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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책이 바꾸는 라이프스타일 대만의 밤 문화를 바꾼 청핀 서점&청핀 호텔


청핀 호텔 로비의 대형 책장에는 5000권이 넘는 책이 있다. 반층 높이의 작은 복도는 도서관 같은 효과를 준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책을 볼 수 있다. 


청핀 서점 둔난점 내부. 


청핀 서점 둔난점에는 중앙 복도 양쪽에 책과 관련한 영상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청핀서점
클라이언트 청핀 서점
건축· 공간 디자인 크리스 야오 (www.krisyaoartech.com),
공간 리뉴얼 천뤠이씨엔 (www.raychen-intl.com.tw)

청핀호텔
건축 토요 이토
공간 디자인 궈쉬위엔(郭旭原)·황훼이메이(黃惠美)

모든 도시는 인상을 남긴다. 그 인상은 사람, 건물 혹은 어떤 공간으로부터 비롯된다. 대만 타이페이의 청핀 서점(誠品書店)은 이 도시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대명사다. 얼마 전 청핀서점의 설립자인 우칭요우 회장이 타계하면서 중화권 문화계 일대에 추모 물결이 일 만큼 대만 문화의 상징으로 꼽힌다. 1989년에 오픈했고, 1999년 3월에 24시간 개방으로 영업 전략을 바꾼 청핀 서점 둔난점은 ‘타이베이에서 밤에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적 풍경’, ‘대만의 밤 문화를 바꾼 서점’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지금까지도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면 청핀 서점에서 책과 잡지를 살펴보고, 책을 읽지 않아도 23만 권의 도서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 대만의 한 매거진은 “청핀서점 둔난점은 걷는, 멈춘, 앉아 있는, 관람하는, 사고하는, 쉬는, 먹는 모든 다양한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어깨를 가지고 있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이곳은 방문객이 좋은 환경에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했다. 1989년 건축가 크리스 야오(Kris Yao)는 목조를 주재료로 삼은 공간에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따뜻한 노란색 조명과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15도 기울어진 테이블, 오래 머물러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디자인한 높은 천장, 편안히 앉을 수 있는 계단, 나무 바닥 등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사람들이 청핀 서점을 잊지 못하고 계속 방문하게 만드는 요소다. 여기에 외국의 예술 서적이나 대형 서적, 중국 현지에서 금서로 지정된 다수의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한 남다른 큐레이션도 특징이다.

일반 서적에 비해 크고 무거운 예술 서적을 진열하기 위해 책장을 특수 사이즈로 제작했고, 덕분에 〈보그〉의 사진작가로 유명한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의 카탈로그 같은 대형 서적도 볼 수 있다. 이후 2008년 건축가 천루이센(陳瑞憲)이 둔난점을 리모델링하면서 중앙의 고전 서적 코너는 그대로 보존하고 잡지와 테마 서적 추천 코너, 예술 서적 코너를 변경했다. ‘대만의 공간 시인’이라고도 불리는 천루이센은 20년 동안 30곳 넘는 청핀 서점 지점을 디자인했다. 지점마다 조금씩 디자인이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책장과 책장 사이의 거리, 책장의 높이, 조명의 밝기다. 이는 모두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기준점이기도 하다. 최근 둔난점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책을 읽으러 오는 독자들이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새벽 2시까지 도심 속 작은 주방 트롤리를 운영하고 있다.

청핀 서점 둔난점이 청핀 기업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었다면, 2년 전 오픈한 청핀 호텔(誠品行旅)은 청핀 기업의 새로운 도전이자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는 지표다. 청핀 호텔은 타이베이 송산문화창원구에 위치해 있다. 송산문화창원구는 청일전쟁 결과로 대만을 강점하고 있던 일본 총독부가 1911년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마쓰야마(松山) 담배 전매 공장을 설립, 1937년 준공한 대만의 근대적 산업 지구다. 2011년 타이베이 시 정부가 송산 담배 공장을 도시의 99번째 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하면서 예술 전시, 문화 공연 장소로 재탄생했다.

‘문화 창고’라는 콘셉트로 지은 청핀 호텔의 건축은 일본 건축가 도요 이토(伊東豊雄)가, 내부는 대만 건축가 궈쉬위안(郭旭原)과 인테리어 디자이너 황후이메이(黃惠美)가 협력해 디자인했다. 무엇보다 로비에서부터 숨기지 않고 어디든 책이 있는 호텔이라는 점을 잘 드러냈다. 들어서자마자 전면에 보이는 대형 책장, 그 속을 채운 5000권이 넘는 책, 반층 높이에 있는 작은 복도는 도서관 같은 시각적 효과를 준다. 책도 일반 소설부터 미술, 건축, 음악, 사진, 무용, 연극, 영화, 미학, 문학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로비, 레스토랑, 바, 모든 복도와 계단 그리고 객실 내부에는 대만 예술가의 작품도 진열되어 있어 외국인 여행객에게 대만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청핀 호텔은 공용 장소나 복도뿐 아니라 객실에도 책을 적극 활용했다. 스위트룸마다 각각 다섯 가지 다른 테마(인문, 예술, 자연, 창의, 생활)의 책을 들여놓아 투숙객들이 좋아하는 분야의 국내외 전문 도서를 조용히 읽을 수 있는 전용 독서 살롱을 만들었다. 1층에 위치한 더 챕터(The Chapter) 레스토랑 내부 서가에는 주로 여행, 요리 레시피, 미식, 다양한 나라의 식문화를 소개하는 책과 잡지를 두어 고객들은 식사를 하면서 책도 읽을 수 있다.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 서점에서 호텔까지, 청핀 기업의 행보는 단순한 비즈니스의 확장으로 보이지만 이를 관통하는 마음은 하나다. 서점과 호텔 모두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위로를 주고 여유롭고 평온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www.eslite.com(청핀 서점) www.eslitehotel.com(청핀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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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지아 탕(Gia Tang, 대만 프리랜스 에디터), 이영경(KIAF 아트 서울 매니저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