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과연 도시의 미래가 이곳에 다시∙세운 프로젝트




지난 9월 18일 세운상가가 다시 태어났다. 낙후되고 침체돼 있던 세운상가를 ‘창의 제조 산업의 혁신지’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서울시의 ‘다시·세운 프로젝트’가 일부 마무리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운상가부터 청계·대림상가를 잇는 ‘다시세운보행교’의 탄생이다. 2015년 6월 국제 현상 설계 공모에서 이_스케이프 건축사무소의 ‘현대적 토속’이 최종 선정됨에 따라 상가 양쪽으로 500m 길이, 3층 높이의 보행 데크를 건설, 종로부터 세운상가, 청계·대림 상가 구간을 잇는 보행 길이 열렸다. 또한 세운상가 앞쪽에 자리하던 초록띠공원(구 현대상가 터)에는 야외 공연과 문화 행사를 열 수 있는 다시세운광장이, 세운상가 8층 옥상에는 남산과 종묘 등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쉼터가 새롭게 자리 잡았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끊어졌던 보행 길을 새롭게 잇는 동시에 유동 인구를 늘리고, 과거 전자 산업의 메카였던 세운상가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해법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상가 건물 양옆으로 정비한 보행 데크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를 조성해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선정한 창의제조, 문화·예술 분야 창작자 17개 팀을 입주시켰다. 또한 세운상가의 기술 장인들과 입주 기업이 협업할 수 있도록 세운상가 일대 업체 정보를 총망라한 세운상가산업지도(www.sewoonmap.net)를 개설하고 정기적인 네트워크, 기술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산업 재생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새로 생긴 보행 데크 옆으로는 비어 있던 점포들 역시 하나둘 채워졌다. 특히 대림상가에는 서울시 중구청이 지원하는 청년 상인들의 점포 5곳이 새롭게 오픈했는데 ‘런던 케이크 숍’, ‘호랑이’ 등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와 ‘그린다방’ 같은 식당이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세운상가에 위치하는 예술 기획 컬렉티브 ‘개방회로’(가열 327호)는 지난 9월부터 상가 내에 호텔매머드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스위스 바젤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강주현은 포스터 숍 ‘오큐파이 더 시티(Occupy the City)’(마열 321호)를 새롭게 오픈하는 등 젊은 창작자들의 자체적인 움직임도 활발하다. 주로 전기·전자 제품을 유통하는 세운상가 일대의 특성에 맞게 오디오와 비디오 매체를 중심으로 창작자를 소개하는 ‘비둘기 오디오 & 비디오 페스티벌’ 역시 젊은 창작자들이 기획한 행사로 올해는 11월 4일부터 11일까지 세운상가 옥상을 비롯해 지하 보일러실에 조성한 세운베이스먼트 등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산업부터 문화·예술 영역에 이르기까지 세운상가 단지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세운상가의 경우 서울시가 주도해 당분간 임대료 인상 폭을 연 9% 이내로 제안하겠다는 상생 협약을 맺었지만 주변 상권에 끼치는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벌써 을지로 일대에는 유명 외식 전문 사업가가 몇몇 건물과 계약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곳 역시 경리단길이나 익선동처럼 콘셉트만 뽐내는 상권이 형성될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가 재생 사업을 시작하며 주요 내용으로 삼은 보행 재생과 더불어 산업 재생과 공동체 재생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즉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한 관광객 증가나 인구 유입이 아니라 현재 세운상가 일대의 기반이 되는 제조업을 필두로 산업별, 지역별 관계망 안에서 그 가치 체계를 재탐색하는 것으로, 정량적이 아닌 정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내년 중으로 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 ~남산순환로(1.7km) 역시 착공할 계획이다. 과연 도시의 미래와 일자리가 세운상가, 을지로 뒷골목에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 관련 기사
을지로 디자인 어디로
다시∙세운 프로젝트
투피스 Twoffice
공간 형 Hyeong
소쇼룸 Soshoroom
노말에이 Normal A
녁 Nyug
을지로 어디 자주 가세요?


Share +
바이라인 : 김민정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