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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빈티지 연필의 디테일을 수집하는 흑심


누벨바그 125에 마련한 흑심 코너. 연필을 되도록 많이, 보기 좋게 진열하기 위해 직접 디자인한 진열장으로, 목수들이 공구를 진열하는 작업대에서 영감 받았다.

운영 시간 화~토요일(오후 2~7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66, 3층 누벨바그 125
홈페이지 blog.naver.com/08510dd

디자인 스튜디오 땅별메들리가 운영하는 작은 연필 가게 흑심에는 250여 종의 연필이 있다. 박지희, 백유나 두 대표가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부터 수집한 것으로 1960~1970년대에 미국, 독일, 체코 등에서 생산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소품을 선보이는 땅별메들리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수집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흑심’이라는 작은 판매 공간을 오픈했다. 미국 딕슨(Dixon)사에서 1950년대까지 생산한 엘도라도(Eldorado) 연필부터 단단한 심 덕분에 속기용으로 쓰던 빈티지 예루살렘 스테노(Jerusalem Steno)까지 흔하지 않은 컬렉션을 갖춘 곳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단종된 브랜드나 원하는 경도의 연필을 구해달라는 부탁부터 이런 공간을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면서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후 연남동으로 이사한 땅별메들리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우레올라, 쾌슈퍼와 함께 ‘누벨바그 125’를 운영하며 그 안에 흑심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만큼 흑심을 찾는 손님도 훨씬 많아진 편. 하지만 제품 모두가 빈티지 또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한 번 품절되면 재입고가 쉽지 않다. 또한 이곳은 판매보다 수집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전시만 하고 팔지 않는 제품도 많다. 1860년대 체코의 코이누어(Koh-I-Noor)사에서 출시한 연필이 대표적으로 이 외에도 1906년에 나온 빈티지 연필깎이, 특이한 구조와 색감의 빈티지 연필 상자, 연필 전용 캐비닛 등 곳곳에서 가치있는 소장품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판매하는 연필은 250여 종이지만 개인 컬렉션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하니, 과연 수집가다운 면모가 엿보인다.


연필과 함께 수집하는 빈티지 연필 종이 상자.


흑심에서는 타자기용 지우개가 부착된 Lyrato 연필과 빈티지 Linton 연필, 형형색색의 파버 카스텔 지우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흑심을 운영하는 땅별메들리의 백유나, 박지희 대표.

그렇다면 땅별메들리가 생각하는 연필의 매력은 무엇일까? 두 사람은 디테일이라고 답한다. 같은 브랜드의 연필이라도 생산 시기나 제조국에 따라 필기감, 그립감 등에 미세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디테일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흑심에서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추천하는 연필은 1940~1950년대에 요한 파버(Johann Faber)사에서 나온 액큐레이트 805F(Accurate 805F). 단단한 F 경도로 사각사각 기분 좋은 필감이 느껴진다는 평이다. 또한 코이누어사의 흑연 스틱은 쓱쓱 그림 그리기에 좋으며 2B, 4B, 6B 등 여러 가지 농도로 나와 있어 디자이너에게 추천할 만하다. 본업은 디자이너지만 원하는 연필을 구하기 위해 수시로 수집에 몰두하는 이들은 얼마 전 런던 곳곳에서 빈티지 연필을 사 모으기도 했다. 땅별메들리를 포함한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출신 디자이너 10팀과 함께 런던 디자인 페어에 참여하고, 전시 이후 본격적인 수집 활동에 나선 것이다. 곧 흑심 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상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하니, 평범한 연필 하나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즐거움이 바로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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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민정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