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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가훈 대신 가치를 공유하는 집 디웰 하우스


디웰 하우스 1호점의 시그너처와도 같은 어두운 전벽돌이 두드러진 건물 외관. 체인지 메이커를 위한 공동 주거 공간 디웰 하우스는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한 1호점과 2호점이 성수동1가 골목길을 두고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각각 최대 14명, 9명이 입주할 수 있다. 




1호점 루프톱과 거실. 입주자들끼리 모일 수 있는 옥상이나 각 층의 공용 라운지에는 빈백과 벤치 등 앉을 자리와 칠판, 프로젝터 등 활동을 보조하는 장치를 간결히 비치했다. 


개인 방에는 침대와 옷장, 책상, 의자가 1개씩 제공된다. 

설립 2014년 10월
규모 1호점(12채), 2호점(9채), 라스베이거스점(10채)
평균 연령 29.5세
평균 거주 기간 약 1년 3개월
평균 월세 35만 원
웹사이트 www.d-wellhouse.com

서울숲 인근 성수동 어느 골목길에는 ‘대표님’이 흔한 셰어하우스가 있다. 소셜 벤처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른바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들의 모여 사는 집, 디웰 하우스(D-Well House)다. 지난 6월 사회적 기업가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를 시작한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가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총 21명의 입주민이 살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제품에 담아내는 마리몬드, 점자 디자인 가죽 제품을 만드는 닷트윈 등 재능과 관심사가 더 나은 사회를 향해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입주민이 대부분이다.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 창업자이자 승차 공유 서비스 풀러스(Poolus)를 설립한 김지만 대표, 아프리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하는 아프리카인사이트 허성용 대표 등은 ‘졸업생’ 자격으로 웹사이트에 남아 디웰 하우스 출신의 계보를 다진다. 허재형 CEO는 2012년 정경선 CIO와 루트임팩트를 공동 설립했고, 그 이전부터 기업 컨설턴트이자 대학생 소셜 벤처 멘토로 활동하며 청년 기업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디웰 하우스 입주를 제안하기 위해 리스트업한 잠재적 입주자만 450여 명에 달했다. 디웰 하우스는 1인 1실, 1년 계약을 원칙으로 최대 3년까지 살 수 있다. “굳이 기한을 정해두지 않더라도 3년이 되기 전에 떠나는 분이 반 이상입니다.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이 전제되는 특성상 3년 정도면 충분히 여러 사람을 만나 다양한 교류를 하게 되고, 스스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지요.” 허재형 CEO가 말한다.

입주 과정은 험난하다. 지원자는 자기소개와 함께 체인지 메이커로서의 활동과 계획 등을 담은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매니저들과의 심층 면접과 기존 입주자들과의 네트워킹 저녁 식사 면접까지 거친다. 혹독한 절차에도 최근 1년간 지원 경쟁률은 무려 9.7대 1 수준. 언뜻 치열한 창업 캠프와도 같은 이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사람이 바뀌려면 세 가지가 달라져야 한다고 해요. 시간을 달리 사용하고, 생활하는 장소와 만나는 사람이 달라져야 한다고요. 이곳에서는 바로 그 세 가지가 달라집니다.” 루트임팩트는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구도심에 1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건물을 임대해 디웰 하우스로 오픈했다. 이주민 전문 변호사, 문화적 난민을 주제로 삼는 필름 메이커 등 체인지 메이커를 자처하는 5명이 입주를 마친 상태다. 디웰 하우스는 해외 지점 진출과 헤이그라운드 신축 경험을 발판 삼아 약 150명 규모의 체인지 메이커들이 느슨한 관계로 탄탄한 커뮤니티를 다지는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2호점의 층별 라운지 전경. 디웰 하우스는 최소한의 인테리어로 입주자 개개인의 개성이 담길 공간을 남긴다. 공용 공간에는 테이블, 의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부분의 가구와 비품을 갖추고 있다.


사회 혁신가라는 구성원 콘셉트에 맞게, 입주한 사회적 기업에 관한 서적부터 모기업 루트임팩트의 애뉴얼 리포트까지 공간 곳곳에 사업에 관련된 관련 서적과 어디서나 회의할 수 있는 칠판을 비치했다.






쇠퇴한 구도심을 지역 주민과 창업가, 예술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든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다운타운 프로젝트는 성수동 일대의 부활에도 큰 영향을 줬다. 루트임팩트는 라스베이거스 구도심에 ‘the 211’이라는 건물을 임대해 디웰 하우스로 꾸몄다. 총 10채의 공간에 현재 5명의 입주민이 공동 주거 형태로 살고 있으며 이 공간은 앞으로 디웰 하우스가 해외로 뻗어나갈 테스트 베드가 될 예정이다.

Interview
허재형 루트임팩트 CEO

“디웰 하우스는 경제성보다 관계와 경험을 더 중요한 키워드로 삼는다.”



어떤 관점에서 디웰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나?
코펜하겐의 네스트(Nest), 펜실베이니아의 코스페이스(co.space)처럼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가들이 모인 코리빙 커뮤니티가 국내에는 없었다. 주거 공간 마련보다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자 도구로 코리빙 스페이스를 선택했다. 2013년쯤 불거진 초기의 셰어하우스는 대부분 공유 경제 관점이었다. 이를테면 혼자 살 때 누리기 어려운 넓고 근사한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 말이다. 디웰 하우스는 경제성보다 관계와 경험을 더 중요한 키워드로 삼는다.

미국의 위리브나 영국의 더 컬렉티브처럼 대규모 기업과도 같은 코리빙 스페이스가 왜 한국에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을까?
위워크 초기 멤버를 비롯해 요즘 일본이나 영국에서 생겨나는 대규모 코리빙 공간은 보통 부동산 개발업자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내에도 최근 들어 코오롱의 커먼타운을 비롯해 KT, SK 등 대기업이 신사업의 하나로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들이 구축하는 공간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코리빙 스페이스에 부합할지는 의문이다. 고품질 서비스와 문화적 코드를 가미한 레지던스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지.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시선이 있을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디웰 하우스를 운영하면서 배운 새로운 사실은 무엇인가?
커뮤니티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오픈 직후 우리는 스스로가 커뮤니티 개발자라는 과도한 생각과 열정으로 다양한 모임과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입주민들이 좋아하길 바랐다. 즉 제3자로서 입주민의 생활에 관여하려 했던 것이다. 얼마 안 가 모임은 와해됐고, 역시 커뮤니티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제 그 공간을 점유하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야 지속 가능하단 걸 알았다. 이후 디웰 하우스 매니저들은 입주민이 요구할 때만 최소한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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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은아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