키시 나미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마키시는 파크가 들어설 공간에 이어 포스트포에틱스와 땡스북스를 차례로 둘러본 후 지금과 같은 도면을 완성했다. 특히 그가 디자인한 가구는 한 가지 규격의 똑같은 모듈 형태로, 어떻게 쌓고 구성하느냐에 따라 벽장의 책장부터 진열대, 수납장 등으로 쓰이며 섬세하게 공간을 조율할 수 있었다. 대개의 서점이 좁은 공간에 많은 책을 수납하기 위해 서가의 키를 높이는 것과 달리 어디서든 확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창밖의 풍경과 책을 읽고 고르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이다. 무엇보다 서점에선 책의 효율적인 보관과 진열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한편 파크의 BI는 모노스페이스의 미니멀한 느낌을 강조한 것으로 책장에 꽃힌 책들을 형상화한 패턴과 함께 책갈피, 선물 패키지, 에코백 등에 적용되었다. 땡스북스, 포스트포에틱스가 취급하는 책과 같은 상품을 선보이더라도 책을 둘러싼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파크만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파크에서는 포스트포에틱스가 셀렉트한 600~700종의 해외 서적과 땡스북스에서 선보이는 2000여 종의 국내 서적을 만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에 포스트포에틱스에서 볼 수 없었던 요리, 여행 등을 주제로 한 책도 새롭게 선보인다는 것. 이 외에도 예술과 취미, 여가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책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모두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디스플레이는 같은 주제일 경우 국내외 서적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배치했으며, 카테고리 역시 따로 나누거나 표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루도록 했다. ‘어른들을 위한 서점’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천천히 서점 곳곳을 둘러보며 자신만의 기준으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한 나름의 장치이다. 공원에 할 일을 정해놓고 가지 않듯 파크는 꼭 사야 할 책이 있어야만 들르는 서점이 아니다. 주변 풍경과 더불어 좋은 책을 경험할 수 있는, 천천히 산책하듯 거닐 수 있는 새로운 서점의 탄생이다.



파크의 BI 와 책등을 패턴화한 아이덴티티의 브랜드 제품.



여행서는 <론니 플래닛>과 <모노클 트래블 가이드> 시리즈, <로스트인 Lost In>시리즈, <여행, 디자이너처럼> 시리즈까지 총 4종만 갖추었으며 국내외 서적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함께 배치했다.



마키시 나미가 디자인한 서점 가구. 똑같은 크기와 디자인의 모듈로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책장이 될 수도, 수납함이나 매대가 될 수도 있다.



파크의 BI를 적용한 내부. 전체적으로 미니멀하고 차분한 톤의 공간으로 로고타이프에도 이를 반영했다.


파크가 추천하는 책
[Evergreen](2016, Gestalten)

도시에서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어번 가드닝을 다룬 책이다. 파크가 위치한 퀸마마마켓은 어번 가드닝의 좋은 본보기가 되는 곳이다. 책과 함께 건물 구석구석에 잘 관리한 식물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마루야마 겐지의 [나는 길들지 않는다] (바다출판사)
살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아무도 지배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고 진정한 자립이며 진정한 젊음이다. 마루야마 겐지가 이 책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단순하다. 자신의 인생, 자신만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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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안진현 아트디렉터, 사진: 김정한(예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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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